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 2회차 후기

자작나무
2021-11-20 20:54
346

 

*주의: 의식의 흐름 후기

우리는 항상 버려야 할 건 버리지 않고, 버리지 말아야 하는 건 버리는지도 모르겠다. 

뭔 소리냐고요? 후기를 쓴다고 앉아서 쭉 생각해보니, 이건 분명히 들은 얘기고 안다고 생각했던 문제인데,

이걸 언제 배웠냐는듯이 다 잊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부처님이 실체 없음, 연기, 공성을 이야기했지만, 

이번 주 내내 나의 머리와 마음을 확 쥐고 있었던 것은, 모두 분별이고 알음알이고 아상 가득한 감정들이고 등등.....

아하 이번 주에도 나는 '분별망상'에 사로잡혀 있었구나ㅠㅠ

그런데 이번에 읽은 부분에서는 부처라거나 깨달음 혹은 보살과 같은 것들도 규정하고

그것을 목표로 정하여 실체가 있는 것으로 여기면 그것 또한 분별망상이 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미움이나 죄악, 번뇌 등등 뿐만 아니라 착함, 깨달음, 성인 등등과 같은 것도 망상이라고 하다니,

그렇지 착하다는 것은 착함/착하지 않음이라는 분별에 기대어서 말하는 착함이니까, 그게 분별망상인거지.

부처도 마찬가지다. 내 마음 안의 부처상을 세우고 그것만이 부처이고 다른 것은 번뇌다 라고 하는 순간, 분별망상에 사로잡힌다. 

이러한 경계를 보여주는 부분이 이번에 읽은 부분에서는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 이른바 달마는 어떻게 했을까. '침묵했다.'

또 불교의 입장에서 보자면 '외도'인 자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해서,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만약에 적극적으로 부처는 어떻고 외도는 이렇고 깨달음은 이렇게 나뉜다 등등으로 말했다면,

그 순간에 부처와 깨달음조차도 하나의 사물이 되고 말며 분별망상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앞서 읽은 <대승기신론>의 수많은 경지들에 후달리고 난 뒤라서일까, 조금은 후련했지만,

한편으로는 또 막막해지기도 했다. 왠지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 그 방법이 막막해지는 것 같아서다. 

상을 짓지 않고, 보시했다는 생각도 없이 보시하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또 막막해지는 감정, 왜?  '~하는 생각 없이' ~하기, 이건 <금강경>에서도 읽은 내용이지 않은가!!

그런데 지금! 다시! 막막해하다니! 공부를 머리로만 한 것이 분명하다, 아니, 잘 외고 있지 못한 걸로 봤을 때는 머리로도 

안 한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다시 우리는 무엇으로/어떻게 공부(혹은 수행)할 것인가. 

이런 저런 생각이 드는, 이런 저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날씨이고 최근입니다. 

그럼 담주에 봐요. 

 

 

댓글 2
  • 2021-11-21 13:28

    맞아요! <금강경>에서도 읽고 <반야심경>에서도 읽고

    <선어록>들에서도 읽었지요.

    삶이 공부라고 말하고 또 그게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텍스트를 읽을 때면 삶과 공부 사이.. 그 사이가 아주 넓게 느껴지면서 그 거리를 자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삶과 수행과 구원의 문제를 고민하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그 간극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극복하려고 한 혜능 계열의 남종선은

    더 강렬하게 교외별전 불립문자를 중시하며 텍스트나 말로만 하는 구두선이 아니라 삶 속에서의 깨침을 강조한 거 아닐까 싶네요.

    하지만 또 듣고 배우고 읽지 않으면 자꾸 까먹게 되니.. 다 깨어있으려고 하는 일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 원류를 우리는 다시 달마를 통해 접하고 있군요!

  • 2021-11-21 21:24

    공부와 삶의 간극!

    그래서 같은 말을 반복해서 들어도, 비슷한 내용인 듯한 책을 읽어도,

    다시 원점인 것같은 기분!

    그래도 꿈과 희망을 가지고, 그렇게 나도 모르게 변하고 있으리라 기대하고!

    저는 이번 책에서는 공이라는 것만 계속 남네요~

    허무와는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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