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지사유인문학>판도라의 희망1강후기

코스모스
2019-10-18 23:44
279

강의가 끝날 때 쯤 뒤에서 토용님이 너무 다정하게 옆구리를 꾸욱꾸욱 찌르더군요.

뭔가 예감이 안좋다했는데 역시나 후기를 쓰라는~~~

문탁에서 발제하고 후기 쓴 지가 어언 5년이 넘었는데 여전히 발제와 후기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랄까요~~~

너무 늦은 후기에 대한 변명을 하자면 지난 한주 정말 너무 피곤했다고, 후기 쓸 여력이 없었다고.....

너무나 많은 일을 잘 해내고 계시는 많은 다른 친구들에 비하면 별로 하는 일도 없지만

암튼 그랬었다구요~~~

 

제게 라투르는 매우 신선하고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오래된 물건에 대해 깊은 애정을 거두지 못하는 저는,

저의 그런 마음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라투르를 통해 답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근대인은 없다라든가, 실재는 제조된 것이라든가 하는 등의 라투르의 이론은

매우 독창적일 뿐만 아니라  혁명적이라 멋져보이기도 합니다.

 

그럼 1강 '비근대적 인류학에 대하여'를 살펴 보겠습니다.

라투르의 이야기는 실재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라투르는 “실재는 제조된다”는 도전적인 명제를 던졌습니다. 이 명제는 그를 반-과학자, 반-실재론자로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자신들이 진리에 대한 절대적 확실성의 담지자라 믿는 과학자들에게 ‘제조’는 받아들일 수 없는 개념이었습니다. 과연 안다는 것은 무엇이며 왜 과학자들은 그 지분을 상당히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데카르트는 통 속의 정신과 바깥 세계를 분리시켰습니다. 라투르는 이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문제는 시작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명한 지식을 위해서는 결국 신이 필요했고 세계와 분리된 정신이 알 수 있는 것은 아주 적었기 때문에 인식론은 인간중심주의로 귀결되었습니다. 그 끝에 칸트는 보편이성을 소환합니다. 경험하는 것 이상을 알 수 있는 모델을 만든 것입니다. 이제 사람들은 자신의 정신뿐만 아니라 사회라는 감옥에도 갇히게 되었습니다.

20세기에도 지성은 어떻게 지식을 얻을 것인가를 고민했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진리의 절대적 확실성의 추구였습니다. 언어구조주의나 현상학, 신경철학등은 모두 데카르트의 전제 위에 통 속의 정신과 바깥 세계의 간격을 벌여왔습니다. 그 결과 어떠한 인식론도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절한 기능을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라투르는 정신=인간/자연=바깥세계라는 공식은 근대의 기획이라 주장합니다. 라투르는 모든 이분법적 분리의 근저에는 근대-반근대라는 이분법이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늘 자연-사물과 영향을 주고 받고, 교류하며 살고 있는데도 근대의 인식론은 사물을 인간과 분리된 지배할 수 있는 어떤 것으로 규정합니다. 그러나 근대의 기획은 ‘정화’였지만 실제 일어난 일은 정화뿐만 아니라 ‘번역’들이었기 때문에 근대의 기획은 실패한 것이라 라투르는 말합니다. 라투르는 번역작용이라는 존재들의 삶의 방식은 새대를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전근대가 아니라 ‘비근대’라는 개념으로 삶을 다시 포착하기를 바랍니다.

라투르의 실재론에서 모든 것은 지시체가 될 수 있으므로 모든 것들은 어느 방향으로든 연쇄가 가능하고 무한히 불어날 수 있습니다. 또한 순환하는 지시체는 앎을 생산하는데 관여하는 모든 사람, 사물, 기호들입니다. 나는 누군가와 관계 맺는 그 순간마다 지시체로서 즉 신호, 기호로서 존재합니다. 중간 기지국도 불확실한 사실도 없습니다.

 

세미나도 했고 강좌도 들었지만 역시 어렵고, 간단히 정리할 수 있는 내용이 결코 아니네요.

그래도 마경에서 세미나 할 때 어려워서 힘들었었는데 자누리님의 워낙 설명을 잘해주셔서 저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뭔 소린지 궁금하시면 당장 파지사유인문학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댓글 2
  • 2019-10-20 01:15

    후기 감사해요. 어쩌겠어요. 같이 마경세미나 하는 죄지 ㅋㅋㅋ
    <판도라의 희망> 너무 어렵게 읽은 책인데, 자누리샘의 명강의로 제대로 복습하고 있네요.

  • 2019-10-26 09:18

    아 후기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 코스모스샘 글을 보았네요~자누리샘의 명강의 덕분에 라투르라는 포연속에서 무언가 보일듯했는데 제 글로 쓰려니 막막하네요^^;; 늦은 후기 오늘중에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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