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둥거리다 늦은 시즌2 첫시간 후기~

봄날
2024-05-01 07:32
136

꿀같은 2주 방학이 끝나고 시즌2 첫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원년 멤버들이 모두 같이 시작하는 줄 알았는데 빈 자리가 있어 아쉬웠어요~

 

시즌1이 지성개념들과 씨름하는 시간이었다면 시즌2는 이성개념과 맞닥뜨리는 시간입니다.

초월적 변증학에서 먼저 '초월적 가상'이 나옵니다.  이전에도 이야기들이 많았었지만 '초월적'과 '초험적'에 대해 다시 질문이 있었지요. 칸트는 초월적과 초험적은 동일한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요컨대 초월적 가상은 우리가 인간인 이상,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지성활동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으며 그런데 그것이 마치 객관적 필연성인 것처럼 환상을 가지게 한다는....아이구 다 까먹었나봅니다.

 

순수이성의 개념인 이념이 나옵니다.  이념은 '무조건자'라는 개념에 의해, 이 무조건자라는 개념이 조건적인 것의 종합근거를 함유하는 한에서 설명된다고 합니다. 이것은 지성의 범주를 매개로 표상하는 만큼 주어지는데 첫째 주관에서 정언적 종합의 무조건자, 즉 영혼 혹은 정신이, 둘째 한 계열을 이룬 연쇄 항들의 가언적 종합의 무조건자, 즉 우주가, 셋째 한 체계에서 부분들의 선언적 종합의 무조건자, 즉 신이 불려져 나온다는 것입니다. 이때 이 '무조건'을 '절대적'이라는 표현과 구분해야 하는데, 왜냐 하면 절대적이라는 낱말은 대상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최소한이라는 의미와, 관계맺음에서의 최대의 것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칸트는 여기서 자신은 절대적이라는 낱말을 확장된 의미로만 쓰겠다고 합니다. 

 

이념으로 넘어오면서 초월적 변증학이 가동합니다 초월적 변증학은 "완전히 선험적으로 어떤 인식들의 순수이성으로부터의 유래와, 그 대상이 경험적으로는 전혀 주어질 수 없으므로 전적으로 순수지성 능력 밖에 있는 추리된 개념들의 유래를 포함하여 다루는 것"입니다. 이때 이성은 세 종류의 추리방식을 통해 인식에 이를 수 있게 하는데 이 세 종류의 추리방식이란 바로 위에서 말한 정언적/가언적/선언적 추리를 가리킵니다. 이 모든 추리에서 이성이 하는 일은, 조건적인 종합에 얽매이는 지성으로서는 할 수 없는, 무조건적 종합으로 상승해가는 일이라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분들의 질문 내지 문제의식이 그 선언종합에서 나왔습니다. 선언종합이라는 것이 한 체계의 부분들의 종합이라고 하는데, 그 부분들의 종합이라는 게 무엇을 적시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죠. 이것은 제가 "자기인식에서 세계인식으로, 이를 매개로 근원존재자로 전진해가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에 대해 질문한 것과 같은 맥락이겠지요? 저는 일단 칸트가 이야기하는 선언종합에서 나오는 근원존재자로서의 신 개념이, '부동의 원동자'를 규정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설명 정도만을 이해하는 선에서 넘어갔습니다. 

 

후기를 쓰면서 답답한 것은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고 있구나...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꾸역꾸역 읽어나가다 보면 좀 나아질까요?.....ㅠㅠ

 

 

댓글 8
  • 2024-05-01 09:29

    꾸역꾸역 읽다보면 나아진다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곧 잊어버리겠지만 꾸역꾸역. 뭐 다행인 점은 우리가 한 얘기 또 하고 한 얘기 또 할거란 사실입니다. 우리 탓이 아니고 칸트가 그러고 있을거니까요.

    복습이 예습이 되는 상황이니 세미나를 목전에 두고 올려주신 후기가 아주 시의적절하게 여겨집니다.

  • 2024-05-01 10:52

    들뢰즈 읽을 때 '이념'으로 에세이 썼던 기억이 나네요.
    이번엔 칸트의 이념이랑 친해지려나....

  • 2024-05-01 11:44

    이제 시작이니까 천천히 읽어보죠...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ㅎ

  • 2024-05-01 12:30

    1부를 읽을 때는 똥이 두개 ㅡ알똥말똥 이었는데, 2부에 들어와서는 쏭이 두개ㅡ알쏭달쏭 입니다.
    이런 오류인 이성을 왜 논하는겨? 그런데에도 실천ㆍ이성으로 나아가는 것은 어떻게 가능하지? 해서요.

    3학기를 갈똥말똥 하신 분은 참고하셈 ..ㅎㅎ

    • 2024-05-01 12:56

      이론이성과 실천이성의 연결이 가능할까요? 올똥말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게는 그저 칸트가 만능 치트키를 쓰는거 같아요. ‘원래 그래’

      • 2024-05-01 17:58

        이번 주 범위 마지막 B432에서 "그럼에도 나는 이 개념들을, 항상 경험대상들을 지향하고 있는 실천적 사용과 관련해서, 이성적 사용에서의 의미에 유비하여, 자유에 그리고 이 자유의 주체에 적용할 권한을 가질 터이다"라고 말하면서, 뭔가 사변적 아론적 인식으로 확보될 수 없는 우리의 실존을 도덕적,실천적 차원에서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리.......

  • 2024-05-01 19:05

    '이런 오류인 이성을 논'해야 이전 철학자들이 어째서 그렇게 끝나지 않는 논쟁 속으로 휘말려 들어갔는지를 해명할 수 있으니까요. 요컨대 칸트가 하는 일은 뭐랄까요, '학의 안전한 길'을 도모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안전한 길 그렇지 않은 길을 구분하지 않고 이성의 본성에 따라 막 달려가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을 겁니다. 이게 한가지 이유고요. 두번째는 실천적 사용에 있어 '안전한 길'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느냐 입니다. 이건 지금 이야기하면 스포일러니까 ㅋㅋㅋ 실천 이성비판까지 기다려 보죠. ㅋㅋㅋㅋ

  • 2024-05-02 01:38

    초월적 변증학이 <순수이성비판> 1권의 초월적 감성학, 초월적 분석학보다는 수월한 듯하면서도 돌파하기 쉽지 않은 부분도 곳곳에 있는 것 같아요.
    갈수록 미궁에 빠지는 듯한 기분은 뭘까요? 봄날샘의 말처럼 꾸역꾸역 읽어가다 보면 좀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에 희망을 걸어 봅니다. ㅎㅎ
    봄날샘 후기 잘 읽었습니다. 어쨌든 <순수이성> 넘어서 <실천이성>까지 달려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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