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성 城>, 세 번째 후기

곰곰
2019-08-3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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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성 城>, 마지막 시간이었습니다. (아쉽게도 씀바귀 샘께선 멀-리 유럽으로 여행을 가셔서 참석 못하셨어요)

 

카프카 소설이 처음인 저는 여전히 낯설어서 끝까지 고개를 갸우뚱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스토리 위주의 소설만 익숙했던 터라 갑자기, 느닷없이, 돌연 등장하는 인물과 그의 이야기들, 그리고 예상할 수 없는 사건들이 사방으로 튀는 듯한 전개를 따라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더군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주인공 K가 자기에게 약속된 자리를 얻지 못하고 마을을 방황한다는, 어떻게 보면 진부한? 별스럽지 않은? 그런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많은 궁금증을 만들어내고 다른 해석들 ,이야깃거리가 가능케 한다는 것만으로도 참-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루욱샘 말처럼 칡뿌리처럼 씹을수록 다른 맛이 나는 카프카의 매력에 푹 빠졌던 시간이었습니다.

 

히말샘께서는 <성>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정리해 오셨는데요. (이렇게 꼼꼼하신 히말샘!)

 

전체 이야기를 통해 다시 본 'K'는 마을에 도착한 이래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늘 다른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 그 사람들의 얘기를 듣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전의 것, 관습에 사로잡혀 다른 사람들과 소통이라고는 하지 않는 이곳 마을 사람들은 그런 K가 마음에 들지 않지요. 그들은 각자 자기 망상에 빠져서, 자신만의 관점으로 잘 살고 있었는데 K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그들의 일상을 흔들려 하니까요. 오히려 K에게 너무 솔직하다, 속이 다 들여다보인다, 어린애 같다는 등등의 비판을 쏟아내곤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마을에서 K가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은 모두 여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남자들은 완전히 고정된, 몽상조차 없는, 꽉 닫혀있는 존재라서 그런 것이 아닐까, 여자들에겐 그래도 몽상이라는 것이 남아있어서 다른 행동도 가능한 상태이지 않았나 하는 얘기를 나누었어요. 들뢰즈의 '여성-되기'와 흡사하다는 말씀도 하셨구요.

 

프리다, 조수들, 클람, 페피, 브룬스빅, 아말리아, 올가 등등 등장 인물에 따라 사건을 보는 시선, 그 해석은 모두 다르고 (또한 그것을 읽고 해석하는 우리의 시선과 해석도 다르고) 카프카는 그것을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그들이 K와 나눈 대화를 따라가면서 함께 얘기를 나누는 시간은 재미있고 흥미로웠습니다. 정말 다양하고 많은 얘기를 끝도 없이 나눌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ㅋㅋ 

 

후기를 쓰면서 카프카를 다시 떠올리니 그에 대한 애정이 더 솟는 것 같습니다. 아... 또 빠진 건가요... ㅎㅎㅎ   

 

어느덧 [밤을 사유하다] 시즌 2가 끝나고 마지막 미니 에세이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다음주에는 자유롭게 주제를 정해서 1-2페이지 분량의 에세이를 써옵니다. 참, 다음주엔 1시까지 모이기로 하신 거 잊지 마세요~ ^^  

 

댓글 3
  • 2019-09-01 15:45

    한 동안 카프카와 함께 했는데,
    참 좋았어요. 다음에 기회가 닿으면 <소송> 도 같이
    읽어요~
    여러 인물 중에 k에 유독 연민이 가는 건 저랑 닮아서
    일까요 ㅋㅋ

    • 2019-09-03 10:56

      네~ 시즌 마다 한권씩 읽어보아요~~^^

  • 2019-09-03 10:54

    혼자서는 읽다가 잠들어서 카프카의 꿈만 꾸었을텐데 함께 읽으니...소설도 두번씩 읽고 이야기나누며 점점 더 미궁에 빠지고... 너무 재밌어요~~^^
    그리고 어쩌면 이렇게 카프카의 글은 밤 세미나에 잘 맞는 것 갇은 것은...나만의 느낌적인 느낌일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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