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두 번째 시간 후기

꽃돌멩이
2011-05-25 16:53
2010

93년 7월의 어느날, 이은성이 쓴  '동의보감' 소설을 읽으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당시 뱃속에 들어있던 아기가 주인공처럼, 그렇게 살게 해 달라고 기도드리면서.

 

그로부터 18년 후.

이번에는 허준이 쓴 '동의보감'을 읽고 강의를 들으면서 또 다른 깨달음을 얻는다.

처음에는 의학서라 지레 겁먹었는데 읽다보니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아~하'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양생의 도.

일상을 바꿔 수행하듯 생을 기르면 병이 오지 않을 뿐 아니라 수행을 통해 도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

후천지정과 순환의 요체, 비움.

잉여의 에너지는 몸과 마음에 질병을 일으키므로 비워내야 한다. 삶에서 덜어내야만 몸의 찌꺼기도 비워진다.

병을 치료하려면 먼저 그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순환의 법칙 하나. 내가 버리는 것은 다른 순환계의 영양분이 되며, 비울수록 새로운 기운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내가 어떻게 순환할 것인가?

 

살아가면서 항상 2% 부족함을 느꼈다.

언제나.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신을 찾기도 하고, 내 안의 나와 싸우기도 하고, 또 다른 대상에게 집착하기도 했다.

동의보감을 배우면서 그런 모든 것이 내 몸을 치고 있었다는 것을 정확히 찾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오전 수업을 포기하고 올랐던 광교산에서 자연의 섭리를 느낄 수 있었다.

몸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고, 심지어는 몸을 숨기기 위해 위장술을 쓰는 자벌레부터

나뭇잎을 돌돌 말아 그 속에 알을 낳는 거위벌레까지.

 

 

비워내면 또 다시 채워지고.

일하는 방식을 조금만 바꿔도 정(精)을 확보할 수 있나니...

 

댓글 2
  • 2011-05-25 20:56

    ..잉여의 에너지는 몸과 마음에 질병을 일으키므로 비워야 한다...

     

    몸과 마음의 잉여의 에너지가 어떻게 발생하고 있나 생각하게 합니다.

    몸은 원기보다 넘치는 곡기로 인하여 발생하고,마음은 지나친 탐심과 집착으로 잉여가 생기니...흑흑

    지행합일을 이루기 위해선 양생의 도를 몸에 체인하는 수밖에 없겠지요?

    아무튼 동의보감은 의서인데도 처음부터 의학적 지식으로 접근하지 않고 양생의 도로 접근하여 참으로 인상적입니다.

    유,불,선의 사유가 함께 있어 매우 방대하여 심오한 세계로 우리를 이끌것 같아 기대만빵입니당.^^*

     

     

    • 2011-05-26 09:48

      지나친 욕심으로 인한 삶의 잉여물 중 특히 <산만한 생각과 행동>이 치료를 위해 비워야할 중요한 잉여적 인자라는 것을

      동의보감 내경편이 강조하고 있다는 새로운 발견...

      일의 마디를 나눠 때맞춰 매듭을 짓는 연습을 해야한다는 도담샘의 말씀...

      이렇게 잠시나마 깨달을 수 있어 감사합니다!!!

       

      우리몸 저 안쪽에서부터 "그윽한" 기운을 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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