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마을 인문학] 두번째 강의 후기

미지
2019-03-20 18:27
333

두번째 강의 후기 입니다. 일주일의 절반이 지나가는 시점에서 오늘을 넘기면 안될꺼 같다는 생각에...^^

3월 인문학 강의전에 무척 궁금한 점이 있었다. ‘여기 사람들은 왜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걸까?’

나는 작년 10월에 파지사유 옆집에 자리를 잡았다. 우리 집 창문에서는 문탁에서 사람들 공부하는 모습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밤낮으로 주말에도 모여 있는 모습을 보고 저기는 무엇을 하는 곳일까 궁금해하다가, 문탁
홈페이지를 발견하고는 우와~~이런 곳이 있었네^^ 신세계를
만난 것처럼 바로 인문학강의를 신청하게 되었다. 첫 달은 고등학교 세계사 시간 같은 중국의 근현대사를
무난하게 마쳤다. 문제는 두번째 달부터 시작되었다. 식인의
형이상학이라모르는 단어투성이고, 유식한 사람을 위한 책인
것 같아서 멘붕에 빠지고 있었다. 내가 이걸 왜 읽고 있을까?
생활에 도움도 안 되는 것 같은데사람들은 왜 이런 공부를 하는 걸까? ,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까지 지식을 쌓는 공부는 지겹도록 한 터라, 또 공부??? 사실, 책 내용이 어려워 불만 섞인 목소리 시작했지만, 내가 인문학강의를 계속하느냐 마느냐 문제에 부딪히게 되었다.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왜 공부하는지.. 이게
내 삶에 도움이 되는지..(참고로 나는 책은 소설책 정도, 그리고
전공서적밖에 안본 인문학 무식자였음). 그런데, 3월에 문탁 네트워크가 사랑한 책들을 한다는 애기를 듣고 의문점을 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강의를 신청했다. 마음씨 좋으신 자누리쌤의 책선물을 받고 탄력을 받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탄식을 끝없이 이어졌다. 단순히
서평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을 넘어 문탁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까지 볼 수 있는 책인 것 같았다. 문탁에 모인 사람들은
인생에서 마주하게 되는 문제점을 화두로 삼고, 이것을 해결하려고 공부를 하며, 자신의 삶에 적용하며 살고 있구나... 심지어 실험까지 감행하는 행동파들이었다. 이들의 삶이 풍성해
보였고 흥미진진해 보였고 끈끈하면서 밀도가 높아 보였다. 그래서 이곳이 더 궁금해졌다. 더 파고들면 내가 했던 질문에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2강의 후기로 돌아가서..

두번째 파트 핵심 키워드는 마을경제’, ‘’, ‘마을 작업장’, ‘선물이다. 모두 다 생소한 단어들이다.
선물 빼고.. 하긴, 인문학 공부 시작하면서
익숙한 단어가 있었던가…^^

나이가 들어가고 정치가 내 삶의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면서부터 이것저것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불만만 쏟아내는
내는 것.. 그리고 투표하러 가는 것.. 딱 거기까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요쌤은 사회에 대한 불만을 넘어서 내가
믿고 있는 것이 맞는 걸까? 답답한 현실에 대해서 스스로 공부해서 대안을 찾아보고 싶었다고 한다. 역시 행동파셔^^;;  바야흐로 9년전쯤 문탁의 화두는
마을경제였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고전을 읽다가 갑자기
경제문제로 방향이 바뀌었던 계기를 못들었네요? 기억이 안나는건가? 어쨌든, 분명 자본주의 사회에 회의를 느낀 몇몇 분들(요요쌤같은…^^)이 문탁에 모이면서 또 하나의 화두가 정해졌을 것 같긴 하다.

20104월 경제세미나의 시즌1
선물세미나였다고 한다. 모스의 증여론에서 나온 선물의 원리는 지난번 문탁쌤도 강조했다시피, 문탁의 반석이 되는 원리라고 하셨다. 상호호혜성의 원리에 따라 선물을
주고 받으며 관계를 키워가는 사회.. 태고사회의 모습이라고 한다. 지금의
타산적인 자본주의사회와는 전혀 다른 사회가 존재했다고 한다. 나는 이 원리를 자누리쌤을 통해 확실히
인지하게 되었다. 자누리쌤은 3월강의를 앞두고 나에게 이
책을 선물해 주셨고, 이렇게 넙죽 받아도 되나 살짝 부담스러웠지만 내심 기분이 좋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삶의 형태를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게 되었고,
그 모습이 좋아 친구에게 같이 강의를 듣자며 이 책을 선물했다. 아쉽게도 주부인 친구가
토요일마다 일산에서 오는 것은 무리가 있어서 강의를 함께 하는 것은 포기했지만, 친구와 함께 이런 삶을
꿈꾸며 한참을 카톡으로 수다를 떨었고, 첫 강의가 시작되었을때는 뭔가 모르게 자누리쌤이 더 가깝게 느껴졌다^^;; 이러한 선물이 관계를 더욱 더 끈끈하고 가깝게 만드는구나.. 느꼈던
순간이 있었다.

시즌2 핵심은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이였다. 수만년 인류 역사에서 자본주의
사회로 산 것은 고작 몇 백년에 불과한 것이라고 충분히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고 알려주는 책이라고 한다. 문탁의
화두가 마을경제에 집중되면서 공동체 화폐 마을 작업장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문탁 사람들은 시장의 원리가 아닌 비시장의 원리로 구성된 세상에서 살아 보기 위한 작은 움직임을 시작한 것
같았다. ‘이라는 것..
책으로만 읽었을 때는 화폐와 다른 점이 무엇인지 구분하기 힘들었다. 요요쌤의 강의를 들으니
복이라는게 참 신기한 것 같았다. 새로운 일거리를 재생산해내는 창조의 머신같았다. 물건이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 넘어가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소비자가 다시 생산자가 되는 순환의 원리가 이루어지고, 둘의 관계가 끈끈하게 이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서로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해주는 새로운 경제형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한다 

시즌 1,2를 거쳐 시즌 10 넘어서까지 마을 경제세미나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새롭게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읽고 생각하며 의견을 나누고 대안을 찾고 있는 것 같았다. 2강파트를 읽었을때, 처음 든 생각은 '이러한 것들이 현실에서 잘 이루어질까?' 결과론적인 질문을 했었다. 요요쌤은 계속 시행착오를 겪으며 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조금씩 자본주의 내부에서 균열을 열심히 내고 있는 것 같았다. 뚜버기쌤의 말처럼 사람들이 함께 리듬에 맞추어 발 빠르게 춤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잘 되고 있느냐 결과론적인 질문에 앞서 이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의 과정이 있다는 것을 있다는 것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이였다. 

인문학강의 4개월차가 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문탁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단순히 공부만을 위함이 아니고, 함께
공부하고 생각을 나누고 대안을 고심하며 웃을 수 있는 친구가 있어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탁쌤과 요요쌤이 강조하셨던 친구가 있기에 문탁이 있다고 하는 말을 퇴근길 집앞 골목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반갑게 웃으며 인사하는 순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매일 회사와 집만을 오가며 척박한 삶을 살고 있는 나에게 문탁과 파지사유는 새로운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토요일 아침 잠을 포기하고 와서 몽롱한 상태로 강의를 들어도, 이어지는
점심과 사람들과의 수다가 있기에 나는 또 그곳을 찾아가고 있다^^


이것으로 두번째강의 후기를 마칩니다~

댓글 7
  • 2019-03-20 18:45

    와~ 이 글 알라딘이나 교보문고 게시판에도 올려주면 좋겠어요^^

    • 2019-03-21 13:08

      아하하하~ 홍보 글 좀 올려볼까요?ㅋㅋ올리기에 너무 서툰 글이라..^^;;

  • 2019-03-21 00:24

    짝짝짝 ~~~~msn025.gifmsn025.gif

  • 2019-03-21 11:01

    마음이 훈훈해 지는데요

    요요샘 강의 듣지 못해 아쉬웠는데~  후기 선물 감사합니다.

  • 2019-03-21 11:54

    미지쌤이 지난 일욜 옆집이라고 딸기를 선물하셔서 텃밭가서 풀었네요^^

    감사해요~

    • 2019-03-21 13:10

      아~딸기~ 마트에서 장보고 싸길레 여러개 샀는데~ 마침 파지사유에 사람들 모여있길레~

      근데 집에와서 먹어보니 엄청 맛나진 않아서...또르르...^^;; 그래도 맛나게 드셨지요?ㅋㅋ

  • 2019-03-21 14:31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미지님.

    옆집 사람이라 더 반갑다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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