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당론> 올립니다.

토용
2018-05-30 23:22
295

붕당론(朋黨論)은 구양수(歐陽脩)가 송() 인종(仁宗) 1044년에 지은 글입니다.

성백효 선생님 해석본으로 올립니다.

<朋黨論>

 

臣聞朋黨之說自古有之하니 惟幸人君辨其君子小人而已大凡君子與君子以同道爲朋하고 小人與小人으로 以同利爲朋하니 此自然之理也然臣謂小人無朋이요 惟君子則有之라하노니 其故何哉

 

신은 듣건대 붕당의 설은 예로부터 있었으니, 오직 임금께서는 군자와 소인을 분별하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대체로 군자는 군자와 더불어 도를 함께하여 붕당을 이루고, 소인은 소인과 더불어 이익을 함께하여 붕당을 이루니, 이는 자연의 이치입니다. 그러나 신은 소인에게는 붕당이 없고 군자에게만 붕당이 있다고 여기니, 그 까닭은 무엇이겠습니까?


小人所好者利祿也所貪者財貨也當其同利之時하여 暫相黨引以爲朋者僞也及其見利而爭先하고 或利盡而交疎하여는 甚者反相賦害하여 雖其兄弟親戚이라도 不能相保臣謂小人無朋이니 其暫爲朋者僞也라하노라

 

소인이 좋아하는 것은 이익과 봉록이고, 탐내는 것은 재화입니다. 저들이 이익을 함께할 때에 잠시 서로 붕당을 결성하고 끌어들여 벗으로 삼는 것은 거짓입니다. 이익을 보기에 이르러서는 서로 먼저 차지하려고 다투고, 혹 이익이 다 없어져서 교분이 소원하게 되어서는 도리어 서로 해쳐서, 비록 형제 친척이라도 서로 보호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신은 소인에게는 붕당이 없으니, 저들이 잠시 붕당을 이루는 것은 거짓이라고 생각합니다.


君子則不然하여 所守者道義所行者忠信이요 所惜者名節이라 以之修身이면 則同道而相益하고 以之事國이면 則同心而共濟하여 終始如一하니 此君子之朋也爲人君者但當退小人之僞朋하고 用君子之眞朋이면 則天下治矣리라

 

군자는 그렇지 않아서 지키는 것은 도의(道義), 행하는 것은 충신(忠信)이요, 아끼는 것은 명예(名譽)와 절조(節操)입니다. 이로써 몸을 닦으면 도를 함께하여 서로 유익하고, 이로써 국가에 일하면 마음을 함께하여 서로 도와서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으니, 이것이 군자의 붕당입니다. 그러므로 인군이 된 자는 소인의 거짓 붕당을 물리치고 군자의 참된 붕당을 써야 하니, 그렇게 된다면 천하는 다스려질 것입니다.


堯之時小人共工驩兜等四人爲一朋하고 君子八元八凱十六人爲一朋이어늘 舜佐堯하여 退四凶小人之朋하고 而進元凱君子之朋하니 堯之天下大治하고 及舜自爲天子하여는 而皐夔稷契等二十二人竝列于朝하야 更相稱美하고 更相推讓하여 凡二十二人爲一朋이어늘 而舜皆用之하여 天下亦大治

 

요임금 때에 소인인 공공(共工), 환도(驩兜) 4인이 하나의 붕당을 이루고, 군자인 팔원(八元), 팔개(八凱) 16인이 하나의 붕당을 이루었는데, 순이 요임금을 도와 사흉인 소인의 붕당을 물리치고 팔원, 팔개인 군자의 붕당을 등용하여 요의 천하가 크게 다스려졌습니다. 순이 스스로 천자가 되기에 이르러서는 고요(皐陶), (), 후직(后稷), () 22인이 함께 조정에 늘어서서 번갈아 서로 칭찬하고 번갈아 서로 자리를 미루고 사양하여 22인이 한 붕당이 되었는데, 순은 이들을 모두 등용하여 천하가 또한 크게 다스려졌습니다.


曰 紂有臣億萬호되 惟億萬心이어니와 周有臣三千하니 惟一心이라하니 紂之時億萬人各異心이니 可謂不爲朋矣然紂以亡國하고 周武王之臣三千人爲一大朋이로되 而周用以興하고 後漢獻帝時에는 盡取天下名士하여 囚禁之하여 目爲黨人이러니 及黃巾賊起하여 漢室大亂일새 後方悔悟하여 盡解黨人而釋之然已無救矣唐之晩年에는 漸起朋黨之論이러니

及昭宗時하여 盡殺朝之名士하여 或投之黃河하여 曰此輩淸流可投濁流라하더니 而唐遂亡矣

 

서경(書經)≫ 〈우서(虞書) 태서(泰誓)에 이르기를 () 주왕(紂王)은 신하 억만 명이 있으나 억만의 마음이었거니와, 주나라는 신하 3천 명이 있는데 오직 한마음이었다.”라고 하였습니다. 주왕 때에는 억만 사람이 각기 마음이 달랐으니, 붕당을 이루지 않았다고 이를 만합니다. 그러나 주왕은 이 때문에 나라를 망쳤고, () 무왕(武王)의 신하는 3천 명이 하나의 큰 붕당을 이루었으나 주나라는 이들을 등용하여 흥하였습니다.

후한(後漢) 헌제(獻帝) 때에는 천하의 명사들을 모두 잡아들여 감금하여 당인(黨人)이라고 지목하였는데, 황건적이 일어나 한나라 황실이 크게 혼란해지자, 그러한 뒤에야 비로소 뉘우치고 깨달아 당인들을 모두 풀어 석방하였으나 이미 구원할 수가 없었습니다.

당나라 말년에 점점 붕당론이 일어났는데, 소종(昭宗) 때에 이르러 조정의 명사들을 모두 죽여서 황하에 다 던지며 말하기를 이들은 청류(淸流)이니 탁류(濁流)에 던질 만하다.”라고 하더니, 당나라가 마침내 망하였습니다.

 

夫前世之主能使人人異心하여 不爲朋莫如紂能禁絶善人爲朋莫如漢獻帝能誅戮淸流之朋莫如唐昭宗之世然皆亂亡其國이라 更相稱美推讓而不自疑莫如舜之二十二人이요 舜亦不疑而皆用之然而後世不誚舜爲二十二人朋黨所欺하고 而稱舜爲聰明之聖者以其能辨君子與小人也周武之世擧其國之臣三千人共爲一朋하니 自古爲朋之多且大莫如周然周用此以興者善人雖多而不厭也夫興亡治亂之迹爲人君者可以鑑矣

 

전대의 군주 중에 사람마다 마음을 달리하여 붕당을 이루지 못하게 한 것은 주왕만 한 이가 없고, 선인(善人)들이 붕당을 이룸을 금지한 것은 후한의 헌제만 한 이가 없고, 청류의 붕당을 주륙(誅戮)한 것은 당 소종의 시대만 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모두 그 나라를 혼란시켜 망하게 하였습니다.

번갈아 서로 칭찬하고 번갈아 서로 자리를 미루고 사양하여 서로 의심하지 않은 것은 순의 22명의 신하만 한 이가 없었고, 순 또한 이들을 의심하지 않고 모두 등용하였습니다. 그러나 후세에서는 순이 22명의 붕당에게 속았다고 비꼬지 않고, 순을 총명한 성군이라고 칭찬한 것은 군자와 소인을 분별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 무왕의 세대에 온 나라의 신하 3천 명이 함께 하나의 붕당을 이루었으니, 예로부터 붕당을 이룸이 많고 또 큰 것은 주나라만 한 나라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주나라가 이들을 등용하여 흥한 것은 선인은 비록 많더라도 나쁘지 않기 때문이니, 흥망(興亡)과 치란(治亂)의 자취를 인군이 된 자는 거울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댓글 2
  • 2018-05-31 08:36

    ㅋㅋㅋ

    <고문진보>의 저주!!

  • 2018-06-01 09:26

    오. 재밌다. ^^

    근데 신하 3천명이 하나의 붕당을 이루었다니 믿기 힘듭니다.

    300명 국회의원들도 맨날 싸우는 마당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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