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 3회 후기

단순삶
2021-07-24 10:11
69

     최초의 노자 주석서라 하는 「해로」편에서 한비는 법가 보다는 유가에 더 가까운 해석을 하고 있어 우리를 헤갈리게 했다. 『한비 교양강의』의 저자 가이즈카 시게키는 청년시절의 작품이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다. 아마도 청년 한비는 도가의 학문을 익히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하며 「해로」편과 「유로」편을 읽었다. 또 가이즈카 시게키는 『관자』에 수록된 「심술」편 등 송견, 윤문의 저술에서 영향을 받았을 것이 분명하다고 애기하고 있다. 우리는 한비에게 영향을 준 관중, 송견, 오기, 상앙, 이사에 대해 정리하며 3번째 세미나를 이어갔다.

   관포지교로 유명한 관중은 제환공이 첫 번째 패자가 되는 데 크게 기여하고 40여년 동안 재상 자리에 있으면서 토지 제도를 개혁하고, 조세·병역·상업과 무역등에 있어서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해 춘추시대 최고의 軍師로 꼽힌다. 『관자』는 그의 사상을 바탕으로 전국시대와서 저술형태를 갖추었다고 한다.

   송견은 제 위왕·선왕의 막강한 지원을 받았던 직하학파의 학자 중 한 명이었다.  한비의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송견의 글로 여겨지는 『관자』의 문체인 운문체를 따라 「주도」,「양권」을 운문체로 작성 했을 것이라고 가이즈카 시게키는 말한다. 또 송견의 동정 개념, 무위론, 執이라는 용어 등 중요한 철학 개념을 빌려온 것이라고도 애기한다.

   오기는 衛나라 사람으로 노나라, 魏나라, 초나라에서 장군과 재상으로 지내며 『오기병법』을 남길 정도로 병법에 능했고 초나라에서 개혁을 단행했으나 성공하지 못한 인물이다.

   상앙도 衛나라 사람이다. 오기와 반대로 진나라에서 개혁을 실행하고 성공하여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든 인물이다. 한비가 추앙했던 오기와 상앙이 衛나라 사람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에 토용님은 衛나라는 무왕이 衛강숙에게 봉해 은나라 유민들이 조상의 제사를 받들게 하여 살게 한 나라이고 예와 덕을 중시한 나라라는 설명을 해주셨는데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 이 설명이 맞는지 확실하지 않다. ^^;;

   이사는 초나라 사람으로 한비와 함께 순자에게 배웠다고 알려진다. 『한비 교양강의』의 저자 가이즈카 시게키는 조심스럽게 한비가 순자에게 배우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 이사는 관청 변소의 쥐와 곡식 창고의 쥐들을 보며 진나라로 갔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이사는 유세가 못지 않은 말과 글솜씨로 진시황의 신임을 얻었고, 통일국가의 문물과 제도를 정비했다.

   신영복선생님의 『강의』 10장 법가편에서 정말 쉽고 이해되기 쉽게 설명을 해주셔서 그 동안 세미나에서 우리들이 나눈 애기들이 한 번에 휘리릭 요점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수주대토守株待兎'의 우화로 알 수 있듯 법가는 변화를 인정하고, 변화된 현실을 받아들이는 현실성에 가장 큰 특징이 있다. 순자의 후왕사상을 계승한 현실 정치론이라 할 수 있다. 

   상앙은 법의 공개성을 주장했고, 법의 공개성이야말로 법가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이다. 또 상앙은 법을 공정하게 적용한다는 형무등급의 원칙을 실시했다. '이목지신移木之信'의 일화에서 보여주듯 국가에 대한 백성들의 불신을 없애 법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었다.

   법가는 법 지상주의 사상이라 할 수 있다. 그 전제는 공개성, 공정성 그리고 개혁성이 갖추어져야만 했다. 이런 법가는 춘추전국시대 천하 쟁패를 둘러싼 약육강식의 살벌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대응 과정에서 형성한 학파였다. 

   마지막으로 가마솥님의 질문과 같은 내용이 있어 정리하고 마무리할까 한다. 『한비자』「문전」편에 당계공이 한비에게 충고하며 "오기와 상앙 두 사람은 그 언설이 옳고 그 공로 또한 대단히 컸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오기는 사지가 찢겨 죽었고 상앙은 수레에 매여 찢어져 죽었습니다. 지금 선생이 몸을 온전히 하고 이름을 보전하는 길을 버리고 위태로운 길을 걷고 있는 것이 걱정됩니다." 라고 말하자 한비 대답의 요지는 "제가 선왕의 가르침을 버리고 (위험하게도) 법술을 세우고 법도를 만들고자 하는 까닭은 이것이 백성들을 이롭게 하고 모든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지럽고 몽매한 임금의 박해를 꺼리지 않고 백성들의 이익을 생각하는 것이 바로 지혜로운 처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한 몸의 화복을 생각하여 백성들의 이익을 돌보지 않는 것은 탐욕스럼고 천박한 행동입니다. 선생께서 저를 사랑하여 하시는 말씀이지만 실제로 그것은 저를 크게 상하게 하는 것입니다."

  『한비자』를 쓴 한비의 진심이 무엇일지, 한비에게 법이란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한 것일지 생각하며 세미나에 임해야겠다.

댓글 3
  • 2021-07-24 17:44

    衛나라는 무왕의 아들이자 주공의 어린 동생인 강숙이 봉해받은 나라입니다.

    무왕이 은나라를 멸망시킨 후, 은의 마지막 왕이었던 주왕의 아들 무경에게 땅과 은나라 유민을 주어 제사가 끊어지지 않게 했지요. 주공은 동생 관숙과 채숙에게 무경을 보좌(라 쓰고 감시)하게 했지요. 

    그런데 성왕을 대신해서 섭정하던 주공을 동생들이 의심해서 무경과 함께 반란을 일으킵니다. 이제 막 건국한 주나라로서는 나라의 기틀이 휘청일 정도의 큰 사건이었죠. 주공은 반란을 진압한 후 그 땅을 강숙에게 주면서 신신당부의 말을 아주 길~게 합니다. <<서경>>에 그와 관련된 내용이 비교적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지요. 이후 강숙은 성왕도 잘 보필하고 위나라도 잘 다스렸다고 합니다. 

    공자가 노나라를 떠나면 반드시 들렸던 나라가 위나라였죠. 노나라 옆에 있기도 했고, 노와 마찬가지로 같은 희씨 성을 가진, 강숙의 나라여서였을까요?

    그런 위나라에서 오기와 상앙이라는 강력한 법치를 주장하는 인물들이 나온 것이 흥미로울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이미 때는 전국시대이고, 강숙이 자신들의 시조라는 것을 잊어버리지는 않았을까요? ㅎㅎ

  • 2021-07-26 17:04

    법을 공개적이고 공평하게 적용시킨다는 것은 존비귀천이 있던 당시 사회에서는 혁명적인 것이었고 그래서 강력한 군주전제정치의 법치가

    부국강병에 성공적인 것이 되는데 아 그런데 법치의 단맛을 본 자들이 나중에는 법을 위한 법치를 펴게 된 것 아닐까요?

    상앙과 오기의 말로의 일화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위나라, 한나라에서 법가가 두둘어지는건 논어에 법은 상나라 법을 따르고 예는 주나라 예를 따른다는 것을 미루어 보면

    그리고 상나라 유민들이 위나라에 거주했다면 위나라, 한나라에서 법가사상이 발달 되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됩니다.

  • 2021-07-27 22:45

    아!! 지금 후기를 읽었네요^^ 

    제가 내일 세미나 준비해가기로 한 것을 

    단순삶님이 이렇게 해주시다니...ㅠ

    근데 저 발제문 좀 전에 다 썼구먼유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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