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세미나> A반 두번째 시간 후기

정정
2018-01-05 20:28
453

<스피노자와 근대의 탄생> 단기세미나 두 번째 시간은 5장 기적, 6장 성경, 7장 유대교와 기독교 그리고 참된 종교까지 다루었습니다.

스피노자 입문자들로 이루어진 A반은 내용 파악하기가 아무래도 주요 과제인 듯 싶어요. 세미나에서도 내용 이해에 대한 설명과 정확한 의미를 짚어보는 작업들 위주로 진행되고 있구요.

개인적으로는 시대 배경과 상황이라는 맥락 안에서 스피노자가 강조하는 메세지의 방향과 의미에 대해서는 매우 공감이 가고 이해가 어렵지는 않았지만 그 메세지를 설명하는 방식에서 여러가지 개념들과 용어들을 디테일하게 짚어가고(그것도 다른 학자들의 논리까지 비교해가면서) 그것을 따라가는 것이 만만치 않게 느껴집니다.

유님의 발제문에서처럼 스피노자의 신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우리의 일상에서 적합한 인식을 통하여 오성에 다다른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 가능해지는 것인지 저도 무척 궁금하고 알고 싶어요.(그런데 아직 잘 모르겠어요ㅜㅜ) 스피노자 읽으면서부터 계속 머릿 속에 질문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어요. 이걸 말하는 건가? 아닌가 저건가?

그러나 와중에도 스피노자의 메세지를 포착하여 적절한 예시나 감상을 이야기해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좀더 다채로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연히 히말라야쌤과 여울아쌤의 보충설명과 적절한 방향잡이, 기막힌 예시는 엄청난 도움이 되고 있구요.

(예) 여울아쌤 : 아니 그건 아닌 거 같애요.

히말라야쌤 : 한강의 기적같은 것이죠~

5장 발제를 맡으신 유님은 갑자기 일이 생겨 못오셔서 히말라야쌤이 대신 발제문을 읽으셨구요, 발제문에 궁금한 점을 많이 써넣으셨는데 우리끼리 이야기할 수 밖에 없었네요..

신의 섭리를 자연의 섭리와 연결시키는 부분이 어렵다고 하셨는데.. 저 포함 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고 계셨습니다.

몰라야 계속 탐구한다는 반장님의 말씀이 있었고^^ 우리가 신에 대해 가지는 어떤 기존의 이미지들이나 개념들이 있기 때문에 스피노자가 말하는 자연의 섭리에 대해 이해가 가면서도 '신'이 라는 용어를 가지고 오면 헛갈리고 혼동된다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자연의 섭리는 보편적이며 이성으로 접근한다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법칙 같은데 또한 유일하고 무한하고 뭔가 우리가 모두 이해할 수 없는 인과적 질서.. 같은 '신적'인 이야기들로써도 설명하니 이질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저의 의견으로는, 스피노자가 발견한 '진리'가 있는데(자연의 인과적 질서의 법칙) 그때의 시대적 배경이 워낙 신과 종교의 권위가 절대적이었고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신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모두에게 크고도 에민한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에 스피노자가 그 진리를 신에 비유할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때문에 스피노자가 발견한 진리를 스피노자는 '신'이라는 표현을 했던 것이고 당시의 여러 종교에서 말하는 신과는 당연히 연관되지 않으며 우리 머릿속에 있는 어떤 신과도 연결지을 필요는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러나 내가 생각했던 신과 이런면에서 같거나 다르네 하고 비교해볼 수는 있겠지요. 말하자면, 나름의 진리를 각자 자연, 도, 또는 신 등으로 다르게 표현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6장 성경은 제가 발제를 했는데, 정리하느라 급급해서 이해를 잘 못한 부분이 많아 제가 질문을 많이 했네요..;;

성경은 대중을 위한 도덕적 메세지로써 좋은 책이며 그 이상의 권위는 없다. 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엥 많고 복잡한 내용에 비해서 정리는 쉽네요..;;)

그러나 이 결론에 이르기 위한 스피노자의 수많은 자료들의 연구와 분석은 충분히 짐작이 가고 결론에 이르는 이해를 위해 매우 필요한 과정이었다는 납득이 들더군요.

7장 유대교와 기독교 그리고 참된 종교는 라오니쌤이 발제를 맡으셨고 마이모니데스와 스피노자의 지적인 사랑에 대한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했던 것 같아요. 마이모니데스의 앎이 목적을 두고 행했을 때 얻을 수 있으며 아는만큼 신과 사랑할 수 있다라고 한다면, 스피노자의 앎은 신의 내적인 도움으로써(이성을 사용해 행복을 누리는 것) 좀더 능동적으로 신을 사랑할 수 있으며 이성적 능력이 떨어지더라도, 도덕적 교의로써 어느 정도의 좋은 삶을 살 수도 있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또 궁금한 것이.. 스피노자는 누구에게나 자연의 빛이 있으며 이성을 통해서 참된 행복에 다다를 수 있다고 하였는데.. 높은 차원의 오성은 누구나 다다를 수 없는 어려운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학식이 없는 대중을 배제하기도 하니까요.. 그렇다면 하늬바람샘이 말씀하셨던 농부의 통달한 도는 오성에 다다른 게 아닐까요? 그 농부가 배우지는 못했지만 합리적 이성을 통해서 자연의 질서를 터득한 것일까요? 아니면 자연의 질서를 터득하는데 이성의 능력이 꼭 필요하지 않은 건 아닐까요? 아무래도 이성의 힘을 통해서 오성에 다다르는 방식이 어떤 것인지 제가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 여러가지가 정확히 이해는 안되지만 그래도 머릿속에 떠다니는 것들이 생겼으니 에티카 강의를 쬐끔 더  알아들을 수 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제 벌써 한 주 밖에 안남았네요. 저는 개인적 일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하지만 함께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마지막까지 모두들 화이팅입니닷!^^

댓글 9
  • 2018-01-06 11:05

    역시 정정샘의 빠른 후기... 좋네요!

    예전에 검색하다 봤던 책인데 붓다fan이신 정정님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될 수도 있겠네요. ^^

    불교로 해석하는 스피노자......흥미롭네요. ㅎㅎ

    <스피노자와 붓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561986

    스크린샷 2018-01-06 오전 11.01.27.png

  • 2018-01-06 17:13

    정정님도 그렇고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로...너무 열정적이세요~

    게다가, 저는...엄청 오래걸려서 알아낸 것 같은 것을...

    단 두번째 시간일 뿐인데도 촥촥~ 깨달으로시는 것 같아서, 놀랍고요~ 

    또 많은 분들이 스피노자의 말과 생각에 너무 동감하시는 모습도...경이로웠습니다!

    윤리학 제1부의 제목이 "신에 대하여"입니다.

    다음 주면 진태원 선생님께서 스피노자의 신이 어떤 신일지...조금은 알 수 있도록 설명해 주실것 같습니다.

    계속 궁금해하면서, 계속 이런 건가 저런건가...물음을 놓지 않으면서, 계속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세미나가 끝난 뒤 에티카 1부를 다시 들춰보았습니다. 

    맨 처음 '정의'가 나옵니다...그리고 공리를 이어 증명들이 이어집니다. 스피노자가 말하기를....

    신은, 자기원인이고 절대적으로 무한한 속성을 가지고 있고 시간의 지속과 상관없는 영원한 것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인 것...존재하는 모든 것은 신 안에 있고, 

    신 없이는 어떤 것도 존재할 수도 인식될 수도 없는 것이라네요.

    이 증명을 따라서 생각하는게 가능하고, 이 증명에서 틀린 것을 발견할 수가 없고

    이 증명들을 인정할 수 있게 되면, 우리는 스피노자의 신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비록 그걸 어떤 모습으로 그림그릴수 없을지라도요!!)

    인간이 신을 '상상'하면...자꾸 자기식으로 생각하잖아요~ 그래서 나온게 신인동형론적인 신이죠.

    그래서 스피노자는 신을 상상하지 말고, 상상을 넘어서, '인식'하라고 합니다.

    스피노자가 말하는 신이 뭔지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은, 

    우리가 성급하게 또 이전처럼 상상하려고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는 것 아닐까요?

    그러나, 지금부터 매일, 조금만 숙고하면, 인식할 수 있을겁니닷! ^^ 모두 화이팅이요!!

    • 2018-01-06 19:02

      쌤이야말로 열정적이셔요~^^

      이렇게 댓글만으로도, 수업에서는 당연히 열정이 느껴집니다 ㅎㅎ

      갑자기 빠지게 된 발제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18-01-06 17:45

    신과의 능동적인 사랑,  모든 현상을 원인과 결과를 따져가며 찾다보면 참된 진리를 깨달아

    덕으로 살게 된다는 스피노자의 말씀이 먼듯 가까운듯 들어왔다 나갔다 하네요.

    그런 수준의 인식은 이성으로만 깨닫게 되는건가라는 정정님의 의문에 저도 동의가 되면서

    한편 참된 공부가 아닌 지식을 쌓는 공부만을 해봤고 그런 사람들을 주로 봐서 생긴

    선입견인가 싶기도 하네요^^

    종교 뿐 아니라 어떤 것이든 쉽게 미신을 만드는 제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되네요.

  • 2018-01-06 19:00

    막연했던 생각들을 좀 더 깊이 숙고하게 되어 재미있습니다.

    처음엔 어렵게만 생각되었던 것들이..ㅎㅎ

    알면 알수록 더욱 어렵게 느껴지지만 궁금해서 더욱 듣고싶어지네요

    시간이 맞지 않아 에티카 강좌 함께하지못함이 아쉽지만

    육아의 섭리도 자연의 이치와 필연성으로 생각하며....하하하하

  • 2018-01-08 03:51

    정정님 감사합니다. 문제의식이 잘 드러나는 후기라서 이것 저것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이성을 강조하는 것이 오늘날의 과학기술의 발달과는 어떻게 다른가.

    인과율적인 관점이 숙명론과 어떻게 다른가. 등등 질문들도 논의됐던 게 떠오릅니다. 

    왜 이성이 논리적이거나 철학적 사고로 읽히지 않을까요?

    미신이나 불합리한 기적의 자리에 오늘날은 과학에 대한 맹신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오히려 원인과 결과에 대한 명확한 인식은 숙명론과는 정반대가 아닐까요?

    우린 뭔가 불합리한 기적을 기대할 때 철저한 운명론자가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이번에 책 읽다가 혼자 키득거린 부분은,

    대중들에게는 철학자들의 난해한 말들보다 성경의 도덕적 메시지가 더 효과적이라는 스티븐 내들러의 아리송한 한 마디. 

    스피노자가 성경의 권위는 땅에 떨어뜨렸을지 몰라도 왜 우리는 신을 예배드리는가를 진정성 있게 질문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외에도 스피노자가 유대교에서 퇴출됐지만 개혁파 친구들과 공동체속에서 그가 성경을 해석하는데도 한계가 있었음을 

    저자가 해석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구약에 비해 신약에는 한 없이 넓은 이해를 보이는 그의 태도가 

    저 역시 의심쩍었거든요.. ㅋㅋ

  • 2018-01-08 20:55

    정정님 후기를 읽으면서 인상적인 점이 상대의 말을 참 자세히 경청하셨구나 였네요..

    스피노자와 근대의 탄생은 스피노자의 신학 정치론과 에티카가 나오게 된 시대적 배경을 주로 다루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듭니다. 스피노자가 말하는 신의 개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를 사는 우리들도 참으로 헷갈리는 개념인것 같아요.. 진태원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좀더 분명해지지 않을까 하며 기대를 걸어 봅니다.

    지난 시간에 다룬 장은 기적, 성경 그리고 기독교 유대교 참된 종교 이렇게 세 장을 정리하며 토론했는데요..

    이 세장을 모두 관통하는 것은 기존 종교에 부여된 온갖 잡다한 권위들을 제외시키고 이성과 합리의 시선으로 종교를 바라봤다는 점입니다. 그러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불필요하고 불합리한 의식과 의례 그리고 권위를 제거하니 기적은 오히려 신성한 법의 불완전함을 증명하는 것으로서 이율배반적인 위상을 지니므로 그 자체로 자기 모순이며 성경은 대중에게 도덕적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효과적인 이야기 책 정도이며 기존 종교를 대표하는 유대교와 기독교 그리고 이슬람교 모두 참된 종교에서 아주 거리가 먼 종교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기존 종교들이 참된 종교에서 벗어났다고 말하는 이유는 이들 종교의 교리들이 대중의 수동적 정서를 자극하는데 집중되어 있고 대중의 의식 수준(신 또는 자연에 대한 사랑과 더불어 이웃에 대한 사랑)을 높이는데 별로 기여한 바가 없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후기를 작성하다보니 무엇보다 제 생각이 정리되어 좋으네요...^^

    함께 토론에 참여하신 분들의 생각들을 들으며 지적인 자극도 받고 질문도 생기고 다른 관점들을 경험할 수 있어 뿌듯한 느낌이었네요..^^  

  • 2018-01-11 21:02

    자기원인

    무한속성

    영원한 것

    하나인 것

    존재안에 어디나

    상상을 넘어서 인식하라

    조금만 더 숙고하면 알리라

    원인과 결과 찾다보면 참된 진리를 깨달아 

     덕으로 살게 된다......

     

    후기를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

    神 이라 이름 붙인 개념은 하나로 이렇다  할 수 없고

    이거다 고정되어 말 할 수 없는데 우리가 자꾸  찾아 헤매는 것 아닐까요?

    동양에서  한 번 음이고 한 번 양인 것이 道 라고 하기도 하고

    道 는  道라고 이름붙이는 순간  道가 아니라고 했드시

     

    스피노자의 神 도 진리가 무엇인지 숙고해 보라는 ...

    그 속에 답이 있는 것 같다는.....

    하 하 하  어렵네요.   

    그래도   세미나는  친절하신  멘토샘과  동학들 때문에 재미 있는데

    진태원샘  1강 듣고   내가  한국말 도  잘  못 알아 듣는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뭐 철학을 이래 어렵게 만들어도  되는거야? 

    스피선생 너무  우매한 대중에게 너무 불친절 하셩~

  • 2018-01-11 22:43

    저는 무엇에 떠밀리 듯 세미나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아직도 적응중이랄까요...

    화요일 스피노자 강의 때는 눈뜨고 졸았습니다.

    그래도 재미있네요.

    계속 듣다보면 익숙해지거나 알아들을 때도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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