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감성기르기 프로젝트 #12 <나의 반려식물들>

곰곰
2023-08-17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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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에코첼린지를 하겠다는 글만 덜렁 올려놓고... 6개월을 보내버린 나...

그마저 못하겠다면 <생태감성기르기 프로젝트>에 합류해보라는 얘기에 8월 2째주까지 글을 올리기로 했는데... 어영부영 또 일주일을 보내버린 나...

토토로샘처럼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탄천이나 산을 찾을 용기도 없었다. 이렇게 못난 나는... 결국 우리집 반려식물 얘기를 해보려 한다. 

 

 

나는 주로 식물을 키우는 일에는 소질이 없었다. 한 생명을 책임지는 일을 오랫동안 제대로 해낼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아주 가끔, 우연히 화분이 생기면 (어쩔 수 없이) 키워본 경험이 전부였다. 그렇게 몇몇 식물들을 키우고 죽이고... 하다보니 그닥 식물에 대한 애정도 없었다. 한번은 큰 맘 먹고 삼만원(화분 불포함-비쌌다는 얘기ㅋ)짜리 아카시아 나무를 사왔는데, 우리집에 온지 일주일 만에 운명을 달리했다. 우리집은 (동)남향이고 벽 한쪽이 모두 창문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왜 죽었을까. 죽은 아카시아는 말이 없다. 

 

죽은 식물을 쓰레기봉투에 넣을 때면 늘 죄책감을 느낀다. 주인을 잘못 만나 이만큼 밖에 못 살았구나.. 만약 이게 동물이라면 뉴스에 나오고도 남을 일인데 어째서 식물의 사체는 이렇게 대수롭지 않게 유기되는가....나는 연쇄 식물 살해범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 죄목에서 자유롭진 못하다)

 

그러다 결혼하면서 식물을 하나씩 들이기 시작했다. 나와 달리 남편은 식물을 키우는 데 소질이 좀 있는 것 같았다. '그'만 믿고 주섬주섬 모으다 보니 제법 많아졌다.

 

 

  

 

서당개 십여년을 넘기다 보니 나도 식물에 대한 감수성이 조금씩 자라고 있다. 화분의 흙상태를 봐가며 물을 주고 가습도 적절히 해준다. 잎이 괜찮은지 지켜보며 영양제도 주고 분갈이도 한다. 무엇보다 식물이 너무 좋아졌다. 식물은 초록 그 자체로 아릅답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더니 정말 그렇다. 새싹이나 꽃을 보여주면 또 얼마나 예쁘고 기특한지...   

 

 

 

집에서 식물 키우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이제 날씨가 좀 괜찮아지면 밖으로 나가보려 한다. 더운 날씨에 눈팅만 하고 있는 그곳에서, 내가 거대한 생태계 안에 있음을 조그맣게 떠올릴 기회를 만들다보면 나의 생태감성도 달라지겠지 기대하면서...  

댓글 6
  • 2023-08-17 16:29

    함께 생태감성을 기를 친구가 생겨 아주아주 기쁩니다. 제가 외로웠나봅니다.ㅎㅎ

    그런데 샘네 베란다가 거~~~의 식물원, 아니 정글 수준입니다. 곰곰샘은 아무래도 생태감성 고급반 소속인 듯 하네요ㅋ

    저는 이번 여름에 몇 개 되지도 않는 식물을 두개나 보냈지 뭐예요. 베란다가 이글이글 더워서 애들이 힘들었나 봐요. 그것도 모르고 그냥 뒀다가 그만.....

  • 2023-08-17 22:09

    와~~ 곰곰 베란다정뤈 멋지다
    한 분 한 분 자세히 알려주셔요
    이름, 역사, 특징 등등

  • 2023-08-18 06:26

    와! 멋진 식집사셨군요!😀
    밖에 안나가도 충분히 공생자 살아낼 것 같네요…ㅎ

  • 2023-08-18 13:17

    훌륭한 반려자를 만나 반려식물까지...^^
    베란다 정원이 놀랍습니다!

  • 2023-08-21 11:50

    와ㅡ 정말 잘 기르시는군요

    전 베란다에 빈 화분만 쌓여 있는디 ㅠ

  • 2023-08-23 09:22

    시간 참 빨리 가네요ㅎ
    6개월 사이 우리 베란다도 텅텅 비어가는데
    곰곰님네 보니 기분 좋아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