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철학사 읽기 세미나] 1주차 후기

효주
2024-03-16 09:32
159

 

그간 함께 공부했던 선생님들의  따뜻한 응원과 풍성한 선물로 시작된 서양철학사 세미나 첫 시간.

정군님의 인트로 강의를 시작으로 <서양철학사> 1장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에 대한 세미나를 경호님, 덕영님, 경덕님과 함께 했다.

 

정군님은 <서양철학사> 책이 교과서적으로 쓴 책임을 강조하시며 ‘철학’에 대한 어원으로 강의를 시작하셨다. ‘지혜에 대한 사랑’을 의미하는 철학은 다른 학문들에 비해 배움의 대상이 뚜렷하지 않아 공부가 어려울 수 있지만 대부분의 학문을 아우르는 ‘학문의 언어’로 철학은 통용될 수 있다. 철학을 중심으로 각 학문들이 구성되어 왔기 때문에 철학을 하지 않아도 철학사를 알아야 하는 필요가 있는 것이다. 철학사에 대한 공부는 크게 철학 담론의 역사와 철학적 지혜를 삶의 양식으로 어떻게 발현시켰는지 탐구하는 것이다. 담론 안에 숨어 있는 학적, 유전적 지도를 탐구하며 자신만의 ‘해석틀’을 구축할 수 있는데 우리가 철학을 공부하는 이유도 철학을 하기 위함이며, 결국엔 ‘자기만의 철학사’를 쓰게 된다고 하셨다.

 

 

철학사 공부의 필요성과 연결해서 어떻게 공부하면 좋은지에 대한 팁들도 나눠주셨다.

먼저, 철학자를 연대기 순으로 배열하고 각 철학자의 ‘대표적 이론 + 대표저서 + 당시의 중심 문제’를 서술할 수 있는 걸 목표로 공부하라고 조언해주셨다. 또한 모두 읽지는 못하더라도 KCI(www.kci.go.kr)에서 해당 논문을 찾아보거나 참고도서를 ‘적극적’으로 찾아보며 철학자에 대한 정보를 모아서 어떤 철학의 담론장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셨다.

 

질문을 올릴 때에도 ‘철학적 형태’로 올리는 연습이 필요하며, 주요 개념은 원어를 찾아보며 그 어원을 찾아보는 것도 철학사 공부의 중요한 방법이라고 하셨다. 관련 책으로 <인도 유럽 사회의 제도· 문화 어휘 연구>라는 책을 추천하셨다. 이번 철학사 세미나가 끝나면 마음에 드는 철학자에 대한 이야기를 30분 정도로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리해보는 것도 세미나를 마무리 하는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제안해주셨다. 특히 그리스 철학은 많이 보면 많이 볼수록 좋다고 말씀하셨다^^

 

 

그리스 철학은 기원전 6세기 경 그리스가 새로 개척한 ‘식민지’에서 태동한다. 무역 등을 통해 오리엔트 문명과 활발한 교류를 하며 ‘신화적’인 이야기에 조금씩 질문을 하기 시작했으며, 탈레스에 이르러서는 모든 것이 생겨나고 다시 돌아가는 본질적인 근원(아르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자연철학자들은 무엇이 다양성 속에서 통일성을 이루어주는 원천인지를 탐구하며 경험과학적 탐구의 토대를 마련한다. 특히 탈레스는 논리적 사유로 자신의 질문을 구조화시키며 신화의 사회에서 철학적 사회로의 장을 여는 장본인이 된다. 여기에 ‘아페이론’에 대한 이론을 제기하는 아낙시만드로스는 탈레스를 비판하는 논변을 제시하며 탈레스를 ‘최초의 철학자로 만든다.

 

만물은 항상 변화 속에 있거나 혹은 만물은 유전한다고 주장한 헤라클레이토스, 논리적으로 어떤 것도 변화 속에 있지 않다고 주장한 파르메니데스를 거쳐 세상에는 더 이상 분리가 불가능한 작은 입자들만 존재하며 이는 지성적으로만 이해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르네상스 이후 고전물리학의 성립에 중요한 역할을 한 데모크리토스, 자연은 수학을 통해 ’빗장을 풀 수 있다‘고 주장하며 실재를 수학의 언어로 구상하고자 했던 피타고라스로 자연철학사의 흐름이 이어진다.

 

1장을 읽으며 고전역학과 고전물리학, 천문학의 기틀을 마련했던 그리스 자연철학자들이 르네상스에 다시 소환되었던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지만 남아 있는 근거도 불충분한 상황에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과학적 사실과 매우 유사한 내용을 무려 기원전 6세기 경에 논의가 되었다는 것을 신뢰할 수 있을까하는 논의가 있었다. 크로스 체크된 사료들에 의해 밝혀진 내용들이라고는 하지만 1000년 가까운 중세 암흑기를 견디고 어떻게 이들의 자료들이 ’발굴‘될 수 있었는지 사뭇 궁금해졌다.

댓글 4
  • 2024-03-16 10:36

    효주님의 정갈하게 잘 정리된 첫 서양철학사 세미나 후기 잘 읽었습니다. 문탁 첫 방문이라 긴장 많이 했는데, 효주님과 경덕님의 따뜻한 환대 덕분에, 긴장감이 싹 사그라 들었답니다. 감사드립니다. 설레임 속에서 시작한 첫 세미나는 끝까지 기분 좋음의 연속이었습니다. 앞으로 15주동안 함께 즐겁게 공부했으면 좋겠습니다...^^

  • 2024-03-17 13:19

    조촐하지만 재밌는 멤버 구성이라고 생각했어요. 올해 칸트를 공부하는 덕영샘, 정군샘 북토크를 계기로 세미나를 신청한 경호샘, 불교와 그리스 철학을 공부하는 저와 효주샘. 각자 다른 배경을 가진 멤버들이 흘러 흘러 이렇게 모이다니 신기하고 귀한 인연입니다^^ 정군샘 강의에서는 '철학은 학문의 언어'이고 '철학사 읽기가 철학사 쓰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바쁜 중에도 강의해주신 정군샘, 첫 세미나에 빵과 커피, 밥을 선물해주신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 2024-03-18 14:34

    파파파파이팅!! 아 저는 이 세미나팀이 느무느무 사랑스럽습니다.

  • 2024-03-19 12:58

    효주샘 꼼꼼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복습이 되네요 히히 감이당에서 만난 효주샘, 경호샘을 다시 뵙게된 것도 그렇고 성함만 전해듣던 경덕샘을 실제로 뵙게된 것도 그렇고 반가움 가득한 첫 날 이었습니다^^이따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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