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을 읽고 떠나는 중국여행 1강 후기

콰지모토
2018-07-08 12:02
417

우연히 학부모 밴드에 올라온 공지를 보고, 노라님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주저없이 신청을 했다. 

덕분에 문탁네트워크라는 신세계도 알게되어서 좋았다.

음..한 사람의 인생과 그의 문학에 대한 내용이라 조금은 딱딱하고 부담스러운 내용일 줄 알았는데...기우였다.

오늘은 1강인 루쉰이 태어나 소년기를 보낸 샤오싱에 대한 내용이었다.

우선 루쉰(1881년-1936년)은 문학가이자 사상가, 만화가로도 알려져 있다고 했다. 

대부분 아Q정전과 광인일기를 쓴 소설가로 알고 있을텐데, 최근 번역된 전집이 20권이나 된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

사담으로 노라님께서 루쉰의 탄생과 서거를 기념하는 시기에 중국을 방문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소녀의 순수한 '팬심'같은 마음과 '위인'을 흠모하는 마음이 함께 느껴졌다.

아편전쟁-태평천국의난-양무운동 등 루쉰이 태어나기 전 중국의 역사적 사건과 상황을 들으면서는, 당시 제국주의의 횡포와 비슷한 상황의 조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여담으로 샤오싱은 저장성에 속해 있으며, 이는 과거 월나라 영토에 해당하고, 루쉰의 강한 복수심과 뒤끝은 '오월동주', '와신상담'으로 대표되는 월나라 출신의 유전자 때문이라는 설명이 흥미로웠다.

샤오싱의 인물로는 이상적인 군주인 요순우탕 중 하나인 우임금, 왕희지, 왕양명을 비롯하여, 근대에는 미완의 혁명가 추근, 초대 베이징대 총장인 차위엔페이(채원배), 국가주석을 지낸 주원래 등이 있다고 했다. 좋은 동네임에 틀림없다.

강의 내내 '루쉰고리'를 포함한 샤오싱은 관광지로서 매우 매력적인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이라도 떠나서 오봉선을 타고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반면에 강의 중 문득 든 생각은 인간 루쉰에 대해서는 다른 각도에서의 조명이 필요하겠다는 것이었다. 중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는 나로서는 너무 잘 보존된 유물, 생가, 동상 등등에 조금은 거부감이 들었다. 선전을 위한 우상화가 그를 범접할 수 없는 경지로  내몬(?)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노라님께서 루쉰을 좋아하는 이유로 본인과 정반대인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고 했을 때 격하게 공감했던 것 같다.

루쉰이 보여준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모습에서 우리 모두가 매력을 느끼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나 자신도 불의를 보면 잘 참고, 할 말은 속으로만 하면서 살고 있지 않은가.. . 

루쉰에 대해 자세히 알게된 것은 물론이고, 덤으로 여행에 대한 생각도 조금은 바뀐 것 같아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예습을 했다면 조금은 도움이 되었겠지만, 별도의 준비를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친절하고 편안한 강의 덕분에 토요일 오전을 의미있게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사가 중요한 이유다. 

좋은 강의 해주신 노라님께 무한한 감사드린다. 

그리고, 앞으로 남은 3개의 강의와 루쉰을 찾아 떠나는 중국여행도 몹시 기대된다. 취두부도...

댓글 6
  • 2018-07-07 23:30

    ㅎㅎㅎ 빠르고 알찬 후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루쉰에 대해 잘 모르는 한 사람으로서 

    오늘 강의를 듣고 샤오싱 시절의 루쉰이 참 가깝고 입체적으로

    다가와서 신기했습니다. 

    중국, 루쉰, 샤오싱 모두 제게는 멀게만 느껴지던 것들인데 

    말입니다. 

    담주도 기대됩니다~

    작품을 읽고 만나면 더욱 가까워지겠죠? 

    다른 분들의 후기도 기대됩니다. 

    오늘 소개하신 분들, 한 말씀씩이라도 보태주세요, 플리즈~

  • 2018-07-08 19:27

    저는 룬투의 아들과 관련된 집안사람(?) 누군가가 루쉰박물관 관장이라는 사실이 매우 신기했어요~

    과거와 현재가 정말 연결된 느낌???이 화~~ 악 일어났습니다.

    노라쌤 스타일의 강의 즐거웠어요~

    특히 백초원 사진을 보고 루쉰이 백초원에 대해 쓴 이야기를 읽으니

    더욱 입체적으로 그려지기도 하고.. 루쉰의 표현력에 놀랍기도 하더군요~

    다음 강의도 빠팅 하시길!!!

    • 2018-07-09 15:39

      루쉰의 조카 수안성이에요~ (맞나?)

      • 2018-07-09 15:50

        ㅋㅋ 왜. 이러세요

        룬투의 손자라니까요

  • 2018-07-09 15:28

    후기 잘 읽었습니다. 후기를 쓰라고 하셨는데 댓글로 대신해도 될까요?

    루쉰을 알면 알수록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루쉰이 저와 비슷한 점이 많아서 더 좋은 것 같습니다.

    까칠하고 뒤끝길고 잘 못참고 할말은 해야 직성이 풀리고...등등.

    모난 사람은 정을 맞는다고 늘상 눈치를 보고 대세에 따르라고 하는데,

    루쉰은 한번도 잡혀서 투옥된 적이 없는 도망의 귀재이며 위대한 사상가이자 문학가로서

    마오쩌뚱의 우상이 되어 자기가 원치도 않는 우상화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

    어쩌면  까칠해도 괜찮다는 선례를 남긴 대표적 인물이 아닐까요? ^^

    그렇다고 아무나 따라할 수는 없겠지만 말입니다.

    염불보다 잿밥에 더 마음이 동하여 여행을 가고싶어 참여하였지만,

    루쉰에  점점 더 빠져들게되고 많이 읽게 될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 2018-07-09 15:46

    루쉰은 작품속에서 끝없이 자신을 해부하고 자신의 모순을 감추지 않습니다.

    작품을 읽은 사람에게는 우상이 될 수 없는 사람 같아요.

    스승이라고 해야 할까요?

    중국인이 아닌게 되려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암튼 그처럼 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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