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철학학교 1] 3주차 후기: 지성!

덕영
2024-03-01 23:58
315

 

3주차 세미나의 내용은 지성(논리학)에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이번 주는 세미나를 하다가 중간에 필름이 끊기는(!) 느낌을 받기도 하였는데요.

머리에 이것에 관련된 길이 없어 말을 듣다가 막다른 길이라 사고가 멈춘 것 같았습니다. 하하하.

칸트로 양생하기가 올해 저의 화두인데, 양생 할 수 있을까요?-_ㅠ

 

이러한 생각들과 함께, 후기는 선생님들께서 말씀주신대로 녹음한 것이 아닌

저에게 남아있는 기억들을 적어보기로 하였습니다.

 

일단 지성은 감성과 짝꿍입니다.

감성이 대상에서 받아들인 내용을 지성이 정리해주어야 인식이라는 것이 완성됩니다.

그러므로 지성이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을 칸트는 사기라고 표현하였습니다. (맞나요?)

칸트나 17~18세기 철학자들이 사기다, 공허하다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상대는 보통 스콜라학파라고 보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감성이 받아들인 내용을 지성에게 전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상상력입니다.

예전에는 이것을 구상력이라고 하였습니다.

순수이성비판에서는 상상력을 감성과 지성을 붙여주는 접착제라고 하는데,

칸트의 다른 책에서는 교량(다리)이라고 표현한다고 합니다.

저는 감성-상상력-지성 이 셋이 협동하는 모습을 떠올리니 왠지 흐뭇하였습니다.

협동이 보람되도록 스스로에게 좋은 내용들을 넣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칸트는 이분법이 아닌 삼분법을 쓴다고 합니다.

저는 삼분법이라는 말에서 이미 머리에 물음표가 가득했는데요?

텍스트를 보지 않고 제가 받아들인 대로 적어보자면,

‘맞다/아니다’는 이분법이고 거기에 ‘맞기도 한데 아니기도 하다’라는 것이 추가되면 삼분법입니다.

이 것에 맞는 예인지는 모르겠으나,

가끔 ‘살아있는데 살아있지 않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이것도 삼분법에 속할까요?

 

삼분법에 관련해서는 무한판단에 대한 이야기도 펼쳐졌습니다.

‘무한’이라는 단어가 명사로 쓰이는 것이 아니기에

공부하는 사람에 따라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로 기억합니다.

 

그 외 범주표와 판단표의 관계, 변증법, 아렘샘의 에세이 주제가 주체라는 것,

지성부분의 표를 기억하는 것보다는 그것을 칸트가 언급하는 이유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기관과 규준, 종합과 판단 등의 주제로 풍부한 세미나가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문탁이 온통 새로운 것으로 가득하네요.

갑자기 어딘가에서 뜬금없이 나타난 저에게 친절히 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 사계절을 샘들과 보내고 나면 어떤 변화가 있을지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혹시 후기 내용 중 틀린 부분이 있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추가로 정리하면 좋을 부분들도 보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 세미나 범위는 306p~343p입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댓글 17
  • 2024-03-02 02:38

    제 에세이 주제는 저도 모릅니다. 샘들이 간혹 자기들끼리 밀어붙이는데, 덕영샘은 이런 일에 현혹되면 안됩니다. 접착제는 제가 한말인데 책에 나온 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보시다시피 저는 열심히 읽고 곧 잊습니다. 빠르고 경쾌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 2024-03-02 22:27

      앗 에세이 주제가 그게 아니셨군요;;허헛

  • 2024-03-03 00:08

    칸트는 처음 읽기 때문에 지레 겁을 먹었는데, 읽을수록 묘한 매력이 느껴지는 철학자같아요. 만용을 부리는 듯한 대목도 있지만 집을 짓듯이(건축술적으로) 차곡차곡 쌓아올리고, 꼼꼼하게 용어해설 후 단계를 밟아나가는 등. 학창 시절 과목이 싫어도 선생님이 맘에 들면 그 과목에 빠져드는 것처럼 칸트 선생님에게 서서히 빠져드는 느낌입니다. 덕영샘이 올해 목표로 정한 ‘칸트로 양생하기’를 북에디터스쿨 동기로서 응원합니다. ㅎㅎ. 당연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구요. 멋진 후기 감사합니다.

    • 2024-03-05 09:37

      북에디터 때 함께 고궁 산책을 했던 것이 생각나네요! 세븐샘이 사진도 찍어주시고, 더운데도 넘 즐거웠던 기억이어요^^ 칸트는 어렵지만, 샘 말씀처럼 꼼꼼함을 구경(?)하는게 재미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반가운 세븐샘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올해 샘의 공부를 응원하겠습니다:)!

  • 2024-03-03 01:28

    제가 예전에 칸트를 정말정말 싫어했었습니다. 꼼꼼하고, 차분하고, 바른 말만 하고 그러면 다들 싫어하고 그러잖아요? 그렇지 않나요? ㅎㅎㅎ 뭐 저는 그랬습니다. ^^
    그런데 역시 '싫다/좋다'는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감정이라는 걸 칸트를 통해 깨달았습니다. 세미나 하기 전까지는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고 중요하다에 가까웠지만, 철학학교 세미나를 통해 읽어가다보니 언제 싫어했냐 싶기도 하거든요. 다들 세미나에서 보셨다시피 칸트는 순서를 건너뛰는 법이 없다는 점에서 친절하고, 자신이 검토하지 않은 바에 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책임감이 대단한 철학자입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말투는 전혀 바뀌지 않았음에도 저류에 흐르는 격한 감정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마 제가 예전보다 나이를 더 먹어서 그런 것들이 읽히는 것이기도 하겠죠? 특히 두 차례 세미나를 통해서 내용도 내용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서술의 구조를 차근차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저는 좀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앞으로 한 해 동안 세미나에서 오고갈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

    • 2024-03-05 09:45

      책임감 있는 철학자라는 말이 딱 어울리네요! 바른 말을 하기 위해 칸트가 많은 시간 애를 썼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샘 말씀처럼 마음이 언제나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며 앞으로 칸트를 찬찬히 읽어가 봐야겠습니다^^

  • 2024-03-03 09:58

    갑자기 어딘가에서 뜬금없이 나타난 덕영샘과 공부해서 저도 넘 좋습니다 ^___^

    • 2024-03-05 09:55

      첫 날 호수샘께서 반갑게 웃어주신 것이 생각납니다. 뜬금없이 나타났지만, 공부는 꾸준히 하도록 하겠습니다ㅎㅎ!

  • 2024-03-03 17:58

    애초 녹음이 필요없으셨던듯... 기억도 잘하시고 따라서 정리도 너무 잘 하시는 것 같은데요? 책도 더럽게 어려운데 다들 불평 한마디없이 어찌나 잘들 읽으시는지 경이로움... 건 그렇고 덕영샘 멀리서 오셔서 어찌나 씩씩하게 셈나도 잘하시는지 막 반갑고, 쌤의 올해의 양생도 마구 응원하고 싶습니다~

    • 2024-03-05 10:02

      오옷 그런가요? 후기를 스스로 쓴다고 해놓고, 내용이 넘 어려워서 당황했습니다ㅎㅎ 세미나가 재미있어서 그런지 가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왠지 고수의 느낌이 나는 세션샘,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 2024-03-04 08:11

    안녕하십니까, 갑자기 어딘가에서 뜬금없이 나타난 덕영샘과 작년에 감이당에서 토요주역스쿨을 함께 공부한 '서경호' 라고 합니다. 덕영샘이 작년에 추천해준 '세미나책'을 읽고 정승연샘 팬이 되어 지난주에는 서촌 피스북스에 저자 강연회도 갔었습니다. 맨앞에 앉아서 들었던 사람이 접니다. 언젠가 정군샘 세미나에 꼭 참여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었는데, 워밍업 차원에서 문탁 철학학교1 후기와 질문 내용을 훔쳐 보며 예습하고 있습니다. 후기 내용을 보니, 터프하기도 하고, 학인들 면면이 한분한분 만만치 않아 보이네요...ㅋㅋ 언젠가 그 자리에서 함께 공부하며 토론하고 있을 저를 상상하며, 또다른 뜬금없는 사람 한명이 댓글 달아봅니다. 덕영샘! 터프한 곳에서 잘 버티시고, 정군샘! 언젠가 세미나에서 만남을 기대합니다. ^^

    • 2024-03-04 16:44

      그냥 오셔도 될 것 같은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 2024-03-04 18:32

      헛! 선생님 ㅎㅎㅎ 이렇게 불현듯 출현하시다니 ㅎㅎㅎ 반갑습니다. 아렘샘 말씀대로 지금 바로 오셔도 괜찮을 듯 합니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덕영샘도 최근 새로 신청하신 철학사 세미나에 합류해보시는 건 어떨까 생각합니다!

      • 2024-03-04 20:44

        넵, 알겠습니다. 서양철학사 세미나로 기본기를 먼저 닦고 오겠습니다. 반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방금전에 아내 재가도 득했네요...ㅋㅋ 지금 철학사 세미나 신청하러 갑니다...^^

    • 2024-03-05 10:09

      앗ㅋㅋㅋㅋㅋ경호샘! 올해는 문탁에서 뵙는군요. 정말로 반갑습니다. 다음 주에 철학사 세미나에서 뵙겠습니다~!

  • 2024-03-05 12:07

    후기 쓰시는데 내용 정리하는 게 어렵다고 걱정하시더니, 엄청 잘 정리하셨네요. 차분함 가운데 언제나 가지고 계신 놀라운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즐겁게 하시는 모습에 많이 배우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꾸준히 정진하셔서 양생에 성공하시기를 함께 기원합니다.

    • 2024-03-07 11:20

      정리한 것이 괜찮았다니 다행입니다ㅎㅎ감사합니다
      휴먼샘:) 이따봬요~!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810
[2024 철학학교 시즌2] 순수이성비판2 1주차 질문들 (7)
정군 | 2024.04.24 | 조회 85
정군 2024.04.24 85
809
[2024 철학학교 시즌2] 순수이성비판 : 선험적 변증학 읽기 모집 (4)
정군 | 2024.04.09 | 조회 203
정군 2024.04.09 203
808
[2024철학학교1] 시즌 1 마지막 시간, 방학이다! (3)
진달래 | 2024.04.09 | 조회 173
진달래 2024.04.09 173
807
[2024 철학학교 1] 순수이성비판 8주차 질문들 (9)
정군 | 2024.04.02 | 조회 137
정군 2024.04.02 137
806
8주차 번외 질문 (3)
아렘 | 2024.04.02 | 조회 106
아렘 2024.04.02 106
805
[2024 철학학교1] 7주차 후기: 시즌 1이 거의 끝나갑니다. (7)
아렘 | 2024.03.29 | 조회 161
아렘 2024.03.29 161
804
[2024 철학학교 1] 순수이성비판 7주차 질문들 (10)
정군 | 2024.03.27 | 조회 142
정군 2024.03.27 142
803
[2024 철학학교1] 6주차 후기: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10)
휴먼 | 2024.03.24 | 조회 185
휴먼 2024.03.24 185
802
[2024 철학학교 1] 순수이성비판 6주차 질문들 (9)
정군 | 2024.03.20 | 조회 193
정군 2024.03.20 193
801
[2024 철학학교 1] 5주차 후기: 쪼그라든 상상력, 불어난 통각 (7)
세븐 | 2024.03.15 | 조회 229
세븐 2024.03.15 229
800
[2024 철학학교 1] 순수이성비판 5주차 질문들 (9)
정군 | 2024.03.13 | 조회 180
정군 2024.03.13 180
799
<2024 철학학교1> 4주차 후기 (8)
세션 | 2024.03.10 | 조회 225
세션 2024.03.10 225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