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인연
토용
2023-07-26 23:30
350
한 아파트 단지에서 20년 넘게 살고 있습니다.
오래 살다보니 맺게된 소중한 인연이 있습니다.
큰 아이 두돌 지나 이사온 아파트에 아는 사람 한 명 없이 집콕만 하다가 큰 애를 유치원에 보내면서 알게된 인연이지요.
아이를 제 아이와 같은 유치원에 보낸, 옆 동 사는 엄마였어요.
전 연년생 남매였는데 신기하게도 그 집도 연년생 형제를 키우고 있더라구요.
연년생 키우기의 고단함으로 대동단결하여 매일 놀이터로, 친구집으로, 저희집으로 정말 자~알 놀았지요.
그러다가 그 집이 미국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원래 그 친구가 교포였거든요.
아이들도 저도 섭섭함은 이루다 말할 수가 없었지요.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요.
그 친구 친정 부모님이 저와 같은 동에 살고 계셨기때문에 영영 이별은 아니었지요.
그 친구는 친정 부모님이 편찮으실 때마다 한국에 왔어요. 외동딸이었거든요.
미국에서의 삶도 부침이 많았고(에휴 이건 말로 다 못해요. 맘도 아프고 ㅠㅠ)
부모님 편찮으실 때마다 왔기때문에 맘 편히 밥 한번 제대로 못먹었지요.
10년 전 친정 어머니께서 먼저 돌아가시고, 지난 달에 아버지도 돌아가셨어요.
장례 치루고, 유품 정리하고, 이런저런 일처리 하느라 바삐 다녔는데, 이번 주 일요일에 귀국을 한답니다.
부모님 집 정리하면서 내놓은 접시와 컵 몇 개 얻어왔어요.
사실 꼭 필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저와 돌아가신 할아버지와의 인연도 20년이고,
이웃사촌에 친구 아버지인데 좀 무심했었나 하는 후회도 되고.....
쓰시던 그릇 보면서 할아버지도, 친구도 한 번씩 생각하려고 가져왔어요.
이제 친구 얼굴 보기 힘들것 같아요. 한국에 올 일이 없잖아요.
친구는 언제 미국에 올거냐고 하는데, 그게 쉽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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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키우다보면 시절인연 맺는 일이 종종 있쟎아요~
토용샘 글을 읽으니 저역시 놀이터, 아파트, 유치원, 학교에서 스쳐간 많은 인연들이 생각나면서 보고 싶고 궁금 하기도 하네요~
그릇받아오셨다니 좀 뭉클해요~^^
토용님도 그 친구분도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석별의 정이 도탑군요.
저도 얼마전에 친구 아버님 재 지내러가서
트랜지스터 라디오 유품을 얻어왔어요
제가 스마트폰으로 듣는 📻 오디오 소리가 싫어서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구하고 싶었는데 딱! 나타났어요
주역세미나 발표회에 못오게 하신 그 친구분네군요
그 할아버지 이야기 가끔 들었었는데 돌아가시고 친구분도 떠나고 그래도 참 오랜 인연인데 마음이 좀 그렇겠어요, 토용샘...
그렇지요? 아이를 함께 키우며 맺은 인연은 참 오래가요...
또 볼 날이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