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장을 끝내고 진심장을 먼저 들어갔다.

첫 문장을 읽으니 『중용』 느낌! 주희의 주석까지 읽으니 『근사록』 느낌!

<盡心>

마음을 다하면(盡心) 성을 알고(知性) 하늘을 아는데(知天), 진심의 시작은 격물치지(格物致知)이다.

성을 안다는 것은 인의예지의 본성을 안다는 것이며, 격물치지하여 본성을 알면 하늘의 이치대로, 순리대로 살 수 있게 된다.

이것은 『대학』에서 말하는, 격물치지하여 지선에 이른다는 것과 같은 뜻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치를 실천하는 방법은 ‘존심양성(存心養性)’이다.

욕심을 줄임으로써 타고난 본연의 마음을 잘 보존하고 인의예지를 잘 배양해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한 첫걸음은 격물치지=공부이다.  결국 공부부터 제대로 잘 하라는 말이 되겠다.

<正命>

정명은 하늘이 정해준 것으로, 우리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인생의 굴곡을 다 겪고 죽는다.

그렇기 때문에 맹자는 수신하여 명을 기다리라고 하였으며(修身以俟之),

그것이 명을 편안히 따르는 입명(立命)이라고 하였다.

알묘조장처럼 쓸데없는 짓을 하여 하늘의 뜻을 해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운명을 바꾸기 위해 순리에 어긋나는 짓은 하지 말라는 뜻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신이 필요하다는 말이겠다.

사실 나는 정명에 대해서 약간 느낌적으로 다가오는게 있다.

남들보다 좀 이른 나이에 엄마를 잃었고, 그 과정에서 정해진 명은 어쩔 수 없다고 순응하는 방법을 빨리 얻었다고나 할까.

그러면서 그 이후 좀 무기력하고 허무하게 살아온 것 같다.

그 때 맹자를 공부했으면 좀 달랐을까? 맹자는 명에 앞서 수신을 강조하고 있으니 말이다.

수신을 하면서 명을 기다리는 것과 그냥 될대로 되라 하면서 명을 기다리는 것은 다르니 말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