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물론 이론의 전장] 1주차 후기

김윤경
2024-01-03 23:30
454

안녕하세요. 방학 동안 재미난 신유물론에 대해 공부하려고 신청했지만,

조용히 묻어가려고  질문을 안 올려 후기 당첨된 김윤경입니다.

~~~~~~~~~~~~~~~~~~~~~~~~~~~~~~~~~~~

 

책은  어렵지만  재미있고  지루하지 않게 읽어나가고 있었는데, 질문은 딱히 떠오르질 않아 질문을 안 올리고 기한을 넘기고 있었다.

정군샘의 카톡을 보고도 미루다가 댓글을 보니 질문이 많이 올라와 있어서

'유휴~많이들 올리셨네, 나까지 보탤 필요 없겠다.'라 생각했다. 그리고  1회 세미나에 참여했는데, 정군샘은 질문 안 올린 사람, 그리고 얼굴 아는 사람에게 후기를 맡기겠다고 하면서 바로 나를 지목...헐...

쉽게 묻어가려다 제대로 걸렸다. 흑흑 

역시 세상에 공짜는 없구나....ㅠㅠ 

 

일단 각자 올린 질문을 정군샘이 페이지 순으로 정렬하고 그 순서대로 진행했다.

 

경덕 : "인간이 실재 존재에 접근한다는 것=최소 입자 파악=인식론적 범주를 초과하는 앎=감응"?

'감응'과 '비재현적 앎' , 실험적 행위자로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토론·설명 : 통상적인 인식론적 절차는 대상을 주체가 감각을 통해 지각하는 방식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설명되는데, 신유물론은 우리 자신도 최소 단위인 입자로 이루어진 존재라는 인식이기에 대상 바깥에, 물질 바깥에 우리가 있지 않다는 것이다. 과학 실험실에서의 과학자와 실험 도구, 실험 대상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신유물론은 근대의 이론틀인 재현성에 기반한 표상 체계, 그것을 기반으로 하는 이원론을 넘어서려는 시도이다.

 

토용 : 클리나멘의 우발성, 능동성과 수동성?

토론·설명 : 에피쿠로스·루크레티우스의 유물론, 사선 운동의 클리나멘은 법칙을 거스르는 우발성을 가지고 있지만 원자 자체는 여전히 남아 있고, 외부에 힘이 있다고 보는 것은 한계이다. 그래서 클리나멘은 극단으로 밀어붙이기를 하면 클리나멘 원자 실체성은 사라지고 주체라고 할 만한 것이 없게 된다.

 

보헤미안, 요요 : 상관주의에 대해

토론·설명 : 상관주의는 아마도 칸트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 텐데, 칸트는 우리가 포착한 현상만을 인식하기에 대상 자체는 인식할 수 없다라고 해서 물자체란 개념을 말한다. 이것은 우리의 인식하는 방식이 오로지 대상과 주체, 존재와 사유 사이의 상관관계를 사유할 수 있을 뿐이다라고 상정하는 인간중심주의 사고이다. 이 상관주의를 극복하는 가운데 실재에 접근할 수 있다.

 

진달래, 청량리 : 카이로스 시간의 의미, 나선형 시간의 의미

토론·설명 : 왜 시간인가?(정군) 선형적 시간은 물질을 수동적이고 불활성으로 봤던 지점에 있다. 일단 시간성을 크로노스, 아이온, 카이로스 세 가지로 나눠서 애기하는데, 근대의 시계로 표상되는 작업장의 시간이 크로노스, 영원성의 시간·지속으로서의 시간(베르그손이 말한)은 아이온, 카이로스는 어원이 ‘기회’인데 기회와 함께 열리는 사건의 시간이다. 노동자파업이나 볼셰비키 혁명 같은 그렇게 꼬부라지는 시간이다. 그렇게 꼬부라져 말려 들어가는 형상을 나선형의 시간이라 표현한 것 같다.

아 그런데 책에는 사건의 시간은 아이온이라고 나오는데....그건 나중에 질문하는 것으로..

 

토용 : 우연과 우발의 차이점

토론·설명 : 우발이란 단어가 우연과 창발을 합친 단어같다. 우연이 필연성을 거스르는 것이라면, 우발은 필연성을 거스르는 동시에 다른 것을 낳아버린 보다 더 큰 개념으로 사용하는 것 같다.

 

보헤미안 : ‘세계는 필연성의 체계’(62)

토론·설명 : 일상적 지각 운동은 필연적으로 뉴턴 물리학으로 설명이 된다. 그런데 그것보다 미시적 층위에서는 필연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지점을 말하는 것이다. 우발성은 필연성보다 앞서 있다. 우발성은 잠재적 가능성을 말하는데, 그 잠재적인 미분이 바로 ‘우발성의 필연성’이다.

 

기린 : 실패의 유물론(접근 불가능성의 신유물론)?

토론·설명 : 부정의 유물론이라고도 하는데, 버틀러는 라캉의 사유를 좆고 있기에 그렇게 부른다. 실패는 물질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것, 왜냐하면 물질이 부재할 때 물질을 촉지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물질에 다가갈 수 없는, 사물자체를 포획하려면 자꾸 미끌어지는 것은 칸트의 초월적 인식론, 물자체와 같은 도식이다. 이렇게 되면 상관주의를 영영 벗어날 수 없고, 인간중심주의의 극복도 좌초되고 만다. 그래서 실패라고 하는 것이다.

 

아렘 : 물질의 능동성이 생기론으로 기우는 것에는 일종의 경계감이 자리하고 있는 듯하다.   제인 베넷을 생기론적 유물론자로 갈음하고 들뢰즈의 논의와도 멀어진다는 지점은 아쉽다.

토론·설명 : 이것은 저자의 글쓰기 전략인 것 같다. 생기론을 경계하는 것은 생명과 비생명, 살아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삶과 죽음을 나누는 이분법적 분할 때문이다.

 

토용 : 물질에 관한 비수행적 관점은

토론·설명 : 생기적 신유물론은 생명 없는 물질은 불활성으로 추락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능동적인 물질로 사유하기 힘들다.

 

청량리 : 비장소적인 양자장 이라는 말은 비장소적 의미?

토론·설명 : 한계열과 한계열의 운동이 만나 장이 펼쳐진다. 이것은 네트워크적 결합이다. (그래서 장소적이라는 건지 비장소적이라는 건지는 못들었음 ㅠ ㅠ)

 

동화 : 자연-문화로부터 하이픈을 뺀 자연문화 결연체를 신유물론적 페미니즘이 사유하도록 만든다.(98)

토론·설명 : 일반적으로 자연과 문화를 이분법으로 생각하는 그 사고를 벗어나라.

 

스르륵 : 부정성이 강조되며 시체를 먹고 사는 철학자들은?

토론·설명 : 90%확률로 지젝을 말하는 것 같다. 지젝은 라캉주의자로 앞에서 애기했던 실패의 유물론자라고 할 수 있다. 그 지점을 비판하는 것이다.

 

가마솥 : 신유물론의 횡단성과 긍정성으로도 윤리학이 논의 될 수 있나?

토론·설명 : 틀림없이 신유물론은 정치를 위한 학문이다. 이분법의 종언과 긍정으로 대립 되는 두 항을 횡단해서 부정을 넘어서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윤리학이 생성될 것이다.

 

두루미(여울아님의 새 닉네임-적응 안 됨) : 관계성의 증강, 신유물론은 관계성에 지나친 낙관을 갖고 있는 것 아닌가?

토론·설명 : 아마도 라투르의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이 중요할 것 같다. 집합적 신체로 관계성이 확대되는 것 말이다. 그것은 자본주의 기획인 트랜스 휴먼과도 다른 것이고, 휴머니티 증강이 아닌 방식을 말한 것이다.

 

인디언 : 굳이 탈근대가 아니라 비근대라고 하는 이유는?

토론·설명 : 근대를 상정하고 탈근대를 사유하는 것이다. 비근대는 그 척도도 허무는 것이고 포스트모더니즘의 대안으로 비근대를 택했을 것이다. 아마도 탈근대 철학자들과 들뢰즈로 유래한 신유물론자 철학자를 구분하기 위한 용어인 듯 하다.

 

스르륵 : 신유물론은 애니미즘을 떠올리게 한다.

토론·설명 : 신유물론자들에게 애니미즘은 격한 비판의 대상일 것, 자연에 영성을 부여하고 신비주의로 빠지면, 인공적인 사물에 대한 가치 절하가 발생하고 반문명주의가 된다. 또다른 이분법적 구도가 생성되는 것이다.

 

자작나무 : 정군쌤이 예시2 로 제기한 문제? '신(neo)'이라는 접두사를 붙여야만 하는 이유는?

토론·설명 : 범주적으로 느슨하게 묶인....재생시키려는 흐름....(아놔 집중력이 떨어져 잘 이해를 못했음)

 

완전 간단 정리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댓글로 보충해 주세요.

담주 진도는 253페이지까지 입니다.

모두 질문을 올리시되 2개까지만 올리세요.

혹 안 올리시면 저처럼 후기 낙점입니다. ㅎㅎ

댓글 9
  • 2024-01-04 10:31

    아이 무셔라.. 이렇게 꼼꼼히 세미나를 복기하시다니... ㅎㅎ 질문 잊지 말고 꼭 올리겠습니다~..

  • 2024-01-04 11:06

    와~ 윤경샘! 세미나 끝나자마자 후기 올리셨네요.
    간단 정리라고 하지만 엄청 집중하신 것 같아 감탄했습니다.
    담주에도 질문 안 올리시고 후기담당하셔도 될 것 같아요.ㅋㅋ 고맙습니다!!
    이번 세미나+강의 덕분에 당대 이론의 전장이 어떻게 펼쳐지나 감을 잡게 되어 좋네요.
    첫날 셈나로 남은 3회 동안 살펴봐야 할 문제들도 어느 정도 떠오른 것 같아요.
    신유물론은 상관주의를 어떻게 벗어나려 하고 있는가,
    물질과 생명을 이분법으로 보지 않는 것이 신유물론인 것 같은데 어떻게 생명을 보아야 생명/비생명의 이분법을 넘을 수 있는가,
    텍스트에서 실패한 유물론이나 부정성이라고 언급되어진 것들을 신유물론은 어떻게 넘어서려 하는가?
    저는 바로 그 '어떻게'에 더 관심을 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첫날에 엄청나게 목을 혹사해가며 살신성인한 정군님께도 감사를! 쌍화탕이라도 보내드려야겠어요.ㅎ

  • 2024-01-04 13:23

    오~ 빠르십니다. 윤경샘! 기억력만으로 이런 긴 후기를 쓰시다니 부럽네요. 저는 이번 책을 읽으면서 어째 그 어렵던 들뢰즈를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들뢰즈 해설서도 아닌데 말이죠. ㅎ 어쨋든 양자역학과 형이상학의 만남이라니 신유물론의 내용은 어렵지만 뭔가 가슴이 웅장해지는 느낌이 들었지 말입니다~ㅎㅎ 후기 잘 읽었습니다.

  • 2024-01-04 13:44

    윤경샘 꼼꼼하고 깨알 재미있는 후기 감사합니다^^ 첫 후기 쓰셨으니 전교1등 하실듯!

  • 2024-01-04 20:13

    우와 이번 후기는 역대 최단시간 아닐까요?ㅎㅎ 요약 정리 감사합니다!

  • 2024-01-05 06:57

    후기만 읽어도 세미나에 참가한 것 같은 착각이...ㅋㅋㅋ
    다만...'애니미즘'과 관련하여 그냥 개인 메모차원에서,

    "그레이엄 하비는 '새로운 애니미즘'을 제안하면서 그것이 생명을 그리고/혹은 인간다움의 속성을 부여 혹은 투사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관계 속에서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법을 찾는 것과 관련된다고 주장한다." (<애니미즘과 현대세계>, 유기쁨, p166)

    "세계 내 다른 존재들에 대해서 그들이 인간이 의미를 부여해주고 사용해줄 것을 기다리는 수동적 사물이 아니라 시점을 가진 존재, 행위주체성을 가진 존재임을 인정한다는 것은, 인간이 세계의 작동 원리를 모두 아는 것이 결코 아니고 실은 세계를 잘 모르며, 다라서 인간의 의도에 따라 세계를 좌지우지하려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겸허히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한 맥락에서, 애니미즘은 잘 알지 못하는 존재들과 관계맺으며 살아가는 방식으로 재발견된다." (같은책, p182)

    그리고 유기쁨, 애니미즘에서 주요전거로 자주 논의되는 콘의 애니미즘 논의는 아래에....

    KakaoTalk_20240105_065432264-side.jpg

  • 2024-01-05 20:50

    와, 이렇게 일목요연한 후기라니... 감사합니다

  • 2024-01-05 23:15

    아! 바로 올리셨군요. 그...그... 그 말이... 그말이 아닌데... 하는 게 있지만, 정리하지 말고 글을 쓰시지.... 싶기도 하지만.... 애쓰셨습니다! ^^

  • 2024-01-06 17:05

    질문을 올리지 않으면 후기 당첨이란 무시무시한 보복이 따르는 시간. 그럼에도 질문은 두 개까지만 세 개는 안된다는 규칙은 진행자도 좀 살자는 소리로 들렸습니다. 튜터 역할까지 목메이도록 해주신 정군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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