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1분기 6회차 후기

산새
2018-04-02 21:11
260

            주역1분기-6회차 후기

 

 

 

                   나이 오십에 시시한 인간이 되지 않으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

 

  큰 의미 없이 뱉으셨을 지도 모를 우샘의 한 마디가 지금까지 내 마음 속에 남아있는 건 왜일까?

공부 좀 한다는 또는 해보겠다던 옛 사람들은 노력하면 누구나 될 수 있다는 유학자들의 가르침에 성인이 되겠다는 목표로

용맹정진 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함께 이문서당에서 공부하는 서당 동학들 중에서도^^

그러나 나는 그런 류의 공부목표를 가져보질 못했다. 여전히 나는 그냥한다. 게다가 최근 몇 년은 건강을 이유로 대충한다.

그렇다고 그만두지도 못하고 있다. 다른 것들 보다 관심이 가고 좋아하는 것이라서? 이거라도 해야 조금 나은 인간이 될까 싶어서?

잘 모르겠다.

  그래서 나의 공부는 몇 년 째 제 자리 걸음이다. 누군가의 생각을 쫓아가다가 만다.

내 생각을 생산해 내지 못하고 매번 그 정도에서 멈추었다가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오곤 한다.(시지프스의 운명처럼??)

  그러다가 걸려든 우샘의 저 말 한마디가 내겐 공부의 목표로 삼을만하다는 생각에 미쳤다.

물론 시시하지 않은 인간이 된다는 것도 무척이나 버겁다. 나라는 사람은 그저 오늘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서... 몸도 마음도.

  어떤 철학자는 높은 사유의 시선을 가지려면 불안을 감당할 용기와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고 열변을 토한다.

맞다. 그러나 나는 그런 걸 감당하는 삶을 꿈꾸지 않는다.(토기운이 너무 많은 내 사주 탓일까?)

나이가 들어서일까 혹시 젊었을 때였다면 감동했을까? 마음속에 열이 올랐을까? (그렇지도 않을것 같다)

 

  공자는 韋編三絶이라는 사자성어가 생길 정도로 주역을 열심히 공부해서 나이 오십에 천명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주역 공부할 시간을 더 갖기를 열망했다고도 한다. 공자와 비교할 바는 못되지만... 동양고전을 주역공부로 시작해서 사서를 읽고

다시 주역을 만난 내 나이도 이제 오십이다.  천명을 알 도리도 없고 책이  망가질 정도로 볼 발심도 턱없이 부족하지만

우샘과 서당 동학들과 만나는 주역은 반갑고 또 감사하여 찬찬히 잘 따라가 보고자 한다.

 

  건괘 문언전(文言傳)을 복습하면서 우샘이 말씀하신 시시하지 않은 인간이 된다는 것이 進德과 겹쳐졌고,

그래서 공부를 계속 해야한다는 것이 내겐 修業일 수도 있겠다고 여겨졌다. 그렇게 생각하니 성인이 되기 위한 엄두도 안난다는

그것과 다를 바가 없어 보여서 괜한 소릴 했다는 생각이ㅎㅎ 그렇지만 자기 성실성()과 자기 말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삶의 태도를

그 방법으로 삼고 싶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하니까. 나를 변화시킬 수 없다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으니까.

알지만 실천은 안되는 그것!

 

          <아래는 복습내용을 정리해봤으니 참고하시기를>

 

  文言傳은 건괘와 곤괘가 으로 들어가는 에 해당하므로 다른 괘에서는 보이지 않는 괘사와 효사를 경학자들이 풀이한 기록인데

 대부분 단전이나 상전의 내용을 인용하고 여기에 작자의 생각을 덧붙였다.

문언에는 논어』 『대학』 『중용의 수양론적 측면이 많이 들어있다.

풍우란의 제자인 주백곤은 문언이 쓰인 시기를 단전상전보다 늦고, 여씨춘추』 「응동의 내용과 대동소이한 점을

들어 전국후기의 음양오행가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으며 그 하한선은 당연히 여씨춘추이전이라고 보았다.

역학철학사1p131

 

  건괘 문언절로 나눌 수 있는데 절은 괘사, ⓶⓷⓸절은 효사, 절은 괘사(+단전), 절은 다시 효사를 설명했다.

⓹⓺절은 원래 이어진 문장이었을 수도 있다. ,절 괘사와 ⓶⓷⓸⓺절 효사를 모아서 정리해본다.

 

▲⓵,절은 건괘 元亨利貞의 설명이다.

절에서 은 생물의 시작(生物之始)이고, 은 생물의 소통(生物之通)이고, 는 생물의 성과를 얻는 것(生物之遂)이고,

은 생물의 완성(生物之成)이므로 계절로 말하자면 春夏秋冬이고 인간사의 일로 확장하면 仁義禮智. 을 체득한 것은

乾元을 체득한 것이며 그런 사람(君子)이라야 우두머리가 될 수 있다.

절에서는 모든 존재는 태어나면 생명력을 갖게 되어 자란다. 그러나 건괘의 성정이 드러나 收斂하고 歸藏하는 이 아니라면

不息할 수 없다. 또한 乾始는 만물을 그 자체로 아름답게 이로움(美利)을 주지만 그 이로운 바를 자랑하지 않으니 위대하다.

건괘는 /////하여서 하다(정이천) 또는 剛健中正한 것이 純粹하니 하다(주자). 하다는 것은 만물에 그 기운을

공평무사하게 골고루 나눠주는 것이다. 대개는 剛健中正 네 가지를 의 작용(4)으로 쓰는데 양의 기운이라서 강하고, 굳건하고,

과불급이 없고, 치우치지 않아 반듯하게 서있는 것을 뜻한다. 정이천은 강/////수의 6가지를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발휘되어 쓰이는 육효의 때를 형용한 것이라고도 하였다.

 

▲⓶⓷⓸⓺절은 육효의 효사를 설명한다.

절은 문답식이고, 키워드는 龍德進德修業(=修己治人)이다.


초구에서 潛龍龍德을 가졌으나 그 능력을 드러내지 않고 숨은 자이다. 부귀영화나 평판에 따라 자신의 가치관을 바꾸지 않고

 세상에 숨어 인정받지 못하여도 고민하지 않고 때를 기다린다. 군자는 덕을 성취하는 것(成德)을 일생의 과업으로 삼아 평생 노력한다.

잠룡은 그 덕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드러내놓고 쓰지 않는 것이다.


구이의 見龍在田龍德을 가진 바르고 한 자로 군주 될 사람이다. 일상의 말과 행동이 믿음직하고 착실하며 그것을 잘 보존하여

세상을 좋게 만들지만 자랑하지 않아서 그 덕(하는 일)이 널리 퍼져 천하가 그 문명의 교화를 보게 되어 아름다운 세상으로 변화될 수 있다.

군자는 아직은 進德修業에 전념해야 한다. 덕으로 나아간다(進德)는 것은 배움으로써 사람을 모으고(學以聚之=以文會友) 물음을 통해서

판단력을 기르는 것(問辨)이고, 일생의 과업으로 삼아 노력(修業)한다는 것은 너그러움을 유지(寬居)하고 을 행하는 것(行仁)이다.

이렇게 꾸준히 노력해서 그 자리에 올라간 사람이 순임금과 우임금이고, 나아가서 그 덕을 행한 자는 이윤과 부열이다.


구삼의 終日乾乾은 군자가 進德修業해야 함을 말한다. 내면에 자기성실성()과 자기와의 약속()을 쌓아 덕을 발전(進德)시키고,

말을 신중히 하고(修辭=擇言) 자신의 뜻을 돈독히(篤志)하여 그것을 평생 유지(居業)해서 사는 것(修業)이다.

비록 충신의 마음이 있더라도 마음을 삼가하고 성실함을 확고하게 하지 않으면 그 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

(然非修辭立誠則无以居之: 주자)

이란 말과 자기의 가치관을 어떻게 구현하는가의 문제다. 그러므로 우리가 일생을 잘 살아가려면 말의 선택을 신중히 하고

자신의 성실성(=)을 가져야 한다.

자기가 살고 싶은 수준을 알아서 거기에 이르러야(知至至之=知止) 살아가는 순간순간에 자신에게 일어나는 상황들을 알아차릴() 수 있고, 

끝내야 할 곳을 알아서 마무리를 잘해야(知終終之=力行) 마땅한 를 보존할 수 있다.

또한 그 자리가 거듭된 양이지만 의 자리(25)도 아니고 하늘에 있지도 땅에 있지도 않으므로 굳건히 노력하는 것도 때에 맞게

조심해야(與時偕行,隨時而進) 허물이 없다.


구사에서 或躍在淵无咎라 함은 上下 혹은 進退가 일정하지 않아도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군자의 進德修業은 자기가 처한 상황에 따라 적합하게 하는 것이지 정해진 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일상에서 항상 적중하게(中庸), 자신의 좋은 선택지 중에서 최선의 것을 택하는 時中과도 같은 말이고,

맹자가 말한 時行時止 不可恒也와 같은 의미로 權道의 중요성을 말한다. 상황에 따른 판단력이 중요하며 그 기준은 마땅함()이다.

구사는 내괘에서 외괘로 올라간 자리이므로 변혁을 뜻하기도 한다. ‘이라고 한 것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未決,未定) 것이라 허물은 없다.


구오의 비룡재천은 윗자리(天德=天位)에서 정치를 하는 것이다. 구오 대인은 천지,일월,四時,귀신과 리듬이 합하는 사람이며

에 맞는 사람이다. 이러한 덕이 있는 사람이라야 그 자리에 있을 수 있고 하늘도 그가 하려는 것을 도와준다.

하늘이 구오를 돕는 것은 하늘에 근본한(고귀한 존재) 동류끼리 위에서 가까이 지내기 때문이다.

소리가 같은 것은 서로 응하고 가 같은 것은 서로 구하므로 , , , 를 따르며 성인이 등장하면

만물이 성인을 우러러 본다.


상구에서 亢龍有悔는 그 사람이 귀하여도 현실에서 벼슬자리가 없고(은퇴한 노년), 높은 자리에 올라갔더라도 아래에 백성이 없고,

어진 사람이 아래에 있어도 도와주지 않으니 움직여봐야 후회할 일 뿐이다. 이것은 시간과 더불어 내가 끝까지() 갔기 때문에

생긴 재앙()이다.

나아가는() 것만 알고 물러날(退) 줄 모르고, 소유()하는 것만 알고 없어지는() 것은 모르며, 챙기려()고만 하고

잃음()을 알지 못하는 것들은 모두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 때문이다.

 

用九⓷⓸절에만 있다.

양이 모두 음으로 바뀌는 를 쓰는 것(用九)은 천하를 다스리는 것이다. 用九之道는 하늘과 성인의 덕이 같아

天道(天之則:하늘의 법칙)를 볼 수 있어서 (하늘처럼) 공평무사하게 일을 하여 천하가 다스려진다.

君道는 강하지만 할 수 있어 앞장서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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