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키아타루 <이 나날의 돌림노래>

고은
2019-01-17 22:15
278

고은, 동은, 명식, 지원 그리고 우현이와 새은이가 함께 길드다 1월 게릴라 세미나를 시작했습니다.

사사키 아타루의 책을 읽기로 했던 건, 지원이 한참 사사키 아타루에게 푹 빠졌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때마침, 그의 새 책이 나왔는데 힙합에 관한 책이었던 것이지요.

청년페어를 준비하던 공산품 팀에서 얼핏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길드다 일이 끝나고 남은 시간에 게릴라 세미나를 하게 된 것이지요.

이 <이 나날의 돌림노래>는 최근에 나온 책이지만, 실려 있는 글은 최근에 써진 글이 아닙니다.

이 책은 그 동안 사사키 아타루가 나누었던 대담문, 대화문을 엮은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세미나 시간에 나눌 수 있는 이야기도 아주 방대했습니다. 주제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지요.

저희는 첫 시간에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요즘에는 많은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의미가 없는 것의 의미를 이야기합니다.

저희 세대에 특히 그런 식의 논리를 가지고 오는 사람이 많습니다. 주변에 수두룩 뻑뻑하지요.

사사키 아타루는 이것에 대해 분노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한마디로 카오스, 비도덕, 무근거, 비인과성, 무법, 무의미, 난센스야 말로 훌륭하고 근본적이며 '재미있다'는 사고의 덫입니다."

"'도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도덕이란 아주 당치 않지요. 그래서 비도덕적인 것이 근본적이고 보기 좋고 첨예하다고 합니다. 무슨 까닭인지 모르겠고 알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기묘하게도 니체가 그런 말을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알고 있으면 곤란하다고 할까, 대체 그것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한 걸까요?"

사사키 아타루는 니체가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해진다고 하는 것에 굉장히 분노하고 있습니다.

짧게 말하자면 '도덕'은 '비도덕'입니다. 도덕은 근본적으로 비도덕적인 것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도덕 자체는 완전히 비도덕적인 것이므로, 도덕에 비도덕으로 반기를 드는 것은 비도덕에 비도덕을 들이미는 것이지요.

그러나 곰곰히 살펴보면 오늘날엔 비판해야 할 '의미(주의)' 같은 것이 아예 없는데,

이에 대한 반기를 드는 것은 완전히 공허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은 '반'을 넘어선 '탈', 즉 새로운 창조성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것일까요?"

"새로운 도덕, 새로운 법, 새로운 근거, 새로운 이성, 새로운 의미를 창조해내는 것입니다. 그것이 창조적이고 본원적이고 근원적입니다. 니체는 이것을 말했던 것입니다."

새로운 도덕, 새로운 힘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무엇을 해볼 수 있을까요?

이 고민은 다음시간 논의까지 이어졌습니다. 

댓글 1
  • 2019-01-23 20:30

    사사키의 이런 면이 너무 멋집니다. "니체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라는 시원함, "어이, 그래도 뭔가 해야지!"라는 아저제틱한 터프함, "읽어버려야 한다"는 냉정함.. 2주만에 끝나버려서 아쉬움이 많지만.. 이 마음으로 우린 들뢰즈를 '읽어버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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