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5일간의 외침] 63일째 - 1人1犬 시위

지원
2014-10-23 21:50
899

 스마일리님의 갑작스런 일정변경으로, 운동이와 함께했습니다. 아쉽게도 운동이는 아직 사진을 못 찍기 때문에, 오늘의 주인공은 운동이! 우리의 릴레이, 우리의 연대, 우리의 공통체에는 사람만이 아니라 동물도 함께합니다!

 

 

 요 몇일 갑작스런 주문들 때문에 시간이 없어 어쩌나 고민했는데, 점심시간과 출장시간 사이에 한시간 정도가 생겨서 깨알같이 그 시간을 이용해 미금역으로 갔습니다. 시간이 없어 프린트도 평소의 반만 뿌리고 오겠다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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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이도 이제 익숙한지, '63일째'라고 쓰여진 포스터 앞에 자리잡고 한 시간 내내 앉아있습니다. 지난 번에는 사람들이 와서 만지려고 하면 "으르렁" 했는데, 오늘은 사람들이 만져도 가만히 있습니다. 

 

 1414065509231_IMG_20141023_145235.jpg

 

 그런데 오늘은 좀 이상하더군요. 날씨도 쌀쌀하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적고, 걸음도 빠르고, 크게 외쳐도 쳐다보지 않고, 프린트도 대부분이 거부합니다. 한 시간동안  20장정도를 뿌렸습니다.

 

 그나마 뿌린 20장도 운동이 덕이지요. 운동이를 보고 걸음을 멈춘이들, 그 분들만 웃는 얼굴로 프린트를 받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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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힘이 빠집니다. '지난 번에는 이렇지 않았는데..'하며 앉아있는 운동이한테 가서 힘내자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전동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신 아주머님이 "힘내세요!"하고 지나갑니다. 여기서 원전 반대하는 사람들을 몇번 봤다고 합니다. 큰소리로 "감사합니다!"하고, 다시 힘을 냅니다. 다시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받든, 안받든 우리는 이 공간을 변화시키고 있는 거다! 이 공간을 낯설게 만들고 있는 거다!(이 말의 의미가 궁금하다면 마을교사 블로그로 가보시길)'

 

 20장밖에 못뿌렸지만, 미팅시간이 다 되어 급히 정리를 했습니다. 마음은 가볍습니다. 오늘은 오늘의 공간을 변화시킨 겁니다. 그리고 무사히 연대의 끈을 연결시켰습니다.

 

 1414065509814_IMG_20141023_143443.jpg

 

 미팅 가는 길에 운동이는 운전하는 저의 무릎 위에서 곤히 잠들었습니다. 차가 덜컹거려도 깨지 않습니다. 저는 운동이가 푸욱 자면 생각합니다. '운동이의 꿈에는 우리가 보낸 시간이 펼쳐질까?' 운동이에게 고맙습니다. 날이 갈수록 운동이에게 의지하는 것이 많아집니다. 빚지는 것이 많아집니다. 운동이는 저에게 참 큰 선물이고, 정말 고마운 관계입니다.

 

1犬 시위 끝! 개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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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 2014-10-23 22:13

    흑흑흑

    운동아 고맙다.

    나보다 낫구나...

     

    사실, 김지원이 1인시위 혼자 못 간다고 하면 파지스쿨 일정을 포기하고 미금역 갈 생각이었는데,

    역시 든든한 빽이 있어서 나를 놓아주었구나.

    다시 고맙다. 운동아.

  • 2014-10-23 22:15

    운동이는 지원이이의 확실한 짝이네요

    농활하러 밀양도 가고

    일인시위하거 미금도 가고

    작업하러 월든도 가고

    세미나하러 파지사유도 가고...^^

  • 2014-10-23 23:28

    ㅣ인 1견...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더니

    문탁의 견공께서는 시위도 하는군요.

    요즘 운동이야말로 문탁과 밀양과 미금역을

    종횡무진 하네요.

  • 2014-10-24 11:23

    운동이는 석운동이 아니라

    운동하는 강아지인가 봅니다.^^

    지원이가 어제 마을교사 블로그에 자신이 올린 글을 꼭 읽어보라 권하더군요.

    미금역에 대한 지원이의 추억과

    미금역에서 릴레이시위를 이어가는 것 사이에서 쓰여진 글이었습니다.

    읽고 선물로 댓글 좀 부탁드려요~ (지원이 대신 홍보를 하고 말았네요.^^)

    http://blog.naver.com/inmoonschool/220159187487

  • 2014-10-24 13:29

    미금역 가기 전

    잠시 줄에서 풀려난 운동이가 골목을 휘젖고 다녀서

    차와 부딪힐뻔한 아슬아슬한 순간도 있었어요.

    미금역에 가선 이렇게 얌전하게 있었단 말이죠.

    기특한 녀석.^^ 

  • 2014-10-24 16:22

    백문이 불여일犬

  • 2014-10-24 16:53

    지원군!

    저번주엔  나에게 1인시위의  새로운 감동을 맛볼 기회를   선물하더니

    이번주는  운동이와  함께 했군요

    담주 목요일  지원이 운동이와  함께  할  미금역  시위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 2014-10-24 17:27

    어느새 월든의 간판에서, 문탁의 마스코트로 거듭나더니,

    이제 미금역까지 접수한 운동이!! 기특~~

    자동차 많은 동네를 천방지축 뛰어다니는 거 보면서 아찔아찔했었는데.......

    ㅋㅋㅋ 그래서 볼때마다, 차 피해다녀라고 잔소리를 했는데, 알아 들었을라나?

     

  • 2014-10-25 21:30

    다음 번엔 운동이에게 사진도 좀 찍어달라고 해

    지원이 사진이 없으니 서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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