0903 오늘의 맹자 - 그냥 무조건 공부할까 ^^;;;

향기
2017-09-03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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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03 내 맘대로 읽는 맹샘.jpg 맹샘^^

 孟子曰 孔子登東山而小魯 登太山而小天下 故觀於海者 難爲水 遊於聖人之門者 難爲言

觀水有術 必觀其瀾 日月 有明 容光 必照焉

流水之爲物也 不盈科 不行 君子之志於道也 不成章 不達 (盡心長句 上 2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공자께서 노나라 동산에 올라가시어 노나라를 작게 여기셨고, 태산에 올라가시어 천하를 작게 여기셨다. 그러므로 바다를 본 자에게는 물이 되기 어렵고(왠만한 물은 물로 보이지도 않고), 성인의 문하에서 유학한 자에게는 말이 되기가 어려운 것(왠만한 강의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이다.

 물을 구경하는 데에 방법이 있으니, 반드시 그 물결을 보아야 한다. 해와 달이 밝음이 있으니, 작은 빛이 들어가는 틈이 있으면 반드시 비추는 것이다.

 흐르는 물의 속성은 웅덩이가 차지 않으면 흘러가지 않으니, 군자가 도를 뜻함에 덕을 이루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다.

 맹자는 사람은 의 근본이 되는 것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했다. 이를 잃지 않기 위해 혹은 확충해 나가기 위해서 학문을 해야 한다고 했다. 공부를 하고 자신을 수양하는 것이 성인을 위해 나아가기 위한 유일한 길이자 누구나 가능한 길이다. 진심장구 상편의 24번째 장에서 맹자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공부에 관한 이야기이다. 공부로 풀어 놓은 주자의 해석이 있을 뿐 공부에 대해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는다. 주자의 해석을 굳이 보지 않더라도 글을 읽으면 공부와 연관지어 진다. 태산과 같이 높고 바다와 같이 넓은 것이 성인의 경지이다. 성인은 해와 달과 같은 아우라를 풍긴다. 성인이 아닌 사람들이 바다에 도달하려면 끊임없이 웅덩이의 물을 채우고 웅덩이를 크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할뿐더러 자신의 수준은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가 사랑해야 할 글자는 盈科(영과)이다. 구덩이를 채우다. 구덩이에 물을 채워가듯 공부를 해야 구덩이에 물이 차면 넘치듯 공부도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맹자는 제자에게 산길도 사람들이 열심히 다니면 길을 이루지만 사람들이 다니지 않으면 금새 띠풀이 자라서 길을 막는다는 말씀도 하였다.(진심장구 하 21) 공부를 잠시라도 게으르게 하면 열린 공부의 길이 막히고 띠풀까지 자라서 공부에 대한 마음도 가려질 수 있다. 그러니 꾸준히 쉬지 않고 하라고 한다. 공부하기가 젤로 쉬웠어요?^^;; 굳이 맹자의 말을 끌어오지 않아도 막연하게 공부를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어려운 한자와 씨름하고 숙제 시간에 맞추느라 동동거리고 가끔 애들에게 짜증도 내는 나를 보면 공부하는 것에 대해 마음이 살랑거릴 때가 있다. 아직도 공부에 대해서 학교 때의 표상을 버리지 못하고 때론 욕심을 부리거나 나를 저울질 하는 모습에 실망하기도 한다. 공부를 한다고 하지만 바뀌지 않는 나의 생각방식의 저급함에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고전 공부에 입문해서 가랑이 찢어져서 헉헉대고 찢어진 상처조차 봉합하지 못하는 처지에 놓이니 더욱 좌절감을 느끼기도 한다. 반면 이런 것들을 이겨내고 길을 만들어 가는 것도 공부임을 또한 머리로는 알고 있다. 머리가 인식하는 것과는 달리 몸이 반응을 하지 않을 때도 있다. 쓰다보니 좀 열심히나 하고 이런 생각을 하자고 욕을 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가 아닐까. 맹자에게서 가져온다면 측은함을 느낄 수 있고,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고, 사양하는 마음을 가지고, 시비를 가리는 마음을 가지기 위해서라고 말이다.

댓글 2
  • 2017-09-04 21:02

    그러니까 물처럼 되려면 1. 큰물에서 놀아라 2. 촘촘히봐라 3. 제대로 채워라...이네요. 2번과 3번을 거쳐야 1번이 되나요? 한꺼번에 할수는 없을까요?

  • 2017-09-08 11:34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죠, 뭐...^^

    공부라는 놈이 원래 그런 놈인 것 같아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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