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다방 동네탈핵릴레이 6주차 - 누구라도 시작해!

콩세알
2016-09-19 19:08
784

"사람이 많아야 힘이 나지!'라는 스마일리님의 지난 후기의 결론을 보며

나는 뭐라고 해야하나 잠시 고민합니다. 8일 오후 4시 시위의 적절한 제목은 뭘까나....ㅋ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게시판으로 소식을 들으며  언젠가 한번 가야지라며 벼르던 깨알님이 사서까페후 예정도 없이 합류하시고, 플랭카드랑 전단지 챙겨오라는 문자를 받고서야 오늘 제 파트너는 달팽이님이라는 걸 알았습니다.ㅋ 이런 무심함이라니...

아무튼 8일 집회는 지난주와 무척 비교되는 단촐한 친구 3명이 로얄스포츠센터앞에 섰습니다.

다른 날과 달리 저녁 6시에 같은 장소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승인 반대' 기자회견이 잡혀있어 특별히 예쁜 초대장을 뿌렸습니다.

지난 주에 많은 시민들이 서명에 참여해주셔서 뿌듯해 하셨는데  이번에는 참 차갑습니다. 저에게만 그랬을까요?

전 이상하게 제 나이 또래 아줌마들의 쌀쌀함이 더 무겁게 느껴집니다. 아저씨들은 버릴 지언정 내미는 손을 거절하지 않는데 아줌마들은 특히 쌩합니다. 강연회를 오시는 분 대부분이 아이를 둔 엄마들인데 전단지를 거부하는 사람들도 엄마들입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가면서 말이라도 걸라치면 더 바삐 아이 손을 잡아끕니다.... 결국 초대장을 다 전하지도 못했습니다. 문득 여울아님이 보고싶었습니다. ㅋ

시민들에게 전하는 초대장... 의미는 좋았는데 어떤 기자회견인지 왜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보니 내미는 손이 자꾸 어색했습니다.

30초이상 제 말을 들어주실 분들도 드물고  짧고 굵게 설명하기도 잘 안됩니다. 급한대로 용인환경정의 이정현쌤께 기자회견문 복사부탁하고 죽전역까지 가서 50장을 받아왔습니다. 1시간의 시위동안 왔다갔다 하다보니 30분이 후딱 지나갔지만 다행히 달팽이님과 깨알님이 올리브영앞을 지키고 계셨지요. 언제나 에너지 넘치는 달팽이님과 오래 서있기에 불편한 몸임에도 마음을 내어 주신 깨알님, 사람이 많지 않은데다 건널목 건너가서 초대장을 나누다보니 셋이 함께는 아니어도 둘이 함께하는 것도 사진에 담지 못했습니다.

CAM00545(640x360).jpg

개인적으로 저는 저녁에 있을 기자회견 생각으로 1인시위에는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여러 단체, 여러 명의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건 어떤 방식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가 요즘 저를  멈추게 하는 문제입니다.

함께 소통하기 위해 밴드를 만들었지만 글을 올려도 별로 보지 않고 의견을 내어도 댓글이 별로 없습니다.

기자회견은 정해놓고도 진행에 대해서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난감하죠.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계속 한두명만이 말하는 게 점점 싫어지는데 그렇다고 그냥 놔두기에도 답답합니다. 목마른 놈이 우물을 파야하는 건 맞지만 목마른 놈이 너무 설치는 것도 문제인듯 싶기도 해서 ㅠ 다같이 목말라서 시작한 일이라 생각했는데 목마른 정도의 차이일까요? 방식의 차이일까요? ㅎ

아무튼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전 편하게 댓글 없는 건 별다른 의견이 없어 어느쪽이든 좋다는 얘기거나 뭔가 부족하지만 딱히 다른 대안이 없기에 어떤 결정에도 따르겠다는 의미로 해석했습니다. 사실  녹색다방에 대한 의지가 가장 크게 작용한 현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ㅋㅋ

릴레이 시위를 마치고 기자회견 준비도 해야할 것 같아 잠시 달팽이님과 커피도 한잔 했지요. 깨알님은 시위끝내고 계속 있기엔 무리라 먼저 가셨습니다.

달팽이님이 탈핵시위에대해 좋은 아이디어 없냐고 웃으며 말합니다.

시민들의 눈길은 붙잡는 방법...뭘까요? 사케르탈은 언제나 눈길을 붙잡습니다. 그러나 참 잠시지요.

잠시라도 가던 길 멈추고 뭔 시위인지 보아주면 좋을련만 탈만 신기해 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시위도 즐겁게 축제처럼 해야한다는 말을 들은 지 꽤나 오래됐지만 돌아설 때면 전 더 큰 허무감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시위가 저항이 아니라 시위하는 자인 우리을 위한 위로(?)같기만 한 것 같아서... 뭐라도 하고 있다!

'제발 쫌!! 멈춰'라는 간절함을 담고는 있나... 변화를 갈망하나...

근데 또 위로면 어때라는 생각도 들고 또 뒤집어서 "뭐라도 하고 있다! 뭐라도 하자! 누구라도 시작해!"만큼 확실한 저항이 있을까요? 지금 이 시기에?

마음이 왔다갔다 합니다. 더 좋은 방법이 있나? 누가 귀를 기울이던 아니던 시위하는 사람들만이라도 자신의 목소리를 온전히 담아 토해낸적이 있을까. 머릿수 채우기위한 집회가 아니라 내 목소리를 외치는 집회의 방식...우리는 하고 있는 거 아닐까요?

누구라도 시작하고 멈추지 않는다면 수지로얄스포츠센타앞에서 우리의 이야기가 쌓여간다면 예상할 순 없지만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것은 아닐까요?... 녹색다방의 탈핵릴레이에 다 같은 마음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함께 하고 계속 이어가고자 하는 그 마음... 그마음이 자꾸 우리를 움직이게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시작했기에....

*사진을 못찍어 저녁 6시 기자회견사진 2장 올립니다.^^

P1280550(640x481).jpg

댓글 3
  • 2016-09-19 20:17

    비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듯이

    우리도 그런 마음으로 탈핵집회를 계속하면 되지 않을까요?

    계속 뭔가 하다보면 어느날, 멋진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도 있고,

    그러면 그것을 또 저지르면 되지요.

    뭐.. 근사한게 떠오르지 않아도 

    일단 매주 한 시간, 그 시간 만큼은 할 수 있는 만큼 즐겁게 해요.^^

    (열흘 정도 밖에 지나지 않은 기자회견이 마치 옛날 옛적 일처럼 느껴지네요.^^)

  • 2016-09-19 23:52
    저도 마음이 왔다갔다 합니다..
    내가 왜 어느날부터 이런 (피곤한) 일을 하고 있지...그만둘까...?
    근데..그만두고 뭐하지...? 그러다가 다시..
    제가 나가기로 한 목요일이 또다시 다가옵니다. ^^
    콩세알샘 글을 읽다가...여러가지가 궁금해집니다.
    내가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참을 수 없어서, 뭐라도 하는 게 저항이랑 다른건지.
    저항이란 내 말 안들어 준다고 테러를 벌이거나
    지금 당장 힘있는 정치권력에 의존하는 것과 같은 것들을 말하는 것인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다만
    저는 아무것도 모르던 제가 처음 탈핵에 대해 생각했던 때를 떠올립니다.
    대체...밀양이 뭔지, 문탁은 또 뭔지, 공부라는 건 뭔지, 녹색당은 뭔지, 같이 산다는 건 뭔지...
    지금도 잘 알진 못하지만, 그런 걸 아주 천천히 조금씩 알아나가면서
    세상을 보는 나의 시선이 달리지고, 스스로의 삶도 조금씩 더 달라져왔습니다.
    거리에서 탈핵시위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한번 듣는다고 해서
    사람들의 생각이 당장 달라질거라고 생각하진 않아요...그럴 수 있을까요?   
    하지만 그 모습이 어떤이들에게는 어떤 촉발점으로 다가갈 수도 있지 않나...
    저부터도 내가 스스로 잘나서...어느날 저절로 지금처럼 탈핵에 관해 생각하게 된 게 아니고,
    어느날 저도 분명 거리에서 그 누군가들의 모습을 스쳐지나갔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그래서...그리고 그만해봐야...뭐...별달리 다른 할일도 없으니깐...
    저는 또 요번 목요시위에 나갑니다. ^^
    하지만...조만간...또...분명...그럴겁니다..에이씨 ..그냥..그만둘까..
    ㅎㅎ

  • 2016-09-21 20:30

    지진으로 연일 난리인데

    원자력에 대한 공포가 멀지 않은 것 같은데...

    힘 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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