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네번째 후기 - 우리는 별에서 왔다

두루미
2024-01-31 17:54
155

 

별에서 온 그대? 이런 드라마가 있었다. 남자주인공은 잘 생긴(구여운) 김수현이었다. 그렇게 샐럽들만 별에서 온 게 아니다. 

 

칼세이건은 우리 모두 그렇게 별에서 왔다고 한다. 사실 우리 몸이 원자로 되어있고 텅 빈 원자가 세상 만물의 근원이라는 건 요즘은 상식이다. 그런데 그 원자의 기원에 대해서는 관심갖지 않았던 것 같다. 

 

아무튼 저자는 생명의 기원이 별의 기원과 진화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바로 원자 때문이다. 원자는 아주 오래전 은하 어딘가의 적색 거성들이나 초신성의 폭발로부터 만들어졌다. 이외에도 지구의 생명체든 별이든 둘 다 태양에너지에 의존해 산다거나 우주선(cosmic rays)에 의해 생명체  돌연변이가 촉발되는 등 연관이 깊다. 그의 또 다른 설명 중 하나인 화학적 반응으로 인한 진화설에서 우리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무기화합물에서 어떻게 유기화합물로 진화하는지 설명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인터넷 자료를 좀더 찾아보니, 1953년 밀러는 원시대기층에 천둥번개와 같은 전기방전을 시도하고 나서 며칠 후 아미노산 등 유기물을 검출했다는 실험이었다. 그는 이 실험에서 다윈과 같은 진화설에서 주장하는 "따뜻한 연못(원시 수프)"을 구현하고자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로 이 실험에서 구현한 대기층이 지구 최초 환경과 차이가 난다는 비판이나 생명 탄생을 위한 유기물에 미치지 못한다는 등 비판이 있었다고 한다.(이 실험은 최근까지 계속 되고 있다)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우리처럼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우리가 그들의 세계로 달려가서 그 행성들의 지평선 위로 은하수 은하가 떠오르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팔을 넓게 벌리고 휘돌아 감도는 나선 팔 구조의 위용, 400억 '인구'를 자랑하는 성단에서 벌어지는 별들의 퍼레이드, 중력 수축의 고통과 충격에 소리 없이 신음하는 암흑 성간운들, 그 안에서 새로이 태어나는 행성계, 초거성들의 휘황한 광채, 중년에 이른 주계열서들의 늠름한 모습, 적색 거성들의 빠른 팽창, 백색 왜성의 단아함, 행성상 성운의 미려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9장>별들의 삶과 죽음 중에서

 

별과 마찬가지로 별들의 무리들 은하, 은하단 그리고 이 모든 걸 아우르는 우주의 시작과 끝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빅뱅이론과 달리, 팽창 우주론은 허블의 망원경으로 유명한 허블과 그의 연구원 휴메이슨의 관측으로부터 시작된다.(사실 먼저 관측한 사람이 따로 있다. 허블의 관측은 그의 관측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 그러니까 팽창 우주론은 관측의 결과로 만들어진 이론인 셈이다. 허블은 지구로부터 은하들까지의 거리를 측정하고, 휴메이슨은 이들 은하의 후퇴 속도를 측정했다. 이런 측정 방식은 도플러효과를 이용한 것으로, 가령 앰블런스 신호가 가까울 수록 고음이고(파장이 짧다) 멀 수록 저음(파장이 길다)이라는데 착안한 것이다. 빛의 파장 또한 마찬가지이다. 관측자로부터 파장이 점점 길어지는 것을 적색 이동이라고 한다. 허블과 휴메이슨은 먼 은하의 스펙트럼이 모두 적색 이동을 보이는 것을 관측하고, 이들이 적색 이동을 보이는 정도가 은하까지의 거리에 비례하여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시 말해서 우리에게서 더 멀리있는 은하가 더 빠른 속도로 멀어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또다른 주요한 관측은 우주배경복사에 관한 것이다.  우주배경복사란 빅뱅 당시 태초의 빛이 우주 전체에 걸쳐 고루 발견되는 현상이다. 오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온도가 낮아지면서 이 빛의 파장이 점차 길어지는 것이 관측됐다. 이런 현상이 팽창 우주론의 근거인 이유는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우주의 물질과 에너지도 함께 팽창하면서 급히 온도가 식어진다는 팽창 우주론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우주가 영원히 팽창하는지 아니면 수축과 팽창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는지 확언할 수 없다. 다만 우주의 물질을 철저히 조사하거나 우주의 거대 구조를 탐구해야 한다. 우주의 구성원에 대한 탐구는 전파망원경을 이용하여 은하, 퀘이사, 블랙홀, 중력파 등을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주의 구조를 탐구하는 일은 과연 가능할까? 우리는 여전히 우주의 중심이 어디인지, 그 끝은 어디인지 알 수 없다. 저자는 이렇듯 끝없이 이어지는 계층 구조(프랙탈 구조)에 따라 닫힌 듯 열리고 열린듯 닫힌 우주를 이야기 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소립자 하나는 닫힌 우주이지만 그 하나의 소립자 안에서도 우글거리는 은하가 존재한다는 것. 이렇게 한없이 위 아래로 연결된 것이 우주라는 설명이다. 

 

그들의 세계에 진입하려면 어떻든 4차원으로 '길'을 내야 할 것이다. 그 길은 쉽게 열리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블랙홀이 우리를 그 길로 데려가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태양계 근처에 작은 블랙홀들이 존재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자 이제 영원의 벼랑 끝에서서 정들었던 이 우주와 헤어져, 저 우주로 뛰어들 채비를 해보자.<10장> 영원의 벼랑 끝 중에서

 

우리가 별들의 폭발로부터 왔듯이 우주의 끝은 또 다른 우주의 시작이다.  

댓글 1
  • 2024-02-13 23:20

    이번 책 중 가장 어려웠던 내용을 잘 정리해 주셨는데... 너무 늦은 댓글 죄송해요 ^^;;; 코스모스는 천문학도 알아야지, 화학도 알아야지, 생물학, 물리학은 물론, 그의 위트와 감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계사와 종교, 당시 미국사회 분위기와 천문학계 상황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아휴휴... 칼 세이건은 사십대 중반에 어떻게 이런 대작을 쓴 건지.. 거참... 한없이 얄팍한 저의 지식으로 읽자니... 그가 경탄하는 만큼 감동의 도가니에 빠지지 못했나 싶기도 하구요 앞으로도 두고두고 조금씩 읽어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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