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다섯번 째 후기 -

바다
2024-02-13 21:23
148

 <이제 우리는 우리 인류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고 우주의 목적이 될 수 없으며 신성불가침의 절대적인 진리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종교적인 독단과 인종적인 편견, 그리고  맹목적인 국가주의등에 사로잡혀 마치 우리가 조만간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으로  이주라도 할 듯이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 

 그런데 과학기술의 발달로 행성과 항성의 탐사가 계속될수록  인류 우월주의는 뿌리채 흔들리고 우리는 우주적 시야를 갖게 됨으로써 우주에서의 우리 정체성을 깨닫게 되니,  이제 인류는  에너지를 지구에서의 삶에 써야 하며 우리는 국가나 어떤 인물이 아니라 우리가 현재 살고 있고 앞으로도 한 동안 살아가야 할 지구에 충성해야 한다. >

칼 세이건은 자신의 역작 코스모스에서 위와 같은 메시지를 기회가 될 때마다  수시로 반복하여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물론 순수한 과학자의 호기심과 열정으로 이 엄청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도 했겠지만 그가 이 책을 쓴 목적은 분명하다.

 651페이지에서 '그러나 슬프게도 인류 전체를 위하여 외쳐댈 사람은 지구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과연 누가 우리 지구의 편이란 말인가?' 라고  한탄하였는데, 그는  길지 않은 그의 생애를 우주를 이해하고 지구를 지키는데 바쳤다고 할 수 있다.

 12년 전 이맘 때, 글 한 줄 읽을 수 없었던 가장 힘들었던 시간에 내가 왜 코스모스를 집어들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밤마다 석 달간 씨름했던 건 선명하게 남아 있다.  날마다 마주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아들간병에 지치고 시달린 몸을 따뜻한 물에 담그고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난 어느 새 현실에서 벗어나 우주 어딘가에 떠다니는 우주먼지로 변해있었다. 하지만 내용이 어렵다보니 읽은 내용은 바로 사라지는데  어느 순간부터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깨달음이 밀려왔다.

' 아!  나는 이 광막한 우주에서 먼지보다도 더 작은 존재구나!  영겁의 시간을 지나서 이 곳에서 존재하고 있는 우리는 가히 기적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그런데 이 우주먼지라고도 할 수 있는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다니... 얼마나 기특한 일인가?  

 이 지구에 잠깐 머물렀다가 우주 어딘가로 사라질 텐데 그 시간의 길고 짧음에 우리가 이렇게 기뻐하고 슬퍼할 일인가?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최선을 다하는 것! 그 뿐으로 이 지구에서의 삶에 너무 집착하지 말자.'  이런 느낌?

코스모스를 읽기 전의 나와  읽고 나서의 나는 다르다. 굳이 표현하자면 좀 더 자유로워졌다는 것? 

처음 읽고 나서 코스모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의 첫번째 목록에 올랐는데 이번에 다시 읽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참 좋았다.

무엇보다도 좋은 건 우리가 함께 읽고 얘기 나누며 배울 수 있었다는 것!

댓글 2
  • 2024-02-13 23:35

    우주 먼지인 우리들이 생명으로 태어난 것만큼이나 이렇게 세미나에서 만나 우주를 함께 얘기한다는 것... 이건 뭐 기적인거죠!?!? ㅎㅎ

    솔직히 소문(?)만큼 <코스모스>에 경탄하기에는 제 소양이 많이 부족했지만, 바다샘 덕분에 칼 세이건과 코스모스에 대한 호감도가 많이 올라간 건 사실입니다 다른 책도 찾아볼려구요 ㅋ 감사합니다

  • 2024-02-13 23:43

    우주먼지처럼 하찮다... 가 아니라 기특한가로 끝을 맺는 바다님의 용기와 긍정에 매료됐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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