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상상속 공자교실

바당
2020-12-08 20:04
436

  상상속 공자 교실

 

  <논어> 미친 복습단은 그 주에 배운 것을 암송하거나 쓰는 게 미션이다. 허나 기억력이 자주 외출하시는 것도 그렇거니와 순서대로 외우는 게 또 난관이다. 해서 때로 나름 스토리를 만들어서 외우는데. 이번 후기에 나의 암기법을 공유하고자 하니 영 아니어도 좀 봐주시길. 혹시 우러러 존경하는 우리 우샘이 보시면서 요망한 *   이리 비틀어도 될 성싶으냐 할까봐 조심스럽긴 한데.. 기승전공부하라시는 우리 우샘은 나의 이런 몸부림을 애처롭게 여겨 널리 이해해 주시리라 믿고. 이번 배운 것 중 9장 <<자한>> 끝부분을 스토리로 연결해 보았다.

 

<<공야장>>에서 공자님이 안연과 자로에게 소원하는 바를 하나씩 얘기해보라는 장면 기억난다. 이때 자로는 멋진 승용차(車馬)에 고급 무스탕(輕裘) 하나씩 있으면 동학들이랑 나눠 타고 함께 입고 싶다고 한 적이 있다.

 

해서 공자왈, 헤진 솜옷을 입고 거위털옷을 입은 사람과 서 있어도 부끄러워하지 않을 사람은 바로 자로다. 남의 것을 뺏으려고도 하지 않고 탐하지도 않는다면 어찌 훌륭하지 않겠느냐(衣敝縕袍 與衣狐貉者 立而不恥者 其由也與. 不忮不求 何用不臧) 하며 빈부에 기죽지 않는 자로의 부동심을 칭찬해주신다. 신난 자로 온종일 不忮不求 何用不臧을 외우고 다닌다. 이를 본 스승님 어찌 그 정도 수준으로 만족하겠는가(子路 終身誦之 子曰 是道也 何足以臧)하며 더욱 자극하시면서 유명한 한 마디를 하시는데.

 

날이 추워진 연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듦을 알 수 있다(歲寒以後 知松柏後彫也) 군자는 궁하거나 세상이 어지러울 때 그 진가를 알아볼 수 있다 더욱 공부하며 어떤 상황에서라도 흔들리지 않는 덕을 쌓으라고 하신다. 듣던 한 제자 어떻게 해야 흔들리지 않는 덕을 쌓을 수 있는지를 묻는다.

 

공자왈 덕을 쌓는 공부에도 다 순서가 있으니 먼저 지자가 되어야 한다. 知者는 판단력이 밝아 이치를 찬찬히 밝힐 수 있어서 세상일에 끄달리지 않고(不惑), 다음으로 힘써야 될 仁者는 하늘의 이치를 편안히 받아들이고 사사로운 마음이 생기지 않으니 걱정이 없고(不憂), 마지막으로 가장 어려운 勇者는 감정을 쓰는 것이 道와 義에 합치되어 두려워할 것이 없게 된다(不懼) 하셨다.

 

그러면서 위기지학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공자학당이나 문탁에 모여서 함께 모여 공부하는 것이 제대로 된 공부다. 함께 공부하더라도 가고자 하는 바가 어떤 이는 사과 과수원으로 가고자 하고 어떤 이는 동네에서 삶을 바꾸고자하고 다 다르다. 또 가고자 하는 바가 같더라고 각자의 입장과 안목이 다를 수 있고 입장과 안목이 같더라도 상황의 경중에 따지는 저울추가 각자 다를 수 있다고 하였다.(可與共學 未可與適道 可與適道 未可與立 可與立 未可與權그러니 한 제자, 이리 어려운 과정 돈도 안 되고 갈 길이 멀어 저와는 이생에서는 안 될 듯 하온데요 하니

 

”산앵두 꽃의 살랑임이여 어찌 그대를 생각하지 않으리오마는 그대는 실로 멀리있구료“(唐棣之華 偏其反而 豈不爾思 室是遠而) 라는 시가 <시경>에 있는데 내가 보기에 이 사람은 그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어찌 그게 멀리  있단 말인가(未之思也 夫何遠之有) 생각한다면 더욱 그리워질 것이고 더욱 애닯아 지고 더욱 같이 있게 되는 것이다. 공부 또한 마찬가지이니 갈 길이 멀다하고 미리 겁먹고 핑계대지 말고 롸잇 나우~~^^

댓글 4
  • 2020-12-10 16:49

    여력이 안 될 것 같다고 하시더니 후기를 올리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 2020-12-10 16:51

    저와 바당님이 7회차 후기 담당이었습니다~

  • 2020-12-11 18:59

    이제라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자로가 공자님께 칭찬을 받고 거듭 되뇌이며 돌아다니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함께 공부하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내면에 새기는 것이 다르다....
    새삼 권(權)의 어려움을 알게 하는 문장이었습니다.

  • 2020-12-15 23:41

    역쉬 자로는 무스탕이죠. 공자님 말씀 한자락에 바로 꿩을 접수하는 애처로운 행동력이라니 ㅋㅋㅋ
    재미있는 후기였습니다. 역시 후기는 재미있어야 제맛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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