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5일간의 외침] 70일째 - 담쟁이와 지원&운동 드디어 만나다

지원
2014-10-30 21:25
838

  지지난주 목요일엔 담쟁이님 혼자, 지난주 목요일엔 저와 운동이(사람은 저 혼자). 출발하기 전 누군가 말했습니다. "드디어 서로를 그리던 견우(견우의 애완동물 포함)와 직녀가 만났구나!" 그렇습니다. 지난 3주간의 목요일은 한편의 드라마가 되었습니다.

 

  담쟁이님도 두번째, 저와 운동이도 세번째. 별 말 없이 갈 준비하고, 별 말 없이 미금역에서 피켓을 설치하고 별 말 없이 담쟁이님은 피켓을 들고, 저는 전단지를 나누어주기 시작했습니다. 혼자 전단지만 돌릴 때는 알지 못했는데, 확실히 피켓을 들고있는 사람이 있으니 전단지를 받아가는 사람의 수도 많습니다. 전단지만 줄 때는 사람들이 갑작스러움에 일단 당황을 하는데, 눈에 띄는 옷과 피켓의 깔맞춤에 먼저 한번 보게 되고, 그 다음에 전단지를 주니 사람들이 받을 준비(혹은 안받을 준비)가 되어있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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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단지를 나누어주다 한 아저씨께 전단지를 드리는데, 걸어오시는 내내 불편한 표정이셨습니다. 세번째쯤 되니까 감이 딱 오더군요. 아, 한소리 듣겠구나. 아니나 다를까, "제대로 알고 하는거야?" 물으십니다.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고, 웃는 얼굴로 자신있게 "예!" 했더니, "내가 고리 1호기에서 30년을 일한사람이야" 하십니다. "오..그러시군요" 충격적이었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원자력 공학과를 전공해서 원자력 발전소의 연구원으로 근무하셨답니다. 원자력의 안전성과 그 효율성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후쿠시마와 한국 원전은 생김새가 다르기 때문에 훨씬 안전하다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제가 강의에서 듣기로는 다르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위험한 것은 똑같다고! 심지어 당신의 조카중에 학교 교사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조카도 학생들과 학교 선생들을 데리고 원자력발전을 반대했다고 합니다(보이지 않는 동지?!). 그래서 소식을 듣고 이틀동안 직접 원자력에 대한 강의를 해 더이상 그 조카와 조카의 동료 교사들, 학생들이 그 이후로는 더이상 시위를 하지 않았다는 전설도 일러주셨습니다. 끝까지 따라가면서 "그래도 이거 가지고 가서 한번만 읽어봐주세요! 혹시나 거짓이 있다면 그 뒤에 있는 홈페이지에 들어오셔서 글좀 남겨주세요!" 했습니다. 과연 글은 올라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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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떤 여성분이 걸어 오시기에 전단지를 드렸는데 무시하고 지나가셨습니다. 지나가시다가 길에 놓여있는 피켓을 보시더니 돌아와서 하나 달라고 하시더군요. 기쁜마음에 달려가 드렸습니다. 전단지를 열심히 돌리다가 담쟁이님 쪽을 보니, 아까 그 여성분과 담쟁이님이 이야기를 나누고 계신겁니다. 왠지 분위기가 좋아보여서 저도 달려가 옆에 섰습니다. 이게 무슨일! 알고보니 태양광 발전과 관련한 일을 하고 계신분이더군요! 좋은 일을 나라에서 보조도 안받고 하고계시다며 응원도 해주시고, 태양광 발전 사업을 추진 하려고 하는데 정부에서 승인도장을 찍어주지 않아 얼마나 힘든지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몰랐던 사실, 풍력발전을 하는과정에서 발전소 옆에 키우던 양들이 돌연변이를 낳는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더군요. 임산부들에게도 위험하고, 발전을 하며 나는 소음도 엄청나다고 합니다. 태양광을 강력 추천하시더군요! 얼마전 이문협의 새로운 공간 '다시'에 워크숍하러 갔을 때 수원시의원 분께서 가정에 태양광발전시설 갖추는 것을 올해부터 5:5지원 해준다고 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문탁에서도 태양광발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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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늘도 운동이는 늠름합니다. 이제 정말 운동이 다되었습니다. 사람도 이름따라 살고(릴레이 시위에 3번이나 '지원'한 지원이), 개도 이름따라 사나봅니다(오빠따라 '운동'하는 운동이). 오늘도 운동이는 돌아오는 길에 담쟁이님 품에서 잠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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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2014-10-31 09:07

    훈남훈녀시네요.^^

    분위기 좋아요. 드디어 은하수다리를 건너 둘이(아니 운동이까지 셋) 만나셔서 즐겁게 하셧나요?

    나도 운동이랑 운동하고 싶어요.ㅎㅎ

    그 원자력 관련일 하셨다는 분은 몇번 등장하셨던 그분 아닌가요?

    흠, 한번 모셔서 정말 안전한지 이야기해보는 것도 재밌을 듯~

    풍력발전에도 그런 애로점이 있네요. 

    우리도 원자력이나 풍력, 태양광발전 등에 대해 더 많은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가 탈핵시위에서 나오네요.

  • 2014-10-31 09:38

    두 사람, 드디어 만났군요!

    이제 딱 일주일 남은 76.5일!

    남은 날들엔 또 어떤 마주침이 생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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