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입을 틀어 막는 주자의 가르침

느티나무
2020-03-24 23:31
72

<낭송 주자어류> 1부 후기

 "찬실이는 복도 많지"를 보고 생각했다.

'그래, 옳은 말, 당연한 말도 이렇게 하면 훠얼씬 감동적으로 자알 전해지는 거지.'

'이게 문학이나 예술의 힘인 거지.'

라고 말이다. 그런데 오늘 읽은 <낭송 주자어류>에서 주자선생은 이런 나의 생각을 비웃는 둣 했다.

그야말로 직격탄을 날리며 변명하는 우리의 입을 틀어막아 버렸다.

너무 노골적으로, 대놓고, 실날하게 은유란 일도 없이 말이다.

 

1.요즘 사람들은... ...

<낭송주자어류>의 1부는 주로 제자들에게 공부을 어떻게 해야하는 지를 가르치는 내용이다.

주자는 공부때문에 고민하는 제자들에게

"요즘 사람들은..."이라며 말을 시작을 한다. 

그런데 주자의 시대의 요즘 사람들이나 지금 우리 시대의 요즘 사람들이나

공부하는 사람들의 태도나 고민이 어찌 그리 한결 같은지 

"정밀하게 공부하지 못하는 병의 뿌리는 어디에 있나요?"

"기력이 부족한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등등 제자들의 질문에 대해

주자는 질문하는 자들은 자신의 병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자들이며

그들이 알고 있는 바로 그것을 치료하면 된다고 알려준다.

실은 다들 알고 있지만 막상 실천하려 하니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어렵다, 말만 할 뿐 노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능력이 부족하다고 변명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공부하는 데 가장 큰 결함이라는 말로

핑계 거리를 찾고 있는 우리의 입을 틀어 막고 있다. 속이 뜨끔거렸다.

  "요즘 사람들은 공부할 때 곧바로 착수하려고 하지 않고, 늘 기다리려고 하지.

 오늘 아침에는 일이 있고 낮에는 일이 없다면 낮에 바로 착수하면 되지.

 낮에 일이 있다면 저녁에 바로 착수하면 되는데도 반드시 내일을 기다리려고 해.

 이번 달에 아직 여러 날이 남아 있는데도 다음 달을 기다리고,

 올해 아직도 여러 달이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금년은 얼마 남지 않았으니 내년에 해야겠다'고 말한다네.

그렇게 공부한다면 어떻게 진보하겠는가."

 

2.<소학>, 공부의 기본기

제자가 공부의 순서를 묻자 주자는  <소학>이 모든 공부의 기본임을 강조한다.

나는 전에 <소학> 잠깐 엿 본 정도에 불과했지만

 <소학>에서 말하는 쇄소응대가 인간에 대한 배려를 배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주자는 "소학에서 이미 익숙하게 마음을 보존하고 길러서 깊고 두터운 바탕을 이루어"야

비로소 다른 것을 완성할 수 있다고 한다.

  "옛사람들은 어린 자제가 먹고 말할 수 있을 때부터 가르쳤어. 

물 뿌리고 쓸고 응대하는 태도에 이르기까지 모두 익혔지.

그렇게 소학에서 이미 익숙하게 마음을 보존하고 길러서 깊고 두터운 바탕을 이루었어."

그런데 "요즘은 어려서 소학 공부를 놓치기 때문에 부족한 데를 채우고자 해도 참으로 어렵네."라고 말이다.

그때의 '요즘 아이들'이나 요즘의 '요즘 아이들'이나... ...

진리는 물 긷고, 마당 쓸고, 불 지피는 것부터 가르치는 것인가 보다.

 "대청과 큰 복도에 물 뿌리고 청소하는 것도, 다만 작은 방을 청소할 때와 같이 하면 돼.

작은 곳을 깨끗하게 청소하였다면 큰 곳도 분명 그러할 것이야. 만약 큰 곳이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바로 작은 곳에 마음을 다한 적이 없기 때문이야.

배우는 사람이 가까운 데서부터 공부해 나가지 않는다면,어떻게 큰 것을 이해할 수 있겠나.

작은 것은 바로 큰 것의 척도라네. 요즘 학문하기 어려운 것은 사람들이 소학을 익히지 않기 때문이야."

 

3.갖추어진 도리도 스스로 그것을 경험해야 비로소 자신의 것이 된다.

  공부는 분명하고 평이한 이치를 아는 것, 스스로 하는 것, 자신에게 절실한 문제를 궁구하는 것,

그러나 이 모든 공부가 책만 읽고 이해할 뿐 체득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고 한다.

성인의 수많은 말들은 모두 다 스스로 이해한 것이고, 자신이 일찍이 경험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묻는다. 스스로 어떻게 해야 仁인지, 禮인지, 義이지, 知인지를 생각해 본 적이 있냐고...

이는 반드시 자기 몸에서 체득해야 하는 것이다.

 "공부하는 사람이 가장 무서워해야 할 것은 대충대충하는 것이야.

조금 하고 나서 '이 정도면 됐어'하고 생각하지 않는 거지.

오늘 한 가지를 알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고 오늘 한 가지를 실천했다면 그것으로 좋은 거야.

이렇게 꾸준히 하다 보면 자연히 완전해질 걸세.

그러다 만약 의문이 솟구치거든 스스로 생각해 보게나

의문이 솟구치는데 모른다고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올 테니 기다리라고 할 텐가?

그때 답해 줄 사람이 없다면 그걸로 그만 둘 생각인가?

학문은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려는 생각이 없어지면 반드시 진보하는 법일세.

나는 다만 길을 안내하는 안내자이며 입회인에 불과하다네.

의문점이 있으면 함께 생각해 볼 따름이야." 

 

 코로나로 학원이 문을 닫은지 한 달이 넘어가고 있다.

답답하고 불편한 마음이 자꾸 화풀이를 하고 원망할 대상을 찾는다.

주자선생 나처럼 이렇게 마음이 불편한 요즘 사람들에게 방책을 내리신다.

 "어쨋든 지금은 자네가 보기에 재미없는 일은 하지 말고 자네에게 기쁨을 주는 일을 하게.

기쁨을 주는 일을 하다보면 마음이 정밀해질 거야. 마음이 정밀해지면 무르익게 되지.

그렇게 마음을 착실하게 길러서 언제나 명료하게 깨어 있도록 하고 방종하지 않도록 하게나.

그때서야 의리는 자네 가슴 속에서 자라나게 될 거야."

 모두 화이팅!!!!

 

다음 시간엔  <낭송 주자어류> 2부와 3부를 읽어옵니다.

 

 

 

 

 

댓글 1
  • 2020-03-26 19:44

    세미나들이 미뤄지고 있는것이 코로나 때문이야 라고 화내는 대신...코로나 덕분이야 라고 속으로 (약간!) 미소 지은 저를 반성합네다..............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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