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시 7월 9일 세미나 공지

겸목
2023-07-0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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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가 즐겁지 않다!" 지난 시간에 우리가 나눈 이야기 가운데 저한테도 콕 박히는 이야기라 이 얘기부터 시작해봅니다. 책을 읽으면 그걸로 글쓰기를 해야 하니, 책을 읽기에 앞서 '이걸로 어떤 글을 쓸 수 있지?' '이번엔 뭘 쓰지?' 이런 생각이 앞서서, 책읽기에 푹 빠지는 못하는 애로사항에 대해 공유했습니다. 맞아요! 저도 그래요^^ 특히 이번 책은 책을 펴기도 전에 어떤 주제를 잡아보는 게 좋을까하는 '사심'이 발동하니, 책읽기에 집중하기 어렵더군요. 그리고 이건 그간 읽었던 캐롤라인 냅이나 비비언 고닉과 다른 문체의 게리 콜드웰의 문장에서 느껴지는 감흥의 차이기도 한 것 같아요. 또렷하고 핵심을 찌르며 무장해제하게 만들었던 캐롤라인 냅이나 비비언 고닉의 문장보다 게리 콜드웰의 문장은 '모호'하고 '추상적'인 느낌이 있어 흡입력이 앞의 작가들과 달랐다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우리 지난 시간에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나는 네가 필요해!" 라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는가? 캐롤라인 냅과 게리 콜드웰의 관계가 멋지지만, 그녀들처럼 우정을 나누려면 '비혼' '작가' '반려견' 등 공통의 지반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닐까? 정면대결로 감정의 앙금을 안 남길 것인가? 서로의 역린은 건드리지 않는 조심스러움이 필요한가? 희생을 사랑이란 혼동해선 안 되겠지만, 사랑에 희생이 안 따를 수 있는가? "과하게 내주 않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법"이란 균형의 기술은 너무 어렵지 않나? 의존과 독립은 어떤 연관성을 지니나?

 

 

그리고 캐롤라인 냅과 게리 콜드웰이 모두 중독되었고 거기서 나오기 위해 분투했던 '술'에 대한 우리의 경험과 생각들! 저는 이 부분이 <먼 길로 돌아갈까>에서 게리 콜드웰의 작가로서의 성장서사이며 고백록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중독으로 회피하려 했던 두려움이 모두에게 있지 않을까 싶어요. AAA모임에서 게일이 탈출구를 찾고 의지적으로 노력해왔던 것처럼, 우리의 글쓰기도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AAA모임을 <델마와 루스이스 클럽>이란 별칭으로 붙였듯이, 우리의 글쓰기 모임도 알코올 없는 AAA모임으로 불려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다음주 과제글쓰기를 앞두고, 모두 마음이 무겁고 머리가 복잡하겠지만, 우선 '사심'을 내려놓고, <먼길로 돌아갈까>를 차분히 읽어보고 느껴봤으면 합니다. 여기엔 고립/단절/고독의 주제도, 우정/연결도, 죽음/애도의 문제도 포함되어 있어요. 서둘러 뭘 쓰까? 정하기보다, 어디에 밑줄을 많이 긋고 있을까? 살펴보고, 왜 나는 여기에 밑줄을 긋고 있을까? 생각해보고, 그 연유를 써보면 어떨까요? '답정너'의 글쓰기를 하지 마시고, 일단 무엇을 쓸지 모른다는 불확실한 마음으로 시작해보셨으면 합니다. 글을 기깔나게 잘 쓰고 싶다는 욕심도 조금 내려 놓고, 왜 이 이야기에 꽂힐까? 캐물어보는 일주일 되었으면 합니다. 과제글쓰기는 로그인 후 과제게시판에 올려주세요. 마감은 7월 8일 토요일 오후 10시입니다~ 

 

 

후기는 꿈틀이, 현지샘이고, 다음주 간식은 나래, 시소입니다. <먼길로 돌아갈까>와 함께 일주일 보내고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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