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만나는 애니미즘

요요
2024-04-2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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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1234 리뷰를 위한 텍스트인 <애니미즘과 현대세계>를 아주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제 흥미를 끄는 챕터는 비인간-사람에 대한 장입니다. 북미 인디언과 아마존 인디언들은 동물이나 식물 뿐 아니라 바위와 같은 무생물도 사람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이들의 문화를 인류의 유아기적 문화 혹은 원시적 문화라고 규정하면서 애니미즘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인간-사람만이 아니라 비인간-사람과의 공존을 생각하는 사유와 실천이 대안적 '애니미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애니미즘'을 유치한 원시적 문화로 폄하하거나, 생기론적 사유방식으로 규정할 수도 있지만,  저자는 애니미즘은 우리의 존재양식과 관련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해 봅니다. 내가 버섯에 매혹되고, 숲에서 위안을 얻고, 도롱뇽의 안위를 걱정하는 것의 정체가 뭘까? 버섯과 숲과 도롱뇽이 어떤 마법을 부렸길래 나는 이들과의 만남에서 행복과 즐거움, 기쁨과 슬픔을 느끼는 걸까?

 

<동물을 만나러 갑니다>를 연재하고 있는 경덕님은 돼지-사람과의 관계에서 시작하여 길냥이-사람으로 관계를 확장해 나갑니다. 저도 자연의 존재들에 대한 관심과 매혹을 넘어 나무-사람, 풀꽃-사람, 버섯-사람, 도롱뇽-사람으로 저의 세계와 관계를 확장해 나갈 수 있을까요?

 

 

 

작은 웅덩이 안에는 나무가 있고 숲이 있고 하늘도 있습니다. 아, 제 폰의 영상도 보이는군요. 왼쪽(위) 사진에는 올챙이 두명이 있고, 오른쪽(아래)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웅덩이 이곳 저곳에서 헤엄치는 도롱뇽이 많습니다. 도롱뇽 올챙이를 찾으셨나요?^^ 자주가는 도롱뇽 웅덩이는 음지에 있어서 그런지 올챙이는 몇명만 보이고 알집이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몇마리라고 썼다가 지우고 몇명으로  수정했습니다. 저는 아직 '몇명'이라는 표현이 어색합니다.^^)  며칠 전 양지바른 곳에 있는 약수터 웅덩이를 찾아가 보았더니 알집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고, 도롱뇽 올챙이들이 많더군요.  삶의 장면에서 더 자주 살아있는 비인간-존재들을 만나고,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좁은 인간적 세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삶의 양식을 상상해보는 4월의 어느 봄날 아침입니다.

 

 

댓글 4
  • 2024-04-22 00:52

    사유방식보다 존재양식으로서의 애니미즘, 제가 요즘 강제 실천당하고 있는 삶이랄까요~~ㅎ
    애니미즘 궁금하네요^^

  • 2024-04-22 12:40

    읽어보고 싶어요. 이놈의 망할 칸트만 아니라면ㅜ ㅋ

    • 2024-04-22 14:20

      앗! 세션님이닷. 망할 칸트라니! 쉿!! ㅋㅋㅋ
      저도 아직 샘이 추천한 후성유전 책 못읽고 있어요. 흥미로운 주제인데 말이에요.^^

  • 2024-04-24 02:47

    ㅎㅎㅎ 산책 데리고 가주세요! 도룡뇽 소개시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