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횡무진한국사>3회차후기

프리다
2018-03-15 17:26
270

<종횡무진한국사>3회차후기

 

고구려와 백제를 제거하고 200년동안 단독정권을 유지하던 통일신라는 9세기 중반부터 쇠퇴기를 맞이한다. 골품제가 무너지고 왕위계승 분쟁은 계속되는 가운데 귀족의 대토지 사유화가 이루어지면서 농민 생활이 피폐해졌다. 이 혼란을 틈타 지방의 실력자들이 힘을 키우는데 바로 견훤과 궁예다. 각기 후백제와 후고구려를 계승한다고 자처했지만 옛 영토를 지배하게 된 것일 뿐 과거 왕조들을 계승하겠다는 의식은 아니었다. 중국이 후량, 후당, 후진, 후한..으로 옛 왕조의 국호를 차용하는 추세를 따랐다고 볼 수 있다.

나중에 고려를 건국한 왕건은 궁예 밑에서 명성을 쌓고 있었다. 궁예가 폭정 포악해지자 복지겸, 홍유 등이 쿠테타를 계획하고 왕건을 추대했다. 왕건은 918년 고려를 무혈로 건국하는 행운을 누린다.

 

신라를 공격해 왔던 궁예와 달리 왕건은 신라의 환심을 사는 전략으로 바꾼다. 후백제의 기세가 커지고 있었기에 신라와 결탁해 후백제에 대항하려는 전략이었다. 고려와 신라의 합공을 받으면서도 견훤은 후삼국 중 최강국의 지위를 유지했다. 신라는 후백제의 공격에 자주 왕건에게 구원을 요청하면서 고려 측과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보며 견훤은 승부수를 띄운다.

 

927년 견훤은 신라의 왕국을 약탈했다. 포석정에서 놀고 있다 습격 받은 경애왕은 자살하고, 견훤은 경순왕을 왕위에 앉힘으로 신라를 속국으로 삼은 것이다. 그런데 견훤이 경북 영천을 공격하다가 경주까지 단숨에 진군해 쉽게 왕궁을 습격할 수 있었을까? 신라 측의 스파이가 있었을 정황은 충분했다. 신라 말기 혼란속에 신라왕의 성씨가 또 한 번 바뀐다. 500년 이상 김씨 왕이 집권하다 53대 왕으로 박씨 신덕왕이 즉위한다. 박씨 세력은 이후 55대 경애왕까지 10여 년간 집권하는데, 김씨 세력은 재집권 기회를 노렸다. 마침 박씨 정권은 친고려 정책으로 견훤은 못마땅했다. 박씨정권을 타도할 힘은 신라 안에 없었기에 김씨 세력은 견훤과 손잡고 쿠테타를 계획한 것이다.

 

경순왕 김부는, 자신을 왕위에 세운 견훤을 상왕처럼 받들면서 왕건과 관계를 멀리했다. 이에 발끈한 왕건이 경주를 공격하자 경순왕은 왕건에게도 충성을 맹세했다. 중립을 선언한 가운데 어느 쪽에 붙을 까 고민하던 신라는 예기치 못한 사태가 벌어진다. 견훤이 내부 쿠테타로 쫓겨나면서 신라는 선택의 여지없이 왕건에게 항서를 썼다. 이렇게 신라의 천년사직이 평화로이 이양되었다.

 

신라는 고구려나 백제처럼 힘으로 굴복당한 게 아니라 스스로 나라를 바친 격이므로 멸망한 후에도 부흥운동은 없었다. 경순왕은 왕건에게 사촌누이를 시집보내고 왕건은 경순왕에게 자기 딸인 낙랑공주를 시집보냈다. 처남, 매부, 장인, 사위 관계다.

후백제 역시 견훤 추종세력이 고려에 항복하는 것으로 936년 멸망하고 만다.

 

신라에서 후삼국시대를 거쳐 고려로 재통일되는 과정은 어느 때보다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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