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다방 탈핵 릴레이 39주차

썰매
2016-01-15 20:02
745

2016. 1. 14 (목)

빙판이 된 길을 둘째 손을 잡고 총총 걸어야 했습니다.

엄마가 그러거나 말거나 눈이 쌓여 있는 곳에 발을 집어넣느라 아이는 신이 났습니다.

버스에 올라타 실뜨기라는 것을 했는데 이건 십여분 하면 딱 좋습니다. 

열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는 것도 귀엽고, 반달눈을 하며 웃는 모습도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릅니다.

틀리면 틀리는 대로 서로 웃겨 죽습니다. 그런데 십여분이 지나니 “또 해?”라고 저도 모르게 물어봅니다.

여기까지 따라와 준 것이 어딘데 ...결국 내리기전까지 멀미나도록 실뜨기를 하고 내렸습니다.

20160114_2.jpg

세월호 분향소에 들렸다 가니 5분정도 늦었습니다.

오늘은 어째 한가한 분위기입니다.

녹색당에서 두 분만 나와 계시네요.

찬바람 불어대는 거리에 사람들 반응도 그러해서 전단지 돌리며 큰 목소리를 내보고자 했지만, 입이 얼어 발음이 샙니다.

누군가 탈핵이 뭐냐고 묻습니다.  들어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낯선 단어인데, 여전히 탈핵은 많은 사람들에게 먼 얘기,

상관없는 얘기, 딴 나라 얘기인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저한테 재생에너지도 그저 말뿐인 것처럼 들리는데, 공부를 하다 보면 달라지려나요.

20160114_8.jpg

아이는 옆에서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이내 화단에 있는 모래로 놀이를 하느라 전단지를 제게 넘겨버렸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들고 온 자동차를 꺼내 저렇게 놀았고, 저는 탈핵신문에 난 관련 도서 기사를 읽게 되었습니다.

거절하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지만, 마이크를 잡.고.야 말았습니다. 채상근 님의 『사람이나 꽃이나』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날이 너무 추워서 떨리고 뭐고 할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니깐 얼어서 읽은 것이지요..

(관련 기사입니다. http://nonukesnews.kr/678)

20160114_3.jpg

20160114_5.jpeg

한 젊은이가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와 전단지를 받아갔습니다.

그리고는 잠시 뒤에 다시 돌아와 전단지 한쪽에 붙어 있던 탈핵동참에 연락처를 적어 갖고 왔습니다.

우리는 서로 고맙다고 인사를 나누었는데 참 따뜻했습니다.

지금 다시 말하고 싶군요.

저는 당신이 많이 고마웠고 힘이 났습니다.

20160114_7.jpeg

문탁에서 함께 해 주어서 꾸준히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이상희님이 말씀해 주셨어요.

추운 날 혼자서도 잘 놀아 준 아이 덕에, 한 시간 다 채우고 왔습니다.

20160114_6.jpeg

그리고,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소녀상을 만나고 싶어 들렸다 왔습니다.

이날은 어떤 단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었고, 경찰들은 그 자리를 차지해 버렸습니다.

실제로 본 소녀상이 너무 작고 어려 보여서 순간 아이 손을 더 세게 잡았습니다.

저는 그저 꿀꺽꿀꺽 울음을 삼키기만 하는 것 같아  힘이 듭니다.

 

아.....마무리를 해야 하는데...여하튼 잘 다녀왔습니다.

댓글 3
  • 2016-01-15 20:28

    저희는 썰매님 덕분에 고맙고 힘이 나요!!! 

    훈남 아드님의 미모는 나날이 출중해지고 있으니

    아이돌 만들어 탈핵운동 해봅시다★

    두루두루 고맙고 감사합니다.

  • 2016-01-15 23:57

    아이 데리고 여러모로 수고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2016-01-19 20:27

    며칠 전 아이가 딸기를 사달래서 사러갔더니, 가게 아저씨왈 지금이 딸기가 제일 맛있는 때라고 하시더군요.

    전기를 듬뿍 머금은 딸기가 맛있다니 누구의 말을 빌려 우리는 전기를 먹는 것이 맞는가 봅니다.

    오늘도 전기를 먹으며 전기중독 사회를 멈추자고 기도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 아들내미 정말 듬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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