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유전자 1~3장 후기

우연
2012-05-08 09:09
4395

4번의 세미나가 끝났다.

느낌은 매번, `음~~~~  나 오늘 뭐했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 이다.

 

개체 단위의 진화론을 더욱 밀고 나간 도킨스의 유전자 단위의 진화론은 새로웠다.

유전자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우리몸이 survival machine으로 작용한다는 사실과

오직 유전자만이 진화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마치 한권의 SF 공상과학 소설을 읽을 때와 유사한 흥미로움을 선사한다.

스스로를 불멸의 존재로 존속시키기 위하여 생명체라는 생존기계를 만들어내고

그 생존기계를 매개로 유전자 pool에서 안정된 유전자의 빈도수를 조절해 간다는 저자의 논리는 강한 기계적 유물론의 느낌을 풍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체의 이타성 마저도 유전자의 생존을 위한  이기성으로 별 무리없이 설명되어지는 논리의 일관성이 꽤 신선하였다.

 

이타성이란 무엇인가? 이타성은 과연 존재하는가?

저자에 의하면 이타성이란 유전자의 자기생존확률을 높이는 방법 중의 하나로 나타나는 현상이란다.

, 인간의식의 고매한 도덕성을 추구하는 점잖은 사람들에게는 강한 거부감을 일으키는 발언이겠지만

이타적인 것이 결국은 이기적인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사실은 어줍잖은 사회도덕을 들먹이는 것보다

훨씬 정직한 아름다움 아닌가

비록 유전자가 자기가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취한 행위라 할지라도

``에게 도움이 되는 경계도약과 경계음, 꿀벌의 벌침, 모성애 등은 철저하게 정직한 이기주의에 바탕을 두기에 더 오래 존속되며

그 진실성에서도 어설픈 이타주의보다는 더 설득력을 지닌다.

행위자보다는 수익자에게 더 많은 생존기회를 부여하는 이타주의가 근원적 이기주의라하여 평가절하 될 이유는 또 무엇인가?

근친 간에 작용하는 강한 자기 희생성이 결국은 자신의 복제 사본을 더 많이 유지, 생존시키기 위한 이기적 유전자에 의한 확률게임이라는 6,7장의 다음 이야기가 자못 궁금해진다.

 

세션님은 저자의 논지 자체가 이해 혹은 공감되지 않아 책읽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는데 난, ~~ 글쎄?

물론 책 전체에서 풍기는 기계적 유물론과, 승리 유전자의 자기복제과정으로 생명체를 설명해 내는 방식에 동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대 생물학의 논란에 무지한 나로서는 도킨스의 새로운 시각이 상당히 참신하였다.

 

지난 책은

다윈 개인에 대한 무한 숭배와 창조론자에 대한 경멸,

더불어 현대 과학자들을 싸잡아 매도하는 멸시에 가까운 저자의 편협한 시각 때문에

다윈 이론 그 자체에는 집중하기 어려웠었다. 짜증을 넘어 화가 날 지경이었으니까.

이 책을 읽고, 지난 80~90년대의 생물학의 논리가 도킨스의 이 책과 같은 논지로 흐르고 있었다면

`종의 기원` 저자의 신경질(?)에 가까운 비판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겠다는 생각은 든다.

--`종의 기원` 출판연도가 도킨스의 유전자설이 정설처럼 여겨지던 그 무렵이 아닌가 한데.--

(도킨스의 입장에 비판의 여지는 충분히 많다. 세션님이 흥분하는것도 당연하다고 본다.)

 

생명체의 실체를 Gene의 유전의 역사로 보지 않고

우주에 존재하는 精, , 神의 蔭陽五行으로 파악하는 동양의학의 氣사상에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있는 나로서는

사실 이기적 유전자의 사실 여부에 그닥 큰 관심이 없다.

이번 생명에 관한 세미나가 끝나고 나면

세상의 氣의 흐름이 어떻게 Gene과 결부되어 작용하는가에 대해 논문 하나 써볼까나? ㅎㅎ

 

p.s. 세션님은 그것과 그건 다른 문제라고 했으나 동,서양에서 생명의 논리가 다르게 전개 되었을 뿐 결국 생명에 대한 문제이다.

접합점을 찾으려는 시도는 다른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책의 논지에서 벗어나기에 난 그저 입 다물고 있었을 뿐이고)

물론 다윈의 진화론적 관점에서 본다면 전혀 다른 문제일 수는 있다.

근데 우리는 왜 다윈의 진화론적 관점에서 생명을 바라봐야 하는가?

 

 세션님, 우리 계속 다른 이야기 하고 있지요? ㅋㅋ

근데 세미나 중 너무 흥분하지 맙시다.  워~~ 워~~

 

 

이기적 유전자 1~3장 발제분 첨부합니다.

댓글 2
  • 2012-05-08 14:33

    이렇게 후기 잘 쓰시면서 지난 번엔 왜 안 쓰셨죠?

    저는 샘이 후기 쓰시기 싫어하시는 줄 알고 제가 그냥 후딱 올렸거든요.

    담부터는 저랑 발제 겹치시더라도 선생님이 후기 모두 올리세요^^

  • 2012-05-08 17:56

    못다한 이야기 하나.

    동물 행동학 안정화 전략 ESS에 의하면

    남을 속이는 거짓 행위는 진화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로  (이에 대한 근거는 본문속에 흥미롭게 기술되고 있다)

    참 된 행위자보다 거짓 행위자의 생존가능성이 훨씬 낮다. 

    거짓말로 남을 속이고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내면의 욕구를 가진 인간들이

    한번 쯤은 생각해 볼 만한 사실이다.

    못다한 이야기 둘.

    후반부를 읽다보면 인종차별에 합당한 근거를 마련해 주고

    현재 인구과잉과 자본주의 문제점을 보수적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또한 독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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