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철의<땅의 예찬>] 제4강 후기
자작나무
2018-11-02 01:44
353
한병철의 강의도 마지막에 접어들었다.
한병철의 책을 따라서 그가 현실 사회를 바라보는 사유체계를 따라가면서,
새털샘은 조곤조곤 설명을 해준다. 특히 이번에는 독일 낭만주의가 한병철의 사유에 끼친 영향을
전날까지 열심히 공부해와서^^ 설명해주었다. 감사+감동.
그리고 정말*2 설명짱.
물론 강의를 듣고 이해하는 것은 별개지만ㅎ
이번 제4강에서는 <땅의 예찬>을 읽었는데, 다른 에세이와는 달리
조금은 사상전개가 '헐렁'했기 때문인지, 수업에 대하는 마음이 편안했다.
게다가 이번에는 강의 전에 영화를 봤다.
<아노말리사>라는 스톱애니매이션인데, 영화는 같은 것의 지옥을 보여준다.
피로사회의, 감정노동에 시달리는지 어쩐지, 그의 눈에 비치는 사람들은
같은 목소리를 갖는다. 때로는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다만 출장간 곳에서 주인공은 '다른 목소리'를 듣고,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어느새 그녀의 목소리도 그가 듣던 목소리처럼 들린다.
이렇게 타자를 동일화하려는 힘은 강하다.
예쁘지도 않고, 스팩도 좋지 않고, 매력이랄 것이 그닥 없어보이는 '리사'지만
그에게 그녀는 다른 목소리다. 그것만으로도 사랑에 빠질만하다.
그러나 다시 평상으로 돌아간 그는, 같은 것의 지옥, 일상의 권태에 빠진다.
리사처럼 외국어 공부를 하면 달라질까, 노래를 불러보면 달라질까,
아주 작은 일들에도 감사하면서 살아가면 달라질까.
답은 모르겠다. 다만 그도 혹은 나도 리사처럼 다른 것에 열린 마음이 있고,
그럴려고 노력을 한다면 우리의 세계는 다양한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세계가 될지도 모르겠다.
주위의 모든 것이 타자지만, 이번 영화감상의 경험에서는
저 프로젝터가 타자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새털샘이랑 오영샘이 전날 잘 작동하는지, 검토를 했다고 하는데,
토요일에 막상 보려고 하니까, 프로젝터는 오늘 기분이라도 나쁜지, 나오지 않았다ㅠㅠ
그래서 우리는 노트북을 중간에 놓고 옹기종기 모여서 영화를 봤다.
누구는 영화 속 꼼지락거리는 손가락을 디테일까지 봤다지만,
누군가에게는 정지이기도 한,
평상시의 영화감상과는 전혀 다른 경험이어서 오랜만의 자극이었다고 하겠다.
이번 10월 한병철 읽기는 이렇게 끝났다.
오랜만에 지금 현실의 우리 고민과 맞닿은 내용을 읽어서인지,
수업이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었다.
다른 동학들도 그렇게 생각했으리라 생각.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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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다른 책들보다 사상전개가 헐렁(?)해서 한병철의 땅의예찬이 참 좋았는데...^^
노트북 가운데 놓고 옹기종기 모여 영화를 보는 모습을 상상해봤어요... 그림 좋구먼요!
파지인문학 듣지도 않으면서 댓글 달고 갑니다~
자작쌤의 11월의 토요일을 응원도 할겸!^^
가을에 만난 한병철은 '시'가 아니었을까?
이런 낭만적인 생각을 해봅니다^^
바그너와 슈베르트의 음악이 귀에 들려올 때
멜랑콜리아의 크리스틴과
아노말리사가 떠오를 것 같네요~~
아노말리사!
아...찰리 카우푸만이 감독한 거라고 해서 보러갔었는데 재밌게 봤었어요.
그리고 마침 내가 본 그 날, 그 시간에... 아트하우스 큐레이터가 영화해설을 해주더라구요. 신기해서 영화 끝나고 그것까지 듣고 왔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