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클래식 『숫타니파타』4강 후기

느티나무
2021-06-03 10:43
300

경전 『숫타니파타』 강의 마지막 시간이다.

예전 『쌍윳따니까야』에서도 그랬지만 문답으로 이루어진 이 경전들은

일상의 경험을 통한 고통과 괴로움을 토로하는 질문들이 많다.

그에 대한 세존이나 성자들의 답 또한 평이한 말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어렵다.

그 만큼 실재의 삶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과 맞닿아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또 그만큼 울림이 크다.

4강에서 귀에 쏙 박힌 내용이다.

우다야 : 세상은 무엇에 속박되어 있습니까? 그것을 추진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무엇을 끊어 버린다면 열반이 있다고 말합니까?(1108)

세존 : 세상은 환희에 속박되어 있습니다. 사유가 그것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갈애를 완전히 끊어 버린다면 열반이 있다고 말합니다.(1109)

강의안의 해석에서는 “환의의 대상에는 감각적 즐거움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견해나 윤리적 실천에 대한 환희도 있다.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일수록,

스스로 청정하다고 생각하고

수행에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견해와 나름의 윤리적 잣대가 강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언어에 갇히게 되는 것은 아닐까? 

말로 분별하려 들면 들수록 말이 많아지기만 할 뿐인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말로 분별하고 사유해야 무엇이 잘 잘못인지

어디에서 문제가 비롯된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래야만 겨우 내가 빠져있는 함정을 인식하게 된다. 

그런데 그 말들의 끝은 늘 같은 지점에 도달하고 있다. 

욕망... ...

그렇다면 그것을 잘 파악하는 방법은 많은 말을 하는 것보다 오히려 잘 듣는 것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야 내 속에 있는 이것을 '알아차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적의 없이, 고뇌 없이, 욕망 없이 유행한다면... ...

 

난다여 착하고 건전한 사람은 견해나 학문이나 지식을 가지고 이 세상에서 성자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적의 없이, 고뇌 없이, 욕망 없이 유행한다면, 그들이야말로 성자라고 나는 말합니다.(1078)

 

 

댓글 1
  • 2021-06-03 20:51

    저는 이번에 숫타니파타를 읽으면서 

    '새김을 확립하고 유행하라'를 발견했습니다.

    간결한 표현이면서도 실천적 지침으로 정말 훌륭하지 않은가요?

    느티님이 염려하는 '말에 갇히는 공부'를 넘어서는 데도 유용한 지침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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