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 2강 후기

가옹
2018-06-17 18:23
349

인류의 역사(특히 기록되지 못한 부분)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건너야 하는 강에는 

매우 듬성듬성한 징검다리가 놓여 있다. 

과학적?으로 많은 논란이 있는 이 영역에서

유발 하라리는 이 넓은 강을 자신과 함께 날아서 건너보자고 초대하는 것 같다. 

잘 보이지 않는 것은 잘 모르겠다고 질문으로 남겨두고, 

강 건너를 향해 쭉쭉 나아간다. 

2장에서는 농업 혁명 이후 인간의 역사를 구축해온 신화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상상의 질서를 창조하고 문자체계를 고안해냈기 때문에

인류는 대규모 협력망을 이룩할 수 있었다. 

농업혁명과 동시에, 혹은 이보다 먼저 등장한 종교라는 신화에 의해서 인류의 역사는 큰 전환점을 맞이한 것이다. 

정착해서 농업과 목축을 시작한 인류가 번영과 진보의 길에 들어섰든 파멸의 시작이었든

변화는 혁명적이었고 결과는 돌이킬 수 없는 것이었다. 

폭발적으로 증가한 인구를 먹여살리기 위해

농부인 사피엔스는 미래를 걱정하고 준비해야만 했다.

하지만 농부가 만든 잉여 식량은 엘리트와 지배자들의 차지가 되었다.

거대한 제국을 이룬 대량 협력망은 대부분 지배자들의 착취에 적합한 것이었고

이를 지탱하는 것은 신화였다.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신화는 다른 신화로만 대체될 수 있고 

역사에 정의는 없다는 다소 냉소적이지만 부정할 수 없는 통찰로 

2장의 이야기는 마무리되었다.

이어진 토론 시간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의 신화는 어떤 것인지 

개인적인 성찰과 소회에 대한 이야기도 많았던 것 같고 각자 다른 이야기들이지만 왠지 다 공감할 수 있었다. 

나 역시 이 거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계속 나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어쨌든 '사피엔스!' 라고 누군가 부른다면 나도 뒤를 돌아봐야 하겠지. 

2강까지만 보면 사피엔스는 좀 불쌍한데...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 

꼼꼼하게 잘 설명해주시는 지금 선생님! 사피엔스는 과연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댓글 2
  • 2018-06-17 19:22

    그러게요. 사피엔스,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종의 성공이 그 종을 구성하는 개체의 행복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참 마음에 와닿았어요. 

    각자의 분투가 개체수의 증가라는 종의 발전에는 기여했을지라도

    개체로서의 삶은 더 힘들고 고통스러워졌다니...

    책을 읽는 동안 '종'으로서의  사피엔스와 오늘을 사는 한 개체로서의 내 모습이

    겹치면서 자꾸 헷갈리네요^^

  • 2018-06-20 13:11

    2강 후기입니다.

    유발 하라리는 농업혁명이 역사적인 최대의 사기였다.’라고 했다. 인간들은 수렵채집인의 삶을 포기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위해서 정착해서 농사를 지은 것이 아니었다. 이것은 첫째 환경의 변화 때문이었고, 나머지는 우연한 밀의 발견으로, 힘들게 수렵을 안 해도 먹고 살수 있다는 알았기 때문이다.

      나는 좀 다르게 역발상을? 얘기해본다. 수렵생활을 하려면 부지런하고 열심히 몸을 움직인다. 포획한 것은 저장도 할 수 없으니 매일 사냥으로 식량을 해결해야했다. 그런데 어느 날 밀을 발견한다. 인간으로서는 신세계였을 것이다. 탄수화물의 늪에 빠지게 된다. 그 늪에서 나오기는 어렵다. 뜯고 씹지 않아도 되고, 입에 들어가면 살살 녹는다. 탄수화물의 유혹을 물리치지 못한다. 매일 강과 숲으로 힘들게 멀리까지 나가서 목숨을 걸고 사냥을 하지 않아도 된다. 더불어 이것은 저장도 되고 배불리 먹을 수도 있다. 비록 생산증량을 위해 노동을 하지만 견딜 수 있다. 아이들을 많이 낳으면 되니까. 그런데 무얼 그리 잘못하였나? ㅠ ㅠ

      인간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오직 잘 먹고 덜 힘들겠다는 의지만 존재한다. 이런 소박한 단순함이 엄청난 폭풍을 몰고 온다는 것을 미처 파악치 못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모든 것은 우연으로 인하여 시작되었으니 ,,,,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단순식량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더 많은 재앙을 초래했다. 인간의 이러한 삶을 추구한 결과는 오늘날까지 계속된다. 인구는 많고, 기술은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상상을 초월해 앞서 나간다. 인간은 점점 자신의 자리를 잃어간다.

    상상의 질서는 욕망의 형태를 결정한다.’ 신화도 그렇고 농업혁명도 그렇다. 인간은 각자 자신이 처한 환경의 영향을 받으면서, 자신의 특질을 발달시키고 진화한다. 그리고 공동의 욕망을 만든다. 행복. 진리. 등등.. 이런 것들을 믿으며 협력하고 나은 사회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신화가 종교가 더해져 질서를 만들고 또한 이를 끊임없이 교육시킨다. 부작용은 많다.

     

       몇 년 전 문탁에서 가을축제 도서로 앎의 나무를 읽은 적이 있다. 너무 신선하여 이후 나는 문탁에 확 끌려 들어갔다. 지금은 이것만 생각난다. 그동안 배웠던 우 수한 종들이 진화하면서, 오늘날까지 뛰어난 생태계를 형성한 것이 아니고, 잘 적응하려 힘쓴 것도 아닌, 그냥 어찌저찌 한 것들이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 삶은 통칭 잘난 것들이 이끄는 것이 아니라, 어리버리 흘러가는 우리들이 만드는 것이다. 그렇지만 특별하다 우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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