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으로 공생자 되기<피프티 피플> 6회차 후기

새봄
2023-08-2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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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지연지와 같은 친구가 있다.
나보다 10살 어린데 연애를 하지 않아, 눈이 높은 가 보다고 동료들은 어림 짐작했다.
몇 년 전 지루한 보수교육(1년에 2번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교육)을 땡땡이 치고 우리는 광장시장 순이네 빈대떡에서 막걸리와 녹두전을 먹고 있었다.  왁자한 소음속에서 그는 자신의 성적 지향을 지지처럼 조심스레 얘기했고 나는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잠시 망설였던 기억이 난다.  그날 밤 잠자리에 들 때 나도 한영처럼 바보 같은 말을 안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날 이후 그가 활동하는 단체에도 가입해서 무지개 깃발을 함께 흔들고 우리의 대화는 끝이 없이 이어진다.
퀴어한 친구가 있어서 풍요롭다.

댓글 7
  • 2023-08-23 22:05

    매번 댓글을 달지는 못하지만 잘 듣고 있의요. 지난주엔 도서관에 갔다가 <피프티 피플>을 빌려왔네요. 읽을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새봄샘 동료분의 커밍아웃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샘의 자세도
    좋아보여요.

  • 2023-08-24 09:19

    피프티 피플은 소설이지만 마치 한 편의 다큐를 보는 듯 해요. 이른 아침에 듣는 새봄님의 차분한 낭독. 참 좋네요 ~^^

  • 2023-08-24 11:40

    잘 들었습니다. 지난 번 세종시 기후파업 집회 나갔던 기억이 나요.
    보통은 자신들의 주장을 담은 팜플렛, 포스터 같은 걸 열심히 나눠주는 데
    작고 예쁜 무지개 깃발을 준비해온 그 친구들은 선뜻 나누어 주질 않더라고요. 받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던 탔일까요?
    그날 파지사유 친구들과 함께 열심히 작은 무지개깃발을 흔들어서 참 좋았던 기억을 소환해주는 낭독이네요~ 잘 들었습니다.

  • 2023-08-27 14:34

    다른 색깔이 어우러져야 아름다운 것처럼
    다른 사람들이 어울려야 아름답죠
    새봄님과 친구분처럼

  • 2023-08-28 18:01

    "피프티 피플"을 넘어
    "피플"을 넘어
    모든 것들과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 2023-08-28 19:37

    책과 나의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현장이 여기 있군요
    잘 들었습니다~^^

  • 2023-08-29 08:53

    참으로 잘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