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번째 시간 후기

명식
2019-05-07 21:22
109


  안녕하세요, 명식입니다.

 

  후기 담당을 결정하는 것을 잊어 조금 늦었습니다만, 다섯 번째 시간의 후기입니다.

 

  본디 이 시간은 각자 가져온 <분석하는 글쓰기> 글을 나누는 시간이 될 예정이었으나, <분석하는 글쓰기>가 생각보다도 더 쓰기 어려웠던 탓인지 대부분의 친구들이 글을 다 완성시켜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해미와 채진이도 몸살이 나 결석하는 바람에 여러모로 다소 힘이 빠진 시간이 되었는데요.

 

  이전에도 말했지만, <분석하는 글쓰기> - 즉 인류학적 글쓰기는 익숙한 일상을 새롭게 조명하여 문제를 포착하고, 또 그러한 문제를 분석하기 위하여 여러 수단을 동원하기 때문에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글입니다. 사실 노력 뿐 아니라 경험도 필요한 글쓰기인 만큼 절대 쉬운 글쓰기는 아니지요. 그래서 완벽한 글을 가져오기보다 최선을 다하는 글을 가져오는 게 더 중요했습니다만……모두 워낙에 일상이 바쁘다보니 글쓰기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느끼게 됩니다.

 

  글을 가져온 건 세 사람이었는데요. 새은이, 초빈이, 그리고 참석하지 못한 해미가 미리 글을 보내주었지요. 헌데 재미있는 건 세 사람의 글을 하나씩 따로 놓고 보면 모자란 부분이 있지만, 하나로 이어놓고 보면 하나의 완성된 <분석하는 글쓰기>가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주제도 어느 정도 겹쳤구요.

 



  우선 새은이는, 하나의 현상을 포착하고 관찰한 글을 써 왔습니다. 왜 사람들은 차 안에서 이어폰을 꼽고 무언가를 듣고 있을까

  한편 해미는, 현상을 간단하게 쓰고, 그 까닭에 대해 여러 가지 가설을 세운 글을 써 왔습니다. 사람들은 왜 버스나 전철 안에서 스마트폰에 빠져들까? 한국 사회에는 시간을 놀리지 말고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게 존재하기 때문일까? , 스마트폰이 그런 노는 시간에 깔끔하게 이용하고 마칠 수 있는 콘텐츠들을 제공하기 때문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초빈이는, 특정한 현상 같은 것을 쓰기보다는 한국 사회 전반에 대한 자신의 주장이 들어있는 글을 써 왔습니다. 끊임없이 생산성을 추구하며 사람들을 몰아붙이는 사회.

 

  이 세 가지 글을 이으면, 새은이의 일상에 대한 미시적 관찰을 통하여 어떤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해미의 방식으로 특정한 경향으로 환원시킨 뒤, 그것을 다시 초빈이의 글로 거시 관점에서의 사회 총체적 분석으로 연결하게 됩니다. 일상의 어떤 현상을 분석해 거기서 한국 사회가 갖는 어떤 성향을 이끌어내고, 그를 통해 한국 사회를 총체적으로 분석한 것이죠. 이것이 고전적 인류학자들, 가령 루스 베네딕트 같은 인물들이 사용한 방법입니다. (물론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 있어 훨씬 더 세련된 방식으로 자신의 논리를 구축합니다.)

 

  이 부분은 참 재미있었습니다. 동시에 한편으론 세 사람이 힘을 합쳐야 할 수 있을 정도의 너무 어려운 과제를 내주었나 싶어 좀 미안하기도 했네요.

 



  아무튼, 세 개의 글만으로는 수업을 진행할 수 없어 어느 정도 생각할 시간을 갖고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짧은 <분석하는 글쓰기>에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그 결과 새은이는 한국 사회에서 성인이 된다는 것에 대한 글을, 현민이는 타인의 도덕적/비도덕적 행동에 대한 무관심, 초빈이는 교복을 입는다는 것에 대한 글을 써주었어요. 확실히 이 글들은 좀 더 인류학적 글쓰기의 짜임새를 갖춘 글들이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다소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인류학적 글쓰기는 분명 매우 유용한 도구입니다. 앞으로 여러분이 일상 속에서 어떤 부당함 혹은 알 수 없는 무언가를 맞닥뜨렸을 때, 이러한 글쓰기가 그를 마주하는 방법을 알게 해줄 것입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더 인류학적 글쓰기에 도전하길 바랍니다!

댓글 1
  • 2019-05-08 13:16

    ㅎㅎ 글 재밌어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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