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케인>-들뢰즈, 앙드레바쟁, 프랑수아 트뤼포

사장
2019-07-24 10:34
321

<시민케인> -  영화계의 <논어>?!

오손 웰즈 - 영화계의 니체?!!

 

네, 그렇습니다.  이렇게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오손 웰즈의 <시민케인>은  100년이 넘는 영화 사상 부동의 걸작으로 꼽혀왔습니다.

물론 해가 바뀌면서 "가장 위대한 영화"라는 타이틀을 다른 영화에게 물려주기도 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케인>은  그런 "이의제기를 통해서  비로소 그 가치를 드러내는 걸작" (정성일)입니다.

 

영국영화협회(BFI) / 2012년, "영화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 열편"

 

 

그렇다면 평론가, 감독 모두 주저않고 <시민케인>을 위대한 영화로 꼽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성일 평론가에 따르면 <시민케인>의 미학은 다음 세 가지라고 합니다.

하나, 종전의 기승전결 구조를 파괴하고 한 인물을 다층적으로 바라보며 삶의 다양한 모습을 드러내 모순된 세상의 구조를 표현한 모더니즘의 이야기 방식

, 바로 그러한 이야기를 딥 포커스 촬영과 장시간 이동카메라를 통하여 표현주의 세트와 리얼리즘 조명을 하나의 조화로운 세계로 이끌어낸 새로운 시각적 혁명

 화면과 소리의 불일치를 통해서 시간과 공간의 분리를 가져온 토키시대의 몽타주를 이룬 점.

 

 

하여 정성일은,  "19세기에 태어난 영화가 <시민케인>을 통해 20세기의 사고에로 들어설 수 있었다" 고 평가합니다. (정성일,  <시민케인, 그리고 영화의 101년> / https://seojae.com/web/mal/mal199505.htm)

 

 

하긴,  '딥 포커스'와  '미장센' !  - 이 것은  <시민케인>과 오손웰즈를 언급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수식어, 혹은 정답이죠.

그리고 이것들을 심도 깊게 혹은 수준 높게 (한 마디로 어렵게^^) 분석한 비평가 혹은 철학자들이 있습니다. 앙드레 바쟁이나 들뢰즈 같은. 

 

 

 

먼저 들뢰즈. 그는 <시네마2- 시간 이미지>에서  <시민케인>을 "위대한 최초의 시간의 영화"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므로 페리니의 다음과 같은 말은 다분히 베르크손적이라 할 것이다. "우리는 기억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는 동시에 유년기이고 청소년기이며 노년기이고 성년기이다" 우리가 어떤 회상을 찾게 될 때 실제로 어떠한 일이 발생하는가? 먼저 보편적인 과거 내에 자리 잡아야 하고, 이어 여러 지대들 사이에서 선택해야만 한다. 어떤 지대에 우리를 기다리는, 그러나 몸을 감춘 채 웅크리고 숨어 있는 회상이 있는 것일까? (이것은 유년시절의 친구인가, 혹은 청년기 혹은 학창시절 혹은 군대시절의 친구....인가?) 

만약 우리가 품고 있는 회상이 우리에게 대답하지 않거나 회상-이미지로 구현되러 오지 않는다면 또 다른 비약을 통해 현재로 다시 되돌아와야 함을 무릅쓰고라도 우선은 어떤 선택된 지대로 뛰어들어야 한다. 바로 이것이 비-연대기적 시간이 갖는 모순적인 성격이다. 즉 보편적 과거라는 전존재, 모든 종류의 과거의 시트들의 공존, 가장 수축된 정도의 존재. 

우리는 위대한 최초의 시간의 영화라 할 웰스의 <시민 케인>에서 이러한 개념화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시네마2- 시간 이미지>, 시간과 언어, 204쪽)

 

그리고 딥-포커스에 대해서도 이런 코멘트를 하죠

 

오늘날 많은 비평가들은 심도란 웰스가 이룬 훨씬 더 중요한 영화적 공헌들을 가려버릴 수 있는 기술적 장치라고 생각한다....그러나 기억화의 기능, 즉 시간화의 형상을 만드는 것이 바로 깊이를 통해서라면, 깊이는 기술적 측면을 넘어서는  전적인 중요성을 보유하고 있다 할 것이다. 심리적 사건이라기보다는 시간의 부침, 그 구성의 혼돈이라 할 기억의 모든 모험들은 이로부터 유출되어 나온다...

모든 것은 <시민케인>과 함께 시작되었다. 종종 사람들은 깊이는 장면 내에, 즉 미장센 속에 몽타주를 내재화한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부분적으로만 옳다.... 몽타주는 여전히 웰스의 영화에서 아주 탁월한 영화적 행위로서 남아있지만, 그 의미는 변화하게 된다. 몽타주는 운동으로부터 출발하여 시간의 간접적인 이미지를 생산해내는 대신, 직접적 시간-이미지에서의 공존의 질서 혹은 비-연대기적 관계를 구성하게 될 것이다. (<시네마2- 시간 이미지>, 시간과 언어, 223쪽) 

 

 

 

앙드레 바쟁은 들뢰즈 전에  <오손 웰즈의 영화미학> (1972)이라는 책을 한 편 씁니다. 1946년 7월 <시민케인>이 파리에서 개봉될 당시 불과 28세였던 앙드레 바쟁은 (버뜨, 오손 웰즈가 <시민케인>을 만든 것은 25살 때입니다^^)  <시민케인>에 열광합니다. 그는 찰리 채플린과 오손 웰즈를 평론하면서 일약 전후 새로운 영화비평을 선도하는 인물로 떠오르게 되죠. 어쨌든 그는 <시민케인>의 주제는 유년시절의 비극이고 그것은 <앰버슨가>라는 오손 웰즈의 다른 영화와 더불어 발자크의 전통을 이어받은 사실주의 영화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지적이고 도덕적인 메세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찬란한 빛을 발하는 형식과 압도적일 정도로 독창적인 표현기법"이라고 합니다. <시민케인>을 위대하게 만든 것은 바로 그 표현기법인 것이지요.

 

<시민케인>을 보고 간략하게나마 편견 없이 미장센을 깊이 생각해보면, 표적이라는 비난이나 단지 부르주아를 놀래키기 위해 불필요한 기행을 삽입했다는 비난이 불합리한 것임을 곧 알 수 있게 된다. 이 영화의 형식과 의미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이 영화의 중대한 의미란 새로운 현실 상황들을 표현해낼 수 있는 영화언어를 창조하겠다는 욕구가....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그에게 있어 전통적 편집은 더 이상 유창한 언어구사법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미지가 지닌 놀라운 가능성을 해치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앙드레 바쟁, <오손 웰즈의 영화미학>,  103쪽)

 

 

이것을 프랑수아 트뤼포는 이렇게 말합니다. 당시 오손 웰즈는 25살에 불과했지만 이미 라디오와 연극계에서 명성을 누리고 있었고, 따라서 영화를 향한 그의 작업은 공감이나 기대 보다는 호기심, 혹은 적대감 속에서 진행되었다고.  그래서 "1939년에 웰즈는 한 편의 좋은 영화를 만드는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모든 면에서 이제까지와는 정반대되는 방식으로 영화 40년을 요약해 줄 바로 그 영화를 만들어 대중들에게 보여 줄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분명 그랬을 것이다. 수지타산이 맞으면서 동시에 규준이 될 만한 영화, 전통 영화에 대한 선전포고인 동시에 영화매체에 대한 사랑의 고백이 될 그런 영화 말이다"

 

하여 그는, 다시 트뤼포에 따르면

 

 "무성 영화 시대에는 위대한 감독이 여러 명 배출된 반면 - 무노, 에이젠슈테인, 드레이어, 히치콕- 유성영화계에서는 영화시작 3분 이내에 자신의 스타일을 확실히 인식시킬 수 있는 감독이 오직 한 사람 밖에 없다. 그가 바로 오손 웰즈이다"   

 

 

이번 주 금욜(7월26일). 오후 7시. 파시사유에서 상영합니다.

 

댓글 1
  • 2019-07-24 18:48

    미장센은  아**화장품 브랜드 이름, 몽타주는 범인 얼굴 만드는 기술로 알았던 나는 이번에 이 두 용어가 영화용어 인 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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