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을 보라!

요요
2018-08-29 11:17
419

오늘은 8월 한 달 방학 중인 한문강독팀의 예비소집일!

다름 아닌 파지사유 청소일이었습니다.

어제 자작나무샘과 둘이서 청소하자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터라

파지에 일찍 나왔더니.. 

아니! 우렁각시 콩땅이 일찌감치 나와 청소를 거의 마쳐가고 있더군요.

자작나무님은 할 일이 없나.. 둘러보다 커피머신을 조립하기 시작하더니

당황한 목소리로 저를 불렀습니다. 커피 머신이 작동을 멈추고 뭔가 메시지가 뜬 거죠.

처음 보는 메시지 에러 05번이었습니다.

머신을 껐다 켰다 우리가 난리를 치는 동안

콩땅은 침착하게 수원으로, 본사로, 분당센터로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합니다.

전화로 받은 지시에 따라 이런 저런 조치들을 해보고 나서 단호히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건 석회 때문에 뭔가 막힌 것이다!

AS기사를 불러야 한다!

머신이 작동이 안된다고 하자 너도 나도 한마디씩 보탭니다.

인디언 왈, 요즘 라떼를 내리면 우유가 반 밖에 안나오더라.

지금 왈, 어제도 그제도 뭔가 기계가 이상했어.

아.. 그랬군요! 

기계는 뭔가 돌봐달라고 계속 사인을 보냈는데 우리가 그걸 몰랐던 거였습니다.

AS기사님이 와서 수리를 하면 출장비가 4만 몇천원이 든다는 소리를 들은

콩땅 얼굴이 사색이 됩니다.

그러더니.. 직접 센터로 기계를 들고 가겠다고 합니다.

그때 걸려온 둥글레의 전화.

콩땅은 수요일이 둥글레 출근일인 걸 알고 둥글레에게는 알리지 않으려 했건만

결국 둥글레가 이 소식을 알게 된 거지요.

둥글레의 조언은 이랬습니다.

센터에 기계를 들고 가되, 절대 혼자 가지 마라. 혼자 4층까지 기계를 들고 가는 건 아니더라.

누구, 같이 갈 사람??

콩땅의 외침에 호응하여 나선 또 한 사람, 바로 자작나무님이었습니다.

사임한 전직 큐레이터 콩땅의 위엄있는 호소를 자작나무 또한 외면할 수 없었던 거지요.

각자 나름대로 오전 일정이 있었을 두 사람은 

담담하게 기계를 들고 총총히 파지사유를 떠났습니다.

이 모든 상황의 전개를 지켜보고 있던 은방울 키친의 게으르니는

점심밥당번들에게 인수인계를 마치고 공부방에 올라 와 무심한듯 툭 던집니다.

"참, 아름답군요!!"

네, 우리 자율카페 맞습니다, 맞군요!

댓글 6
  • 2018-08-29 13:14

    우왕. 이사람들을 보라

    아직도 고치느라 파지사유에 도착 안하셨네요. 이사람들과 커피기계도..

    이 사람들! 감사합니다.

  • 2018-08-29 14:34

    와! 재밌다. ^^

    '이 사람들' 덕에 문탁에 자꾸 가고 싶어지나 봅니다. ㅎㅎ

  • 2018-08-29 18:42

     그런 일이 있었군요.

    콩땅이 일을 따라댕기는 건지

    일이 콩땅을 따라댕기는 건지..ㅋㅋ

    전 큐레이터와 현 큐레이터 모두 고생하셨네요.

    내일 감사히 커피 마시겠습니다^^

    먼가 이상하면 잘 들여다봐야겠네요.

    고맙습니다~

  • 2018-08-29 20:49

    한문강독팀에서 공부하면 '이 사람들' 처럼 됩니다. 저만 빼고요^^

    파지 청소인줄도 모르고 죄송합니다. 


  • 2018-08-30 11:33

    어제 제가 콩땅에게 말했습니다.  이제 너의 운명을 받아들여야하지 않겠느냐고...ㅋㅋㅋ

    콩땅!  자작샘! 두 분~~ 넘 감사해요~~ 전날 제가 에어를 빼는 시도를 할때까지도 그러지 않았는데...기계도 사람을 알아보네요!  호호홍!

  • 2018-08-31 10:07

    알흠다운 분들에게 감사감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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