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클래식>반야심경 2회-반야심경을 암송하다가
기린
2021-11-17 20:33
336
불교 공부는 처음부터 관심이 있었다기보다 공동체에 와서 요요샘을 만나서 샘이 하는 공부를 따라하다 보니 <중론>도 듣고 <숫타니파타>도 듣고 이번에 <반야심경>도 듣게 되었다. 그렇다고 뭐 아는 것도 그다지 없어서 강의 시간에 요요샘이 불교 용어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는 조언대로 알아들으면 그런가보다 무슨 뜻인지 잘 몰라도 그런가보다 하면서 설렁설렁 듣고 있다.
이번 2회 시간에는 <반야심경>의 내용을 본격적으로 들어가서 <반야심경>의 첫 문장 ‘관자재보살~~’로 시작하는 그 관자재보살이 누구를 가리키나에서 시작했다. 관자재란 “자유 자재하게 세상을 본다” 는 뜻이고, 보살은 보리살타의 준말로 “깨달은 존재, 깨달음을 추구하는 존재” 라는 뜻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한다. 보살의 경우는 대승불교에 와서 용법이 바뀌어 “출가와 재가의 구분이 없는 이상적인 수행자 상으로, 마지막 남은 단 한명의 중생마저 모두 구제할 때까지 사바세계에서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대자대비의 큰 원력을 세운 존재”로 그려졌다고 한다. 그렇다면 관자재보살은 세상을 자유자재로 볼 수 있는 통찰지를 갖추고 사바세계에서 매번 샘솟는 자비심으로 중생을 구제하기를 일삼는 수행자쯤으로 해석해 볼 수 있겠다.
그러고 나서 다음 본문으로 들어가면, 260자로 된 짧은 경전에, 공(空)은 일곱 번, 무(無)는 총 스물 한 번, 불(不)은 아홉 번이나 나오는 그야말로 공 무 불의 타령(?)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 <반야심경>을 들으면서 짧은 경전이라 하니 암송이나 해볼까 마음을 냈고 강의 기간에 매일 암송을 하고 있는데, 관자재보살~~~ 이라 시작되면 타령조로 읽어나가게 된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고 스님들이 단체로 독경하는 것을 흉내 내면서부터이다.
본문의 내용으로 들어가면 <중론> 들을 때 새겨진 일체무자성=연기=공 이더라는 공식이 떠오르고, 다 공(空)하더라며 허무주의에 빠질락말락하는 공(空)병의 경계에서 왔다리갔다리할 때도 있다. 그럴 때 강사님이 “완전한 지혜에 이르게 하는 반야경의 핵심을 담은 경전”에서 밝히는 “세상 그 무엇에도 영원불변하는 본질은 없다”는 이치를 터득하는 길을 또 좇아가본다. 본질이 없음에도 나의 몸과 마음을 구성하는 오온(五蘊)-색수상행수식-의 감각은 너무나 실감나서 그것 자체가 무상하거나 말거나, 오온의 집합으로써의 감각에 충실한 게 진짜 같기도 하다. 그렇게 무수상행식~ 무안이비설신의~ 어쩌고는 이쪽 귀로 들어와 저쪽 귀로 나갈 수도 있다. 그럼 진짜라는 것이 무엇이냐? 라고 부처님은 물어보실라나~ 아무렴요~ㅋ
이렇게 설렁설렁 듣기도 하면서 아침마다 <반야심경>을 암송한지도 2주가 지났다. 이제 제법 리듬 흉내도 내면서 암송을 하던 오늘 아침(수요일)이었다.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 .... 하는데 울컥했다. 아...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란... 말이지. 그렇다는데 다 무상하다는데... 이 아침의 이 목소리는 우찌 이래 생생한고. 다 무상하다는데 피붙이가 아프다는 친구의 소식은 우찌 이래 아릴까. 아... 측은하며.... 애틋하고나. 울컥.... 나로 말하면 암송 구력 꽤 되는데 말이다. 이런 경험은 또 처음이다. 이 후기를 쓰는데도 쫌 뭉클한데. ㅋ 보리살타 의반야바라밀다고 심무가애 무가애고 무유공포 원리전도몽상 구경열반~~ 삼세제불 의반야바라밀다고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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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리니쌤. 불법을 공부하니 자애의 마음이 한량없어진 걸로.
그런데 저도 가끔 저 구절에서 울컥해요.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
울컥하는 마음에서도 딱 멈춰야하는 걸까요 ?
나 그냥 울컥하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걸로 ?????
오~ 소리와 몸의 공명, 혹은 소리와 뜻의 만남이 아닐런지요?^^
멋지네요.. 쫌 부럽..ㅎ
공이란 무엇인가....
선문답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었지만 강의 듣고 경을 읽고 보고 하니 조금씩 알아 듣게 되며 더 공부해보고 싶어 졌습니다.
공을 연기로 이해해 보라고 하신 말씀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텅 빈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니라 인연(조건)에 따라 발생하고 조건적으로 사라지니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것이 공이다.....
잘 이해해서 삶 속에서 행할 수 있도록 고민하면서 강의 잘 듣고 금강경 읽기도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좋은 강의 듣게 된 인연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