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양생프로젝트> 2학기 3주차 ‘종과 종이 만날때’ 1~3장 후기

서해
2023-08-20 23:55
252

버틀러는 버틀러, 해러웨이는 헤러웨이

 

1학기 버틀러를 읽으며 느꼈던 생경한 좌절감은 그나마 문탁쌤이 버틀러는 어려운 문체로 악명이 높다는 것을 강조해주셔서, 경외감과 포기 사이에서 방황하며 읽었었는데요.

그리고 2학기. 헤러웨이는 낫다는 말씀을 주신 같아서 나름 기대했는데

저의 도나 해러웨이 <종과 종이 만날때>, 이것은 버틀러와는 다른 넘사벽으로 다가왔습니다.

여간해서 문맥을 파악하기 어려웠던 버틀러와는 달리

해러웨이는 여러 학자와 그들의 이론과 이런저런 연구 케이스들을 폭격하듯이 쏟아 놓으며 저에게새로운 좌절감을 선사했습니다.

하아~~ 이건 뭔가 속은 느낌.

어리버리 읽고 후기를 쓰려니 마음이 불편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공부는 시작되었고 계속되어야 하므로 한도 내에서 시간의 기억을 더듬어 보겠습니다.

우선 여러 학자들과 그들의 주요 개념, 이론들이 등장합니다.

 

-캐런 바라드, 내부-작용(intra-action).

바라드에게 존재의 기본단위는 독립된 사물이 아니라현상으로 내부-작용은 얽혀있는 행위성들의 상호적인 구성. 개별 행위성 미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작용을 통해 창발한다고 설명.

-브뤼노 라투르, 대분기

- 마굴리스 & 도리언 세이건, 공생발생이론(vs 오토포이에시스(autopoiesis)).

공생발생이론에서 나온소화불량 개념 재밌었고, 이렇게 살아있는 크리터들이 먹고 먹히는 과정에서 내부-작용에 의해 이종혼효적 존재들이 탄생한다는 .

-캐리스 톰슨, 존재론적 안무(ontological choreography) - 6장에서 설명

-애나 칭 - 아마도 우리가 앞으로 읽게 될 버섯책의 <세계 끝의 버섯> 저자

 

그리고 1~3장을 읽으며 나온 도나 해러웨이의 중요 개념들은 대략 이렇습니다.

형상(figure) - 물질 기호론에 입각한 이해의 방식. 신체들과 의미들이 서로를 형성

자연문화(natureculture) -  자연과 문화는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이분법적 사고의 해체

사변적 픽션(Speculative fiction) - 기존 인간 개념을 넘어서 사이보그, 괴물, 외계인 다양한 존재를 통한 새로운 세계관 형성

만남의 가치 - 기존 사용가치, 교환가치에 더하여 새로운 만남을 통해 얻게 되는 지식, 경험, 가능성 그리고 이로 인한 변화와 성장

 

크리터(critter) - 저는 단어가 좋았어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게 나도 크리터 너도크리터라고 부르는.

 

1 서문에서는 해러웨이가 책을 통해 이야기하려는 것을 설명합니다.

개의 질문이 등장하는데요.

첫째, 내가 나의 개를 만질 나는 도대체 누구를 그리고 무엇을 만지는 것일까

둘째, 함께 되기(becoming with) 어떤 의미에서 세속적이게(worldly)되는 실천이라고 있을까.

일단 첫번째 질문에서 연결되는 개념이 형상(figure)인것 같아요.

우리가 불탄 나무 그루터기를 보고 개라고 인식할 있는 이유는 우리가 개를 단순히 유기체라는어떤 물질 적인 것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언어라는 기호가 함께 서로를 형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두번째함께 되기 대해서는반려종과 함께되는 누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해러웨이는 반려와 종을 묶어 계속 관심을 갖고 응답하고 서로 뒤돌아보고, 알아보고, 주의하고, 정중히 관심을 갖고, 소중히 여기면서 종과 종의 만남을 시도하는 것이 함께 되기의 세계라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지구에 사는 우리 모두는 응답과 존중이 기반인 종간 상호의존성의 게임을 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서 반려(companian)라는 것은 단순히 우리가 함께 지내는 반려동물이 아닌 지구에 존재하는 필멸의 크리터들을 의미합니다. 그들과 비대칭적으로 서로 얽히고, 때로는 먹고 먹히면서 새로운종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속에서 서로존중하는 상호의존성의 게임’이라고 표현하는 멋있네요.

 

2 개에게 가치매기기를 통해만남의 가치 설명하고 있습니다. 2장은 제가 제대로 읽지를 못해서 경덕쌤의 발제문을 참고해 주세요. ㅠㅠ

 

3 고통 나누기

해러웨이는 우리가 도구로 여기는 실험실의 동물들 역시 양쪽다 내부-작용에 의해 창출되는 관계속에 있고 일방적이지 않다고 봅니다. 우리는 그들과 얼굴을 마주하며 서로가 주체이자 대상이 있으므로 분류학적 위계의 관계로 없다. 응답 속에서 책임있는 고통나눔을 실천할 있고응답하는 능력이 인식되고 육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3장의 마지막 소제목이코다 것에 대해 왜 코다냐 질문하신 분들이 있어서.

저는 이게 음악에서 쓰이는 이태리어꼬리어원에서 결미의 의미코다 여겨집니다. 3장의 마무리라는 것이겠지요.

 

후기를 쓰면서 책을 다시 읽어보니,

신기하게도 해러웨이의 글이 아름답다는 느낌이 드네요.

남은 장은 열심히 읽어 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문탁쌤께서 수업마다 씨앗문장을 찾아보라고 하셔서 저는 아래 문장을 골라 보았습니다.

저는얽힘’, ‘응답’, ‘존중이라는 단어를 기억해 보고 싶습니다.

 

종간 상호의존성은 지구에서 세계를 사는 게임의 이름이고, 게임은 응답과 존중의 하나여만 한다. 이것은 주의를 기울이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반려종의 놀이이다. 필요한 게임에서 제외되는 것은 많지 않고, 테크놀로지, 상업, 생명체, 지형, 사람들, 실천과 같은 것이 제외되는 일도 없다. 나는포스트휴머니스트가 아니라, 반려종과 함께 되는 누구이다. 이때 반려종은 친척(kin) 종류(kind) 형성하면서 카테고리를 뒤죽박죽으로 만드는 누구 혹은 무엇이다. 유한한 놀이에서 정말로 기이한 식사 동료들.(32)

댓글 4
  • 2023-08-21 12:03

    다시 만난 해러웨이....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ㅋ, 서해님이 씨앗문장 달았길래~

    관계성은 분석가능한 최소의 패턴이고, 파트너와 행위자는 관계성에 의해서 계속 생산되는 산물이다. 이것은 극도로 산문적이고 철두철미 세속적이고,
    바로 세계가 태어나는 과정이다.(40)

    : 이 문장에서 패턴, 생산, 산문적, 세속적..... 을 제가 이해하는 언어로 쓸 수 있다면... 해러웨이가 좀 더 친근해질까요? ㅋ 철두철미라니... 허걱~!

  • 2023-08-22 08:18

    서해님 덕분에 지난 시간에 나눈 이야기가 좀 이해가 되었어요. 고맙습니다. ^^

  • 2023-08-22 09:24

    이번에 저는 도나 해러웨이가 정말 좋았어요.
    지난 해 내내 양자역학과 시름하고 올해 캐런 바라드와 린 마굴리스를 접하고 나서 도나 해러웨이를 만나니 작년에 이해가 안되어 멀미나게 했던 해러웨이가 아니었어요.
    저는 1장이 특히나 좋았는데요. 그 중에 씨앗문장을 꼽으라면
    94쪽 2번째 문장 "우리는 그물망에 연결된 실존들, 관계성 속의 복수의 존재들, 이 동물, 이 아픈 어린이, 이 마을, 이 무리들, 이 실험실들, 도시 속의 이 이웃들, 이 산업과 경제들, 자연과 문화를 끝없이 관련짓는 이 생태계들의 한복판에 있다. 이것은 인간을 포함한 크리터들 사이에서 공유된 존재/되기의 여러 갈래로 분기되는 태피스트리이다. 그 속에서 잘 살기, 풍요롭게 되기, "정중"하기(정치적이고 윤리적이고 올바른 관계에 있기)는 공유된 의미론적 물질성-불평등하고 존재론적으로 복수의 도구적 관계성에 특유한 고통도 포함해서-안에 있기를 의미한다."입니다.
    저는 주로 연결된 존재에 끌리나 봅니다. 작년 베르그손을 할 때도 그랬는뎅. ㅎㅎ
    “그러나 신경계는 그것에 영양을 공급하는 유기체 없이, 유기체는 그것이 호흡하는 환경이 없이, 이 환경은 그것이 젖어있는 지구 없이, 지구는 그것이 주위를 선회하는 태양 없이, 살아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가? 더 일반적으로 하나의 고립된 물질적 대상이란 허구는 일종의 부조리를 내포하는 것이 아닌가? 왜냐하면 이 대상은 자신의 물리적 속성들을 자신이 다른 모든 대상들과 유지하는 관계들에 빚지고 있으며, 자신의 규정들 각각을, 따라서 자신의 존재 자체를, 자신이 우주 전체 속에서 점하는 위치에 빚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의 지각들이 뇌수의 분자적 운동들에 단순히 의존한다고 말하지 말자. 오히려 지각들은 이 운동들과 함께 변양되지만, 이 운동들 자체가 물질적 세계의 나머지와 분리될 수 없게끔 연결되어 있다고 말하자.”(『물질과 기억』,앙리베르그손,박종원,아카넷,49-50쪽)

  • 2023-08-22 11:53

    저는 아직 해러웨이와 도킹하지 못하고 버벅거리고 있어요!! 3주차쯤 가까워지지 않을까요? 아직은 쫌 멀어요....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379
[12주차공지] 비건의 계급성? 비건의 정치성! - 수나우라 테일러 <짐을 끄는 짐승들> #2 (7)
문탁 | 2023.10.27 | 조회 239
문탁 2023.10.27 239
378
<11주차 후기> 수나우라 테일러, <짐을 끄는 짐승들> #1(1~3부) (2)
무사 | 2023.10.24 | 조회 218
무사 2023.10.24 218
377
<10주차 후기> 애나 칭 <세계 끝의 버섯>#3 (2)
둥글레 | 2023.10.20 | 조회 209
둥글레 2023.10.20 209
376
[11주차공지] 수나우라 테일러 <짐을 끄는 짐승들> #1 - 불구crip의 정치를 향해! (6)
관리자 | 2023.10.16 | 조회 232
관리자 2023.10.16 232
375
[10주차공지] 애나 칭 - 세계끝 버섯(#3)- 닥치고, 야생귀리 채집!! (리스펙, 르 귄^^) (7)
문탁 | 2023.10.13 | 조회 260
문탁 2023.10.13 260
374
<9주차 후기> 애나 칭, 세계 끝의 버섯 #2 - 세계 끝의 돼지 (5)
경덕 | 2023.10.11 | 조회 233
경덕 2023.10.11 233
373
[9주차공지] 애나 칭 - 세계끝 버섯(#2)-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고 이렇게 쓸 수 있을까요? (6)
문탁 | 2023.10.04 | 조회 286
문탁 2023.10.04 286
372
<8주차 후기> 애나 칭, 세계 끝의 버섯 #1 (4)
서해 | 2023.09.25 | 조회 246
서해 2023.09.25 246
371
[8주차공지] 애나 칭 - 세계끝 버섯(#1)- 패치자본주의 혹은 패치인류세 (6)
문탁 | 2023.09.20 | 조회 351
문탁 2023.09.20 351
370
<7주차 후기> <트러블과 함께하기> 뒷부분 (7)
겸목 | 2023.09.18 | 조회 243
겸목 2023.09.18 243
369
[7주차공지]-해러웨이 - 트러블과 함께하기(#2)-우리는 포스트휴먼이 아니라 퇴비다! (7)
문탁 | 2023.09.14 | 조회 292
문탁 2023.09.14 292
368
<6주차 후기> 트러블과 함께하기 _ 1,2장 (3)
모로 | 2023.09.12 | 조회 233
모로 2023.09.12 233
글쓰기