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 에세이데이 후기

히말라야
2019-09-08 21:19
70

 [밤을 사유하다] 시즌2는 멀리 오래 여행가신 씀바귀샘과 개인 사정상 못 나오고 계신 여수댁샘이 빠지셔서, 저와 루욱샘과 곰곰샘과 초희샘 이렇게 4명이서 조촐하게 마무리했습니다. 보통은 에세이를 다 읽고 뒤풀이를 하지만, 시즌2를 끝내는 날 우리는거꾸로, 다른 날보다 좀 더 일찍 만나 점심 겸 회식을 하고 나서, 각자 써 온 에세이를 열심히 읽었습니다. 

 

 먼저 가장 꼼꼼하고 가장 성실하게 써오신 루욱샘의 글을 읽었죠. 시즌의 가장 마지막에 읽은 카프카의 성에 대해서 장장 5페이지에 달하는 글을 써 오셨습니다. 우선, 굉장히 난해했던 소설의 줄거리를 요약해 주셔서 전체를 되짚는데 도움을 주셨고, 카프카가 말하는 '성'의 의미에 대해 나름대로의 의견을 정리해주셨습니다. 무엇이라고 명확히 정의내리기 모호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성의 실존은 스스로를 통제하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겠는가라고 요약해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리고 소설 속 인물들의 입체성에 대해서 '관점주의'라는 개념으로 정리해 주셨어요. 한 인물이 여러관점에 의해 그려지는데, 누구의 시선이 더 옳은지, 더 객관적인지... 독자들은 아리송하지요. 아마 작가인 카프카의 입장도 그랬지 않을까 싶네요. 루욱샘은 작품 속 프리다에게 가장 공감하신다고 했는데...그가 보여주는 피해의식처럼 스스로 느낄 때가 많다고 하셨습니다. 초희샘은 실존의 모순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고 했는데...각자 설명해보려고 애썼는데, 이해를 한 것 같지는 않은 표정?? ^^

 

두 번째로, 두 번째로 빨리 올린, 제 글을 읽었습니다. 저는 성의 K가 마을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맺는 관계에 초점을 두어, 사랑의 5가지 종류를 나누어보고 이름을 지어 봤어요. 글을 쓰면서 사랑에 이름을 붙이는 작업들이 저는 재미있었습니다. 곰곰샘은 제가 사랑에 대한 글을 쓰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놀라셨다했고...소싯적 한 때 제 슬로건이 "사랑 밖엔 난 몰라"였다는 말을 듣자 더 깜짝 놀라셨죠. ㅎㅎ 초희샘은 제가 분석한 사랑 중에서 한 가지-가르데나와 한스의 사랑-는 좀 의심스럽다고 하면서도 새로운 접근이 신선하다고 평해주셨습니다~

 

 곰곰샘은 "꿈이 선생이다"라는 제목으로 우리가 함께 읽었던 책 중에서 [어젯밤 꿈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들]에 대해 정리하는 글을 써오셨습니다. 가장 먼저 읽었던 책이라 기억이 가물거리던 차에, 다시 한 번 잘 정리된 글을 읽으니 저는 무척이나 도움이 되었습니다.  꿈을 주제로 한 시즌2에 합류하시던 곰곰샘이 세미나 시간에 "밤에 자면서 정말 꿈 좀 꾸고싶다"고 해서 같이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는 이번 시즌 책을 읽으며 누구나 꿈을 꾼다는데 꿈을 기억 못하는 것을 알게되었죠. 곰곰샘은 아직은 밤꿈이 기억나진 않으시지만, 정말 낮에는 꿈꾸지 않는가?라는 의심을 하게 되신 것 같네요. 그리고 꿈-현실이 이항대립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사실도 우리에게 진지한 물음을 던져주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초희샘은 에세이라기보다는 빈둥거리고 싶은 사람의 변명에 가까운 글을 써왔습니다. 바타유의 책 중에서 '놀이와 예술의 관계'에 마음이 간 듯한데, 자신의 생각을 글로 구성해서 순차적으로 짜임새있게 정리하는 것이 아직 어려운 것 같습니다. 말미에는 밤세미나를 하면서도 여전히 자신은 무용함보다는 유용함에 더 마음을 쓴다는 것과 함께 휴가를 가겠다는 말까지 이어갔네요. 글이 그냥 생각나는 대로 의식의 흐름대로 쓰인 것 같아서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이런 충고들을 기꺼이 받아들인 초희샘은 다음 시즌부터는 세미나 시간마다 매주 글 형태잡기 연습을 위해 메모 글을 써오기로 약속했습니다. 초희샘의 글이 다듬어질 수 있도록 다른 동학들이 우정과 애정으로 함께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 다음 시즌은 9월 19일에 시작합니다. 첫 책 [의미와 무의미의 경계에서] 85쪽까지 읽고 만납니다. 

 * 발제 순서는 우선, 루욱-> 히말(의미 무의미 나머지)-> 초희 (언어와 신화 전반부) -> 곰곰 (언어와 신화 후반부) 이렇게 정해두었고요.여행갔다 돌아오신 씀바귀샘과 여수댁님, 그리고 새로운 신청자분들 2분께서 함께 하시겠습니다. 19일날 뵈요~~

 

댓글 2
  • 2019-09-10 15:48

    성실하신 샘들이 미리미리 에세이를 올려주신 반면,
    저는 고민만 많다가 전날 막 벼락치기한 것 같아 죄송스럽더라구요...;;;
    열살 딸내미한테는 "엄마는 왜 숙제를 미뤄서 하냐"며
    잔소리까지 들어가며 낑낑댔더라죠 --;;; 반성합니다-

    그래도 가게에서 쫓겨나면서까지 세미나를 잘 마치겠다는 일념으로
    비오는 차 속에서, 카페로, 장소 불문 에세이를 읽었던 마지막날은
    꽤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ㅎㅎㅎ 다들 감사합니다-!

  • 2019-09-12 01:17

    같이 못해 아쉽..
    다음시간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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