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클래식 삼국지 2강 후기

토용
2021-03-12 21:58
433

<삼국지연의> 강의는 소설 이야기로만 끝나지 않는다. 한나라 나아가 위진 시대의 문화적인 특징까지 아울러서 녹여낸다. 선진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허우적대다가 이렇게 강의를 통해서라도 다른 시대의 모습을 귀동냥하니 즐겁다.

오늘은 인물품평의 변화에 대해서 들었다. 삼국지에는 얼마나 많은 일명 영웅호걸들이 등장하는가. 그 인물들을 어떤 관점에서 볼 수 있는지 그 관점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삼국지 내용은 거의 잊어버렸어도 이런 맥락에서 들으니 재미가 있었다.

 

논어에도 공자의 제자들을 비롯해서 인물품평의 내용이 많이 나온다. 논어의 전체 주제를 ‘知人’이라고 해도 될 만큼 사람을 제대로 알기는 어렵다. 추천에 의해 관리를 선발해야 했던 한나라에서는 인재를 감별하기 위한 이론이 필요했고, 이에 정치인재학의 인물품평이 대두했다고 한다. 한나라에서는 사람은 우선 ‘기’로 결정되면, 그 다음으로 선악의 구분이 중요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이런 견해는 단편적이어서 위나라 임하는 오행 이론으로 인간의 재능을 구별했다고 한다.

 

목의 기운을 타고난 사람은 용감하고, 금의 기운을 타고난 사람은 강직하며, 화의 기운을 타고난 사람은 강하되 조급하고, 토의 기운을 타고난 사람은 지혜롭고 관대하며, 수의 기운을 타고난 사람은 조급하며 불충하다.

 

유소의 <<인물지>>는 정치인재학이 가장 발전된 형태라는데, 그는 기-음양-오행을 체계적으로 연결하여 사람을 판단하였다. 한나라 때 발달한 음양오행의 이론이 인물품평의 이론으로까지 이른 것 같은데, 여기에 관해서는 잘 모르니까 패스.

흥미로웠던 것은 위진시대 인물품평이었다. 책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면,

 

“위진 시대 심미적 관조의 변화는 유가의 현실 세계에서의 살펴보기가 미적인 것, 허령한 것으로 변화했으며, 도가의 우주 차원에서의 살펴보기 또한 미적인 것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말한다. 미적인 것, 허령한 것으로 바뀐 살펴보기가 바로 맛보기이다. 맛보기는 상(象)을 맛본다는 것이지 형(形)을 맛본다는 것이 아니다. <<주역>>에서는 ‘하늘에서는 상을 이루고, 땅에서는 형을 이룬다’라고 했다. ‘형’은 사물의 실질적인 지점을 중시하고, ‘상’은 사물의 비실체적인 곳을 중시한다.”

 

위진 시대의 심미적 인물품평으로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들을 품평해보면? 아니면 삼국시대는 음양오행에 기초한 인물평을 해야 할까? 어찌됐든 이런 문화적 배경을 좀 알고 다시 삼국지를 읽어본다면 인물들이 새롭게 보일 것도 같다. 하, 뭐 하나 읽으려면 도대체 얼마나 알아야할게 많은지....

댓글 1
  • 2021-03-15 23:28

    예전 이문열의 <삼국지>를 읽을 때와 많이 다른 <삼국지>를 보고 있는 기분입니다. 

    <삼국지>에 유비, 관우, 장비, 제갈량만 보였던 것 같은데 

    일전에 보았던 <사마의>라는 중국 드라마 영향인 듯 하기도 하고 

    조조 쪽 사람들이 많이 눈에 들어 옵니다. 순욱이라든가, 등예라든가  

    한동안 <삼국지> 하나를 영화로 드라마로 드라마도 누구의 시선으로 보여주는가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하는 중국인들의 스케일에 많이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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