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쿠스 모르티스> 2회 - 우리가 싫어하는 말들, 도덕-금욕-전통-초월

둥글레
2019-10-3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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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나키의 글을 읽으면 인문학 공부를 하면서 거의 폐기하게 된 단어들을 다시 발견하게 된다.

도덕, 금욕, 전통, 초월 등.

물론 이런 단어들도 글의 맥락에 따라 그 의미를 따져야 함은 당연하다.

호이나키는 각자가 그리고 각자의 조상들이 오랜 동안 가치를 물었던 '전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두 친구 다라와 크리스티안의 다른 행보 속에서 호이나키는 그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다라와 크리스티안은 둘 다 몸에 혹이 났는데 전혀 다른 결정을 했다. 

다라는 현재의 의료시스템에 '아니오'를, 크리스티안은 '예'를 답했다. 

결국 다라는 혹이 없어졌고 크리스티안은 병원에서 각종 치료를 받다 죽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다라는 자율적으로 삶을 살아갔고 크리스티안은 타율적인 삶을 살았다는 것이다.

혹시 자신이 속해 있는 전통의 가치가 타율을 요구한다면 다른 얘기가 된다.

사실 호이나키가 말하는 전통의 반대에는 테크놀로지 프로젝트가 자리한다.

테크놀로지는 사람들이 추상에 머물게 하고 전통은 그렇지 않다고 그는 말한다. 왜냐면 전통은 살과 피이기 때문이다.

살과 피로 이뤄진 전통이 담지하고 있는 도덕이라면 다를까?

그는 안티고네가 크레온에게 한 '아니오'를 '도덕적 아름다움'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의 가장 친한 친구 이반 일리치의 이야기는 이 도덕적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일깨워 준다.

일리치는 자신의 얼굴에 난 혹이 자신의 삶에 깨진 균형을 맞추기 위해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자신의 고통을 통해 그리스도의 고통에 동참하게 되었다고 한다. 고통의 동참은 다른 이들의 구원에 필수적이라고도 한다.

이것이 그가 말하는 '구원의 경제학'이다.

"일리치는 자신의 고통과 삶을 대가로, 은총의 영역에서, 우리의 자유를 "샀다".라고 호이나키는 말한다.

왜냐면 그가 자신의 방식대로 살았기 때문에 우리 각자는 테크놀로지 시스템에 대한 충성을 거부하면서 자유롭게 그를 흉내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에게도 그 구원의 경제학이 먹힌 셈이다.

일리치, 호이나키, 본회퍼, 그리고 시몬 베유의 그리스도교는 달랐다.

나에게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온 말은 '부재하는 신이 진정한 신'이라는 말이었다.

예수가 흘린 피땀과 인간적인 위로에 대한 채워지지 않는 갈망으로 피할 수 있다면 피하게 해달라며 한 애원. 결국 예수가 하느님에게 버림받은 존재라는 감각을 우리에게 줄 때 그곳엔 '형이상학적이지 않은 초월'이 있다. 표상에 갇히지 않는 초월로서 철저히 이 땅에서의 의미와 가치를 말하는 초월이다.

그의 다음 글을 어서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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