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다방 7월 26일 후기

스마일리
2015-07-28 07:53
546


8월 정기모임을 7월말로 앞당겨 했습니다. 이반 일리치(‘일리치로 부르기로 합의)<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는 낭만적인 제목의 책을 읽고서 만나는데 오늘도 완전체 6이 되느냐 아니냐가 초미의 관심사... 일찌감치 결석계를 낸 새털의 자리를 과연 누가?

요요, 여름, 스마일리, 히말라야, 강현, 다인 6인회 정모 시작

파지 매니저로 분주하신 요요님 덕에 책으로 들어가기 전 슬슬 다른 이야기로 입 운동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렸더니 오래 된 책임에는 분명한데 누구도 읽은 흔적이 없더라며 흔적을 남기기 위해 은근슬쩍 밑줄을 치고 있다는 둥, 근처 큰길가 국수집은 잔치국수, 비빔국수 다 한 젓가락도 먹을 만하지 않은데 왜 국수집을 하는가 하는 둥...

 

이 책의 원제는 Energy and Equity인데 에너지는 알지만 이쿼티는 뭔가 찾아봤더니 공정, 정당, 형평성등등의 뜻이랍니다. 책에서는 공정성이라고 되어 있고요. (그런 측면에서 에너지 정의행동의 정의도 꼭 justice를 의미하는 건 아닐 수도, equity를 써도...)

 

그런데 공정성과 에너지를 동시에 증대시킬 수 있는 것은 어느 정도까지만 가능하다고 하는 점이 일반적으로 간과되어 있다. 1인당 사용하는 전력이 어떤 한계 이하라면 전동기는 사회의 진보를 위한 조건을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한계를 넘게 되면 에너지를 증대시키는 것은 그 에너지를 관리할 수 있는 힘을 약화시키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     P 14

 

책의 1장에서 분명하게 제목의 의미를 밝히고 있습니다. 분배적인 정의, 결과가 불평등하다는 말이 아니라 우리에게 어느 정도의 에너지 사용이 적당한가, 알맞은가 하는 것이 공정성과 관계되는 논의였습니다. 기차를 타러 서울역에 간다고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비둘기호, 통일호, 무궁화호, 새마을호 순으로 속도와 가격차가 나는 운송수단이 있었지요. 지금은 비둘기호는 사라진 것 같고 통일호도 없다고 합니다. 무궁화, 새마을이 간간히 구색 맞추기로 끼어있기는 하지만 열차 시간표에는 KTX라는 최고 속도의 비싼 수송수단이 대부분입니다. 나는 시간 널널하지만 어떤 속도를 선택할 것인가의 질문 자체를 못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교통 수단의 불공정이라는 말이 확 피부로 와닿는 이야기입니다.

일리치는 여러 책에서 근원적, 근본적, 구조적 독점에 대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기점을 통과하면서 구조적으로 독점적이 되는 것은 선택할 수 없는 것, 빠져나갈 수 없는 것이면서 독점이 아니라 인간 진보의 길에서 인간이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되는 무엇입니다. 학교, 병원, 감옥, 교통수단 등이 이제는 선택할 수 없고 그럴 수밖에 없는 뭔가가 된 느낌이지요.

 

이제 대한민국의 오지는 없다는 이야기로 흘러갔습니다.  ‘12때문이기도 한 것 같은데, 지역주민의 편의를 위해 실핏줄같이 촘촘히 놓인 도로 때문입니다. 오지가 없어진다는 것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사회의 지혜 한 무더기가 사라지는 것이라며 안타까워하는 동안 송전탑이 결국 전기수송로라는 깨달음이 번쩍 오기도...

 

그래서 이 양반이 제시하는 해법이 뭐냐?’는 누군가의 급한 질문에 서둘러 마지막 장을 펼쳐서 이러한 결과를 역전시킬 수 있는 중대한 열쇠는 추리의 문제가 아니라 결단의 문제라고 했다가 우리가 이러면 안 된다, 왜 이리 급하게 해결책을 찾으려 하는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 다시 앞으로 가서 봐야 한다, 일리치가 말하는 것이 그것이다며 다시 앞 쪽을 펼쳐 느리게 생각하려 애썼다는 걸 뿌듯하게 적습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저항의 한 방법으로 도르는 점령하기도 했다는 내용이 있다며 도로가 내 삶을 절단 낸다는 생각은 전혀 안 해보던 방식이지만 이미 많은 이들이 살고 있는 현실이기도 한 것. 우리 동네는 고속도로가 너무 가까이 있는 교통이 편한 곳, ‘도로점거의 방법을 조만간 언젠가 해볼 수도 있는 유리한 곳이기도...

 

저설비나 과잉산업화의 양극단의 결단만 있는 게 아니라 지도에 없는 성숙한, 적정 기술을 그려야 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랍니다. 일리치의 결론을 앞 부분에서 다시 찾으니 떠 절절한 문장이 보이네요.

대체 에너지를 사용하거나 아니면 격심한 고통을 견디어 에너지를 딱 잘라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

격심한 고통을 견디며 에너지를 딱 잘라낼 수 있는지 내일, 수요일 저녁 캔들 파지사유에서 확인해보세요...



댓글 1
  • 2015-07-28 12:00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에너지를 딱 잘라 거절하자!

    그런데.. 그것이 그리 고통스럽지 않으면 어쩌지?

    여럿이 신나게 같이 하면 별로 고통스럽지도 않을 것 같은데!!

    우선 파지사유에서 하룻밤이라도 전기불과 에어컨을 꺼볼까요?

    그래도 시원하고 즐거운 여름밤이 되면.. 좀 더 진도를 나가보도록 해요.^^

    녹색다방 다음 모임은 8월 30일 일요일 오후 2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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