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논어 베스트 2] 낚시질은 하되 그물질은 하지 않는다

자누리
2020-04-22 07:25
347
[나의 베스트 논어]는 문탁에서 논어를 쫌이라도 읽거나 듣거나  또는 외운 친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논어 문장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2주간 매일 소개한 뒤 그 중 '올해의 논어'로  세 문장을 선정할 예정입니다. 열심히 고를 생각을 하며 읽어주세요^^

 

子 釣而不綱 弋不射宿

공자께서는 낚시질은 하시되 그물질은 하지 않으시며, 주살질은 하시되 잠자는 새는 쏘아 맞히지 않으셨다. (술이편 27)

 

조이불망 익불석숙, 좋아하는 말이다.  낚시질과 그물질, 주살질 하기와 안하기, 스스로 필요를 제한하기.

작년에 사물과의 동맹을 공부하면서 또 올해 코로나19로 고생하면서 깊어지기는 했지만, 생태주의적 삶은 지구과학 강사를 하던 시절, 그 오래전부터 내 관심사였다.

지하철과 버스로 2시간씩 이동하면서 차없이 사는 삶을 고집하던 자부심이 있을 때 학생들 앞에서 환경문제를 가르칠 수 있었다.

지금은? 일상에서 스스로 필요를 제한하는가? 해외여행 안가는 정도가 고작이다. 아니다, 더 있다. 기계를 좋아하지만 기심((機心)을 외면하는 중이다.

 

 

子曰 興於詩 立於禮 成於樂

공자가 말했다. 시에서 일으키고 예에서 서며 악에서 이룬다

 

요즘 소리와 소통에 관심이 있다. 소통을 물질적으로 보자면 시각보다는 청각적인 것 같아서이다.

더 멀리 가고 더 많이 섞이고 더 번잡해진다.

詩는 노래였다. 감흥은 청각적이다. 그것을 마디를 끊고 리듬을 만들어야 일정 범위에서 빠른 소통이 이루어질 것이다.

시와 예, 어느 것도 없어서도 안되고, 다른 것을 대신할 수도 없다. 그들의 조화로 樂이 완성된다.

이 문장을 볼 때마다 어떤 원주민 사회의 추장이 떠오른다. 매일 아침 저녁 큰소리로 훈시를 한다.

아무도 주의깊게 듣지 않는다. 추장의 외침을 배경삼아 웃고 떠들며 공동체의 삶을 유지한다.

매일 들어 누구나 다 아는 추장의 외침, 그것은 말 이전의 소리이고, 새소리와 나무소리와 섞여있다.

 

댓글 2
  • 2020-04-22 08:24

    동학들의 최애 문장을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학창시절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운동장에서 듣던 교장선생님 훈화말씀이 생각나네요.
    아무도 주의깊게 듣지 않는다는 점은 추장과 같은데 말이죠^^

  • 2020-04-22 09:27

    술이편 27장 문장~~
    초딩들과 어린이 이문서당 할 떄 학동들의 암송 최애문장
    짧거든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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