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떼의 가을

노라
2020-11-20 16:14
765

악어떼 2020

 

한 주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코로나 정국이었다.

강원도로 엠티 잘 다녀오고, 동네 세배 잘하고

근현대사 프로젝트 1탄 <봉오동 전투> 보고 나서 악어떼가 멈췄다.

성심원이 단체 시설이다 보니 자원 봉사자분들의 출입도, 외출도 일체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준상샘과 중간중간 만나기도 하고 카톡 회의를 하기도 하면서 단계가 내려가길 기다렸다

 

10 15일 드디어!! 우리는 7달 만에 만났다.

부쩍 키가 커 버린 친구도 있고, 살이 빠진 친구도 있고

새로 들어왔는데 신입 환영회 안 해주냐고 하는 친구도 있었다.

<주역비누>를 하나씩 풀면서 그동안 각자 어찌 지냈는지 나누었다.

아! 그런데 친구들이 사자성어나 한자어를 너무 몰라서 주역괘의 뜻이 잘 전달되지 않았다.

상부상조와 보람상조를 연결하더니,

누군가가 실수로 ‘다음엔 논어를 공부하자’는 말을 해버리고 말았다.

아니, 1기 친구들과 <논어> 같이 읽으려고 애쓰던 분들이 보시면 뭐라 하실까 싶다. 우하하하

우리는 내년에 <사자성어> 공부는 한번 해보자는 정도로 정리했다.

 

1022. 근현대사 두 번째 영화 <밀정>을 보았다.

음향이 잘 안 들렸다고 하는 친구들의 말을 들으며,

말도 안 들렸고 단어 뜻도 어려워서 영화를 이해하는데 친구들이 힘들지 않았을까 걱정되었다.

 

1029. 우현이와 함청 친구들이 함께 발표한 랩 공연을 관람했다.

우리의 기대보다 노래를 아주 잘하는 친구들의 공연이었다.

악어떼 친구들은 손을 들고 흔들면서 공연을 보았고, 끝난 후 질문도 잘했다.

직접 쓴 가사 안에서 같이 공감했던 부분들에 대해 얘기했다.

마지막에는 문탁 <길드다>에서 공부하는 우현이에게 질문하는 시간도 가졌다.

지난해에 카페하는 형섭이 형을 만난 후, 문탁에 있는 젊은 형들을 하나하나 만나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겨울에 다 만나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115. 고은이의 <밀정> 강의

그 시대를 잘 알고 있는 고은이에게 밀양 김원봉과 구영필 선생에 대해 강의를 부탁했다.

영화 밀정의 시대적 배경과 밀정이 많았던 이유들, 심지어는 아나키스트까지....(애들이 알아들었을까?)

고은이는 문탁 <길드다> 생활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었는데,

혼자 사는 것 보다 공동체에 같이 모여서 살면 돈이 훨씬 적게 든다고 했다.

 

 

1112. 영화 <지슬>을 보았다.

드디어 주형이가 한마디 했다. 왜 이리 칙칙한 영화들만 보냐구!!!

으샤으샤 문탁식구들과 함께하는 것을 기대했는데,

족구도 못하고, 야구도 못 보러가구, 신입 환영회도 못하구....

아!! 함께하는 자리를 빨리 만들어야겠다.

 

1119. 따따루와 함께 4·3 사건에 대해.

칙칙한 흑백영화 <지슬>의 배경에 대해 얘기들었다.

2기 형들이 다녀왔다는 제주도 동굴에서 찍었다는 영화, 좁은 그곳을 낮은 포복으로 기어가면서 영빈이가 했다는 욕!

이유를 모르고 잡혀가 죽은 제주도민들 이야기. 아이들이 정말 진지한 자세로 강의를 들었다.

그리고 군고구마와 깍두기를 먹으며 남은 이야기들을 나눴다.

몇 주간 말이 없던 주형이는 이제 맘에 있는 얘기를 하기 시작했고,

상현이 동생 현욱이는 스마트함을 뽐내었다.

윤성이는 입시 준비 중이라 오랫동안 이곳에 오지 못했다.

태권도과로 진학하려 하는데 수능까지 봐야 하는 상황이란다. (얼마나 힘들까ㅠㅠㅠ)

윤호는 모범생 탈을 벗어 던지고 자기 목소리를 내려 하고, 해원이는 좌충우돌이다.

그리고 아직 자기를 드러내지 않는 영진이가 있다.

 

 

1126일 드디어!!!! 문탁 식구들과 영화를 본다

아이들이 정에 굶주렸다!! 반갑게 맞아주시고, 오버해서 인사해주시고, 맛있는 간식 주세요!!!!

댓글 3
  • 2020-11-20 21:34

    코로나로 인한 감금생활이 답답했던 아이들은 놀고 싶어했다.
    족구도 못하고 야구도 못보고 하니까.....
    심지어 아이들의 숫자가 적어 예전에 자주 하던 축구도 뜸하단다. 수비가 없으니 공이 뻥뻥 들어간단다.
    아이들과 놀일을 만들어 보고 싶지만 이 놈의 코로나가 어떤 것도 확실하게 일정을 잡기 어렵게 한다.
    그나마 영화인문학과 만남이 격한 환대의 장이 되길 바래본다. 아이들은 이소룡을 어떻게 볼라나.....

  • 2020-11-20 21:55

    악어떼는 뭐하나 궁금했는데, 반가운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20-11-20 23:32

    인문약방 야근 하면서 귀동냥으로 들었는데 영화와 배경과 생각이 횡단되던 시간^^
    그나저나.... 코로나가 함께 하는 시간을 또 못하게 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어요...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공지) 2022 한가위배 악어떼 족구대회 (9)
노라 | 2022.09.16 | 1525
노라 2022.09.16 1525
악어떼 단편영화 시사회 후기 (4)
관리쟈 | 2022.08.01 | 1464
관리쟈 2022.08.01 1464
<블랙홀>시사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6)
작은물방울 | 2022.07.10 | 1583
작은물방울 2022.07.10 1583
악어떼 동네새배 2022 영상으로 보세요 (4)
관리쟈 | 2022.02.18 | 1481
관리쟈 2022.02.18 1481
2022년 악어떼 동네세배 (6)
노라 | 2022.01.27 | 1656
노라 2022.01.27 1656
2021 악어떼 세배를 동영상으로 보세요 (4)
관리쟈 | 2021.02.19 | 2214
관리쟈 2021.02.19 2214
새해복많이 받으시고 악어떼 세배도 받으러오세요~~ (5)
작은물방울 | 2021.02.08 | 2338
작은물방울 2021.02.08 2338
골든벨을 울려라!!!! (13)
작은물방울 | 2019.12.31 | 2460
작은물방울 2019.12.31 2460
9월 5일 저녁 7시에 시간을 내주셔야하겠습니다 (10)
작은물방울 | 2019.08.26 | 2683
작은물방울 2019.08.26 2683
311
악어떼 세배와 졸업식 (4)
느티나무 | 2023.01.26 | 조회 425
느티나무 2023.01.26 425
310
악어떼가 왔다. 그리고 이제 악어떼가 갔다 (3)
문탁 | 2023.01.20 | 조회 487
문탁 2023.01.20 487
309
악어떼 마지막 세배입니다. 꼭 보러 오세요 (1)
작은물방울 | 2023.01.16 | 조회 388
작은물방울 2023.01.16 388
308
2023 악어떼 엠티 후기 "우리, 3년 후에 또 만나요" (17)
청량리 | 2023.01.08 | 조회 738
청량리 2023.01.08 738
307
우현쌤의 까르보나라 그리고 드디어 엠티 고고!! (3)
작은물방울 | 2022.12.30 | 조회 415
작은물방울 2022.12.30 415
306
악어떼 겨울시즌 스케치 (3)
노라 | 2022.12.24 | 조회 424
노라 2022.12.24 424
305
악어떼와 따꼬(타코아님!) 만들어 먹기 (6)
자룡 | 2022.10.26 | 조회 608
자룡 2022.10.26 608
304
악어떼 가을시즌 주제는 < 요리 > 입니다 (3)
노라 | 2022.10.15 | 조회 484
노라 2022.10.15 484
303
2022년 한가위배 족구대회 후기 (8)
노라 | 2022.09.23 | 조회 700
노라 2022.09.23 700
302
비내리는 오늘은 족구연습! (3)
노라 | 2022.08.25 | 조회 459
노라 2022.08.25 459
301
2022년 4월의 악어떼 스케치 (9)
노라 | 2022.04.27 | 조회 586
노라 2022.04.27 586
300
진짜 진짜 오랜만이다 친구들 (6)
작은물방울 | 2021.11.13 | 조회 651
작은물방울 2021.11.13 651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