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 3회차 후기

메리포핀스
2021-11-25 02:36
415

  야나기다 세이잔의 <달마>가 3회차로 끝났다. 언제든지 감동받고 희열을 느낄 준비를 하며 책을 피지만 불교관련 서적은 항상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지만 변화가 없는 건 아니다. 어떤 책보다 훨씬 마음의 움직임이 출렁이며 일상의 변화가 있으며 편안해짐을 느낀다. 달마라는 인물은 배 볼록에 눈 튀어 나오고 수염이 덥수룩한 투박한 이미지에 왜 왔는지는 모르지만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나 갑자기 9년 동안 면벽을 했다? 뭐 이런 정도로만 어디선가 웅성웅성하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달마>에서의 달마는 그 인물의 진위야 어떻든 중국의 격의불교라는 진흙 위에 선(禪)이라는 꽃을 활짝 피울 수 있는 씨앗을 뿌린 초조여야만 했던 건 확실한 것 같다. 달마의 가르침은 이입사행론이라지만 본래무일물이나 본래면목의 함축적 의미인 안심이나 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벽이 본다라는 전도된 벽관의 의미가 더 다가온다. 그 의미를 완전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일상에서 새록새록 곱씹어야 할 것 같다.

  <달마>를 읽고 나에게 묻는다.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 조주는 답한다. 뜰 앞의 잣나무라고. 어쩌면 이런 얼토당토한 답이 맞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망상이라며 ‘할’ 소리가 날아들지언정 일단 달마가 내게 던진 파문을 조용히 관조해 보고 싶다. 책을 덮으며 마치 사탕 한 번 핥고만 것같은 아쉬움이 남는 건 왜일까! 요요샘이 권하신 말씀처럼 해설을 빼고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 인도는 못 갈지언정 중국의 돈황석굴이라도 가자, 돈황석굴은 못 갈지언정 양양이라도 가자라고 세미나에서 이야기 나눴듯이 양양부터 돈황석굴, 인도까지 쭉 갈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

다음주는 <깨달음과 역사> 1장까지입니다.~~

댓글 4
  • 2021-11-25 15:06

    저는 감동은 뒤로하고 뭔말인지? 메시지 찾기에 급급한 읽기였다는 생각에, 본문만 다시 읽어보니 전에 읽었던 선문답들도 떠오르고... 암튼 느낌이 다르네요!

    달마에 정이 들었다는 도라지샘 말씀에, 손절을 외쳤던 게 좀 부끄럽네요ㅠㅠ

    무언가 얻으려고만 읽고, 잡히지 않으니 책 탓을 하는 이 어리석음이....

  • 2021-11-25 23:35

    네네~ 어디든 갑시다~
    양양 찍고 인도도 가고. 그참에 열반까지 고고~ ㅎㅎ^^

  • 2021-11-26 17:25

    좋네요..그참에 열반까지 고고..ㅋㅋ 그러고보니 그날 갔던곳이 양양이었다는 ㅎㅎ

  • 2021-11-28 21:23

    지난 주 세미나에서 자작샘이 추천한 넷플릭스 <지옥>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주중에는 일산에서 아버지 밥챙겨드리고, 주말에는 어머니 병원에 다녀오는 등 바삐 지내다 보니 아직도 못봤네요.

    이번주엔 짬을 내서 챙겨 보려고요. 보고나서 자작샘이랑 좀더 깊이있는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네요~ㅎ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241
<공과 선> 시즌 3 에세이데이 후기 (4)
미르 | 2022.01.01 | 조회 348
미르 2022.01.01 348
240
2022 영성탐구 - 공성과 보리심 <람림:깨달음에 이르는 길> (11)
관리자 | 2021.12.28 | 조회 2676
관리자 2021.12.28 2676
239
<공과선> 시즌3 후기 (6)
데자와 | 2021.12.28 | 조회 295
데자와 2021.12.28 295
238
<공과 선> 시즌 3 후기 (3)
미르 | 2021.12.27 | 조회 334
미르 2021.12.27 334
237
<공과 선> 시즌 3 에세이 2차 (6)
미르 | 2021.12.25 | 조회 385
미르 2021.12.25 385
236
<공과선 시즌3>에세이초안 후기 (1)
윤슬 | 2021.12.24 | 조회 353
윤슬 2021.12.24 353
235
<공과 선> 시즌 3 에세이 1차 (6)
미르 | 2021.12.18 | 조회 390
미르 2021.12.18 390
234
깨달음과 역사 3회차 메모 (8)
미르 | 2021.12.10 | 조회 384
미르 2021.12.10 384
233
<깨달음과 역사> 2회차 후기 (5)
라라 | 2021.12.07 | 조회 366
라라 2021.12.07 366
232
깨달음과 역사 2회차 메모 (8)
미르 | 2021.12.05 | 조회 356
미르 2021.12.05 356
231
[깨달음과 역사] 1회차 후기 (4)
오이도 | 2021.11.30 | 조회 411
오이도 2021.11.30 411
230
깨달음과 역사 1회차 메모 (9)
미르 | 2021.11.26 | 조회 382
미르 2021.11.26 382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