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철학학교1] 7주차 후기: 시즌 1이 거의 끝나갑니다.

아렘
2024-03-29 01:04
162

칸트 비판서 완독을 목표로 한 2024의 시즌 1이 거의 마무리 단계입니다. 오프 모임이 어색했지만 어느새 저는 언제 온라인을 했더라 뭐 이런 생각이 드는 무서운 적응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텍스트가 텍스트다보니 틈만 나면 그 힘듦에 대해 다 같이 투정을 부리지만 오늘은 투정이 좀 특별했습니다. 투정하면 세션샘이 아닐까싶습니다. 목요일만 되면 너무 피곤하고 졸립다는 둥,  거기다 줄행랑을 놓으신 요요샘은 왜 철학교에 안오시냐는 둥, 시즌 1이 마지막이라는 둥....아마도 세미나 중에 야구 중계를 못봐서 오는 부작용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꾸 듣다보면… 익숙해집니다. 칸트처럼…

 

 

불평이란 말이 나온 김에 불평을 넘어 성토에까지 이른 휴식 시간 수다를 빼 놓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대체로 중론이 철학교 때문에 각자의 읽기를 ‘베려 버렸다’로 모아졌습니다. 길다 여길 수 없는 매주 30여쪽 분량이지만 허들이 높아서 읽기의 밀도가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시간도 애도 많이 써야하니 자연히 뭐 이렇게까지 읽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 불평들 너머로 뭔가 다른 맘도 아주 쪼금은 있을거라 여깁니다. 뭐 제맘대로 생각을 좀 해보면….그저 너무 좋은 나머지 다른 사람들이 이 좋은 걸 알고 떼로 달려들까봐 그러면 이렇게 좋은 기분을 느끼지 못할까봐 그런거라고 여깁니다. 아니면 말고…그런데 저는 솔직히…지금 아니면 언제 칸트를 모여 읽을 수 있나….이게 마지막 기회일 거 같다 뭐 그런 생각으로 견디고 있습니다.

 

7주차에 우리는 원칙의 분석학 중 ‘지각의 예취’와 ‘경험의 유추’까지 읽었습니다. 아무튼 여기에도 그 망할놈의 종합이 있습니다. 종합이 있으니 우라질 선험도 있을 것이고 그러다 보니 통각짱, 시간짱이 한 줄 요약입니다. 이런 거칠다 못해 조야한 독해에 여러 샘들이 깊은 질문과 대답으로 많은 부분을 채워 주셨습니다. 특히나 한글 이해에 한계를 느꼈던 컵과 물 비유의 뜻을 깨우쳐 주신 여러 샘들 특히 가마솥샘 감사합니다. 예취란 듣보잡 번역어(예료도 마찬가지입니다)가 격론 끝에 그럴듯하게 들리는 걸 보면 여러샘들 참 짱입니다. 세미나 내용을 요약하는 후기를 쓰면 남들에게는 소가 웃을 일이니 책 내용은 여기서 그만….

 

그 대신 그간 여러샘들에게서 느꼈던 제 인상을 밝혀볼까 합니다. 제멋대로 평가이니 웃고 넘겨주시기를…

 

가마솥: 분명히 철학책 읽기에 재미를 붙이신게 틀림없습니다. 고장이 나거나 제대로 동작 안하는 물건들이 말끔하게 고쳐지듯이 가마솥샘은 차근차근 따져보는데 일가견이 있으십니다.

 

봄날: 아닌건 아닌겁니다. 납득 안가는 문제에는 그런가요 하면서 수긍을 하는 법이 없습니다. 저는 샘의 ‘제가 나중에 따로 다시 읽어볼게요’란 멘트가 참 좋습니다.

 

정군: 튜터답게 말이 많습니다. 튜터라고 해도 말이 너무 많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대화가 뻘짓에 그치지 않게 항상 경찰 역할을 참으로 잘해주십니다. 참 잘 읽어 텍스트를....오래오래 튜터 해주세요....이게 한줄 평입니다.

 

세븐: 진중하고 정확하고 치밀합니다. 진중하다 함은 해석에 있어 도를 넘지 않으시고 정확하다 함은 항상 출처를 밝혀 주십니다. 세미나 전후로 보충자료를 올려주시는 세븐샘이 존경스럽습니다.

 

진달래: 부쩍 말씀이 많이지셨습니다. 물론 자기차례가 아니면 나서지는 않고 계시지만…동양고전에다 서양철학을 얹어서 잡종교배가 아닌 이종 하이브리드를 하고 계신 셈인데 언젠가 제가 동양고전을 읽을 때 신세를 좀 지겠습니다.

 

호수: 읽은 날과 안읽은 날의 차이가 확연하신 스타일입니다. 농담이구요…안읽으실리가요.... 그러니까 제 말은 호수샘은 퐁당퐁당을 시전하고 계십니다. 조용히 세미나가 끝나도록 한구석을 지키는가 하면, 한번 터지면 거의 방언 수준의 폭과 깊이를 시전하십니다. 오늘은 좀 하셨습니다. ㅎ

 

세션: 지금이라도 당장 그만둘 수도 있고, 몇번 쉬다가도 함 해볼까하며 나타나실 수 있는 철학교의 시그너쳐 같은 캐릭터입니다. 그만큼 자유로운 영혼으로 보입니다. 매번 같이는 아니어도 어쩌면 오래도록 띄엄띄엄 같이 읽을 수도 있겠다 여기고 있습니다.

 

휴먼: 샘… 이제 본격적으로다가 신이 나옵니다. 신쪽으로 정향된 샘의 질문들을 받으면서 아마 저도 변하는게 있을거라 여깁니다. 지금까지의 질문보다 앞으로의 질문이 더 기대가 됩니다. 도식의 요청에서 그리고 남은 변증론에서 그리고 3시즌 실천이성에서의 맹활약을 기대해봅니다. 

 

아렘: 저는 말을 좀 줄여야겠습니다. 매번 생각하고 있습니다.

 

설마 빠진 사람 없겠지요? 

 

참 우리 4/11 회식합니다. 저는 세미나보다 회식이 더 기대가 됩니다. 

 

 

 

 

 

 

댓글 7
  • 2024-03-29 08:53

    넘 우껴요...ㅋㅋㅋ

  • 2024-03-30 12:45

    빛보다 빠른 후기네요. 제 기억으로는 철학학교 합류 이후 가장 빠른 것일 듯합니다.
    후기를 쓰면서 내용을 요약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자유분방한 아렘샘의 후기의 색다름에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샘들의 특징을 잡아낸 순간의 포착. 직관에서의 포착의 종합 능력, 아렘샘의 기지와 상상력이 돋보이십니다.
    벌써 다음 주면 시즌 1이 마무리되네요. 쉽지 않는 텍스트를 읽느라 정신없이 지내왔었네요.
    방학 기간인 4월 11일 시즌 1 마무리 모임도 기대됩니다. ^ ^

  • 2024-03-31 22:49

    아... 제가 철학학교에서는 말을 그렇게 많이 하지 않는데 말이죠? 그 정도는 해야지 않을까요? ㅋㅋㅋ

  • 2024-03-31 23:21

    그날의 전말. 호수샘과 도란도란 수다중이었죠. 주제는 셈나를 하다보니 본업과 셈나가 뒤바뀐 듯 하다, 하여 셈나가 본업이 되는 경향에 대해 이야기하며 웃고 있는데, 가마솥샘이 철학학교를 한 뒤로 글쓰시는 스타일이 바뀌었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하시며, 나름 다소 황당해 하심 ㅋ... 거기에 아렘샘마저 참전, 철학학교를 하다보니 다른 책을 읽을 시간이 없더라 라고... 사람도 아닌 셈나를 성토하는 이 상황이 웃겨 죽을 지경에 우리 셈나를 반사회적 모임으로 과감히 묘사한, 반-세미나적 튜터 정군샘이 등장. 아, 정군샘이 이 이야기를 들었어야 하는데 ㅋㅋ 아마 인디언샘이 들으셨던 목요일 밤의 웃음소리는 그 순간이었을 듯 하네요. 건 그렇고, 요요샘은 언제 컴백하시는 거죠? ㅎㅎ

  • 2024-04-01 07:48

    ㅎㅎ 이미 매주 회식을 한 것 같은 기분.. ㅎ

  • 2024-04-01 22:50

    아렘샘, 동양고전은 읽긴 읽으실 건가요?

    • 2024-04-02 00:45

      물론입니다. 제 노년 꿈이 수학과 동양고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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