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학교-1] 1주차 후기

도라지
2024-03-02 00:43
188

 

자기 소개 때도 말했지만, 저는 설레여서 세미나 전날 잠을 좀 설쳤어요.  문탁에 처음 공부하러 오시는 해피브레드쌤, 포도나무쌤, 은정쌤 뿐만 아니라. 함께 일만했는데 공부까지 하게 되어 더 반가운 모로쌤, 오랜만에 공부하러 오신 메리쌤. 그리고 작년에 함께 공부했던 인디언, 미리내, 오영, 효주, 경덕쌤까지 다 모여서 얼굴 보고 공부한다니 신기하고 기대되고 뭐 그랬습니다.

 

해피브레드쌤은 딸이 파지스쿨러였지만 문탁에서 공부는 처음이라고 하셨어요. 마음에 대한 탐구를 한다는 게시글을 보고 자신의 마음을 알고 싶어 세미나 신청을 하셨다고 했는데,  시즌4까지 쭉~ 공부하시면 성공하시지 않을까요?!^^ㅎ

 

포도나무쌤은 감이당과 숫타니파타의 인연으로 문탁까지 오게 되셨다고 합니다. 불교 공부를 이어갈 방법을 계속 고민중이셨다고 하셨는데 불교학교에서 최소 일 년은 공부를 이어가실 수 있게 되셨군요!  괜히 제가 다 흐믓합니다~

 

은정쌤은 그동안 불교 공부로 삶에 큰 힘을 얻을 때가 많았다고 하셨어요.   차편이 좋지 않아 아침에 50분을 걸어 문탁에 오셨다고. 운동과 공부는 더할 나위 없이 찰떡 궁합이니. 올해 공부로 문탁을 오가며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해지는 것은 시간 문제인 건가요? ^^

 

지난  수업에서는 요요쌤 포함 열 두명이 자기 소개하기에도 시간이 짧아서 진도를 많이 나가지는 못했습니다.  2강 질문지는 이야기하지도 못했네요. 그래도 1강에 대한 질문 속에 불교의 주요 개념들이 마구 쏟아져 나왔습니다. 오온, 연기, 공, 사구부정, 변계소집성, 의타기성, 원성실성 등등. 더러는 제 이해가 미진했던 내용도 있었지만 앞으로 세미나를 통해 하나 하나 풀어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요쌤의 강의 안내를 통해서 알고 계실테지만. '불교학교 시즌-1'에서는 마음에 대한 탐구를 할 예정입니다.  그냥 마음만 탐구하는 것은 아니고요. 오늘날 현대과학은 불교를 어떻게 보는가?를 함께 살펴보면서 불교와 과학을 충돌시켜 공부할 예정이라고 요요쌤은 말씀하십니다.  저는 불교도 어려운데 과학까지? 라는 걱정이 앞서지만 자기소개 때 느꼈는데 걱정은 저만 하고 있는 듯.  많은 쌤들이 텍스트에 소개된 양자역학에 굉장한 흥미를 느끼셨더라고요. 저는 양자역학은 어렵고...글쎄요;;ㅎㅎ 

 

 

이번 후기에서는 지난 시간 다루었던 질문들에 대해 저희가 이야기 한 내용들 중 몇 가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1.
반야심경에서의 色과 물질적 몸으로써의 色의 차이

 

반야심경에서 관자재보살이 지혜를 닦을 때 오온(五蘊)이 공(空)함을 보았다고 말할 때의 공함은 무슨 뜻일까? 초기불교에서는 인간이 오온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설명한다. 오온은 색色(몸)/수受(느낌)/상想(표상, 개념화)/행行(의지, 의도)/식識(앎의 작용) 다섯가지의 쌓임을 말한다. 오온은 부처님이 생각하신 인간의 다섯가지 구성요소로 이해하면 되겠다. 색을 물리적인 몸으로 수-상-행-식을 마음(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색은 일반적인 개념으로 물질을 뜻하기도 한다. 우리의 몸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인식하는 대상 또한 색이다. 오온에서의 색을 '나의 몸'이라고 할 때, '나의 몸'은 주체로서 세상을 인식한다. 이 때 내가 인식하는 대상이 '색'이 된다. 그러므로 내 몸이 인식하게 되는 모양, 소리, 냄새 모두 색이다. 이때 색을 '색법'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색은 맥락에 따라 다르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서도 색즉시공은 맞는 말이다. 모든 것은 고정되지 않고 변하기 때문이다.

 

2.
'유동하는 경계선', '춤추는 경계선'은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

 

저자는  1강(공의 세계)에서는 '유동하는 경계선'을 空이라고 말하지만, 2강(연기의 세계)에서는 '경계선'이 없어야 공성의 사유가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맥락상 1강과 2강의 경계선은 다르다!

 

'경계선'에서 '선'은 비유임에 유의하자. 空에 '선'은 없다. 단지 무한한 잠재성의 세계만 있을 뿐이다. '경계선'을 고정된 그 무엇도 없다! 라고 이해해야 한다. 저자가 비유를 든 그림에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선들만 존재할 뿐이다.

 

 

3.
사구부정에 대하여

 

 

사구부정은 공사상을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용수(인도. 대략150년~250년)가 사용한 논리 형식에 대한 비판을 말한다. 용수는 우리가 말하는 논리 즉 명제의 형식이 오류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사구( a / ~a/ a+~a(+는 교집합)/~a+~~a)를 부정하는 논리로 일반적인 논리형식을 비판했다.

 

 

4.
불교를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까?

 

 

불교의 문제의식은 우리가 세상을 '나의 인식의 틀'로 본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우리 모두 그러하게 세상을 보는 존재자들과 살기 때문에 괴로울 수밖에 없다. 불교공부를 통해 우리가 공부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의 인식이 연기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아는 것에 있다. 하지만 연기성을 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지적인 앎일 뿐이다. 연기를 알아차리는 것은 수행을 통해 도달할 수 있다.

 

 

 

요요쌤은 우리 사회가 과학/진리/상식이라고 말하는 모든 것이 나에게 깃들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연기성을 안다고 하는 것은 개인에 대한 이해만을 뜻하지 않는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새롭게 발견되어지는 여러 비판적인 문제의식들을 불교공부를 하면서 연결시킬 수 있어야 하며. 불교 공부는 그것을 발견해가는 과정. 세상을 아는 것과 불교를 아는 것은 떨어져 있지 않다는 쌤의 말씀이 지난 시간 이후 저에게 가장 많이 남아있습니다. 이제 세상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지면서 공부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함께 하시죠!^^

 

 

저는 빈 강의실 사진을 왜 찍은 것일까요? 

비포- 애프터를 찍으려고 했던 건데. 그만 제가 앞자리에 앉는 바람에 강의실이 꽉찬 사진을 놓친거죠. ㅎㅎ
애프터는 다음 시간에~^^

 

 

 

 

 

 

댓글 6
  • 2024-03-02 10:12

    없지만 있는것 같은 빈 강의실 사진을 혹시 공이라고 해석해도 될까요? ^^
    첫시간 첫만남이 낯설지 않고 편안하게 느껴진이유가 문탁의 분위기가 여유로왔던건지 제 마음이 여유로와진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려운 불교철학을 공부하는데 편안하게 느껴졌습니다. 많은 쌤들의 말씀처럼 무척이나 쉽게 설명해주려고 애쓰신 작가님의 노력덕분이신거 같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일년동안 공부할 불교공부가 만만하진 않겠지만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따라가다보면 뭔가를 알수있지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선생님들의 뒷걸음을 잘 밞아보겠습니다.^^

  • 2024-03-02 10:17

    도라지쌤 후기를 읽으니 그날이 생생하게 떠오르네요.
    처음본 분들도 아닌 분들도 다 비슷한 마음으로 앉아있는게 신기했어요. 뭔가 다들 잘 어우러지는 느낌??
    재미있게 한 해 함께 공부해요!

  • 2024-03-02 12:25

    비슷한 듯하면서 디테일한 색채와 결이 다 다른 사람들이 모여 어떤 변화를 이어갈 지 궁금해진 시간이었어요~
    진달래샘이 찍어주신 사진을 넣고 싶은데 안되네요. 담주에는 열공의 분위기를 잘 담아봐야겠어요 ^^
    도라지님, 잘 정돈된 후기 고맙습니다~

  • 2024-03-02 14:15

    새로 접하는 불교 용어가 너무 많기도 하고 어렵기도 해서 정신이 없었어요. 요요샘이 차분히 설명해 주신 덕분에 겨우 겨우 한숨을 내쉴 수 있었습니다.
    공부의 어려움과는 다르게 '문탁'에서는 편안함과 푸근함을 느꼈습니다. 처음인데... 신기하더라구요.
    앞으로의 공부를 생각하면 게으른 제가 잘 따라갈 수 있을까 살짝 걱정이지만, 공부에 진심인 도반들 곁에서 한발 한발 걸어가 보려구요.
    잘 정리된 후기 덕분에 복습의 기회를 갖게 되었네요. 도라지쌤~ 감사합니다.^^

  • 2024-03-02 14:25

    어려워도 시간이 어찌 갔는지 모르게 두시간반이 훌쩍 지나갔어요. 또 다시 새로운 불교공부를 시작하는 설레임과 함께, 함께하는 도반들의 진지함과 열정이 버무려지는 즐거운 첫날이었습니다.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다고 하지요^^. 기대감이 넘치는 불교공부의 시작이었습니다~~;

  • 2024-03-0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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