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시즌>2주차 공지 - 디디에 에리봉, 수치를 쓴다는 것은?

문탁
2023-06-18 11:59
325

우리는 디디에 에리봉의 <랭스로 되돌아가다>를 2주에 거쳐 읽습니다. 우선,

 

1. 디디에 에리봉 1953년생입니다.

 

 

 

 

그는 한국에서는 미셀푸코 평전의 저자로 알려져 있지요. 그리고 이 <미셀 푸코>는, 평전 이상의 평전?!입니다. 미셸푸코의 동성애자로서의 개인적 삶 뿐만 아니라 그것과 교직하는 푸코의 사회적 투쟁과 지적 여정에 대해서도 아주 탁월하게 소개하고 있으니까요. 어쩌면 푸코 전기는 지금 이 책, 비판적인 ‘자기기술지’(autoethnography) 로서의 <랭스로 되돌아가다>를 미리 선취한, 개인적이며 사회학적 글쓰기를 시도한 책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역자후기에 따르면 디디에 에리봉은 이 평전 이후에도 “푸코 철학을 퀴어링하기” 작업을 계속한다고 합니다)

디디에 에리봉은 성적 소수자로서의 자신을 재발명하기 위해 자기 계급을 탈출합니다. 그런데 그 후 그토록 삭제하고 싶어했던 자신의 과거, 자신의 계급적 기원으로 돌아갑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랭스로 되돌아가는거죠. 왜?

 

 

2. ‘수치honte’를 쓴다는 것은 ?

 

 

부르디외(1930~2002)

 

 

이 책은 자신을 쓴 것이고 동시에 자신의 수치심에 대해 쓴 책입니다. 수치를 쓴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역자해설에 따르면 디디에 에리봉은 <게이 문제에 관한 성찰>이라는 자신의 책을 “태초에 모욕이 있었다”로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르트르, 부르디외, 버틀러 등을 참고하면서 수치가 게이 정체성의 구성에 얼마나 핵심적인 요인인지를 논의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책 <랭스로 되돌아가다>에서, 성적 질서 뿐 아니라 계급적 질서와 예속적 주체화를 논하면서 역시 ‘수치’를 중심고리로 삼는다고 해요. 다만 여기서 ‘수치’는 정신분석학적 범주에서 이해되는 게 아니라 사회학적 범주에서, 특히 부르디외의 사회학의 맥락 속에 놓여집니다. 다시말해 “소수자가 어떻게 사회적인 것을 인지구조와 성향체계의 형식으로 체화하는지...소수자 하비투스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분석하는 것입니다. 

(디디에 에리봉은 부르디외의 이론적 제자입니다. 부르디외 역시 지방 쁘띠부르주아 출신으로 프랑스 대학의 엘리티시즘에 늘 소외감을 느끼죠. 그의 학문은 부르주아 계급문화에 대한 반발심과 지식인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됩니다.  그의 '하비투스', '상징폭력' 등의 개념을 알면 도움이 됩니다. 인터넷 같은 곳에서 좀 찾아보시와유^^)

전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계급적 수치심을 내면화했던 어렸을 적의 몇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푸세식 화장실의 추억이랄까...ㅋㅋㅋ) 여러분도 몇 장면들이 떠오르시죠?

 

 

3. 그의 지적 스승 혹은 친구는 장 주네(1910~1986), 아니 에르노(1940~)

 

장 주네와 아니 에르노가 그의 지적 스승 혹은 친구입니다. 아...장 주네! 시즌1을 하신 분들은 새삼 반갑죠? 네, 우리 머리를 쥐어 뜯게 만들었던 에드워드 사이드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에 나왔던 그 장 주네입니다. 역자는 이렇게 말하네요. “에르노가 에리봉에게 특히 글쓰기 방법론의 모델이라면, 주네는 이론적 영감의 원천”이라구요 (307) 에르노는 작년에 노벨문학상을 타면서 거의 대부분의 소설이 번역되었고 (지금도 또 번역되고 있음) 또 길지 않으니까 기회 있으면 한번 읽어보세요. 장 주네는 <도둑 일기>가 번역되어 있는데, 전 사 놓고 아직도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ㅋ

 

 

 

 

 

 

4. 자기고백이 아닌 방식으로 자기를 쓴다는 것!

 

나이듦과 자기서사....도대체 '자기를 쓴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정희진은 쓴다는 것은 무엇을 쓰든 자기를 쓰는 것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이라고 했습니다. ‘경험한 것만 쓴다’는 에르노의 방법론은 오토픽션이라고 알려져있습니다. 디디에 에리봉은 사회학과 인류학의 오랜 방법론인 ‘자기기술지autoethnography’를 글쓰기의 방법론으로 채택합니다. 그것은 “지식인 특유의 개인주의와 나르시시즘으로 빠져드는 자기 고백이 아니라, 사회적인 것이 개인적인 것을 어떻게 구성하는지 보여주는 자기분석”이고 경험과 이론의 왕복운동이며(327), 자기발명으로서의 수행적 실천입니다.

아, 무지하게 어렵습니다. 모두가 작가인 이 시대에, 자기 자신을 쓰기 (혹은 내밀한 고백을 공론장에서 하기)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자기고백적 글쓰기를 넘어선다는 것은 어떤걸까요? (저도 매일매일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아마 고된 수련이 기다리고 있을 모양이네요. 하하하 

 

 

5. 메모는 A조입니다. 후기는 가나다 순으로 두명씩 쓰겠습니다. (김경희, 김미정, 김영선, 김위정, 김은영, 김지영, 김지현, 노을, 박서영, 박정은, 장수빈, 전진옥, 해야) 김미정샘이 1주차 후기를 쓰셨으니 2주차 후기는 김영선, 김위정샘입니다^^)

 

*메모는 수욜 오후 6시까지 요기에 댓글로.

댓글 6
  • 2023-06-21 11:44

    과제물 올립니다.
    1페이지로 중심 내용을 뽑아내기도, 서평 형식을 시도하기도, 자기 언어를 구사하기도, 무지 어려웠습니다.
    시도해보는 과정 속에서의 배움에 위로를 해 봅니다.

  • 2023-06-21 17:55

    ...

  • 2023-06-21 18:00

    머리 아퍼요. 저녁에 뵙겠습니다.

  • 2023-06-21 18:10

    6시 목표였는데 늦어서 죄송합니다.

  • 2023-06-21 19:11

    아유 어렵네요ㅠㅠㅠ

  • 2023-06-21 19:55

    다시 올려둡니다... 내용이 여전히 짧지 않네요.. 축약해서 발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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